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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으로 본 조세]

맥주에 대한 과세 체계와 차별 문제

  • 보도 : 2019.01.15 09:00
  • 수정 : 2019.01.15 09:00

최근 수입 맥주의 소비량이 급증하면서 주세법 개정이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현행 주세 체계가 국산 맥주 업체에게 지나치게 불리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하이네켄코리아, 디아지오코리아(기네스 수입 업체) 등 초국적 맥주 업체들이 지난 2년간 우리나라 시장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이에 기획재정부가 주세 체계를 현행 '종가세' 방식(ad valorem taxation)에서 '종량세' 방식(specific taxation)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량세' 방식이란 술의 부피나 알코올의 함량에 따라 과세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OECD 회원국 대부분이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다.

반면 우리나라가 채택하고 있는 '종가세' 방식은 과세기준을 술의 가격에 둔다. 국산 주류는 '출고하는 때의 가격'을, 수입 주류는 '수입신고를 하는 때'의 가격을 과세표준으로 한다(주세법 제21조 제2항).

'출고하는 때의 가격'에는 제조원가와 이윤ㆍ판매관리비가 포함된다.

그러나 '수입신고를 하는 때의 가격'에는 수입업자의 국내 이윤ㆍ판매관리비가 포함되지 않는다.

그래서 국산 제조 업체와 수입 업체 사이에 형평성이 없다는 문제 제기가 많았다. 수입 업체들이 수입 가격을 낮게 신고하여 '종가세' 방식을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수입신고를 하는 때의 가격'의 해석에 관하여도 논란이 많았다. 주류의 수입가격만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주류의 수입가격에 관세까지도 포함하는 것을 의미하는지 구 주세법상 문언이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헌법상 과세요건명확주의 및 포괄위임금지 원칙 위반 등이 문제되어 헌법재판소에서까지 다투어진 바 있다(헌법재판소 2016. 9. 29. 선고 2014헌바114 결정 참조).

결국 위 문제는 주세법 개정을 통하여 입법적으로 해결되었으나, 수입 맥주와 국산 맥주의 차별 문제는 여전히 미해결된 상태로 남아 있다.

이와 같은 문제의 근본 원인은 수입 주류와 국산 주류에 대한 이원화된 과세 체계에 기인한다.

우리나라도 과거에는 수입 주류에 대하여 국산 주류와 유사하게 통상이윤상당액을 가산한 금액을 과세표준으로 하여 왔다. 그러나 1991. 7. 수입개방 등에 따른 통상마찰을 이유로 주세법을 개정하면서 현재와 같은 불공평한 체계가 자리잡았다.

현행 체계가 지속된다면 국산 맥주 업체들은 생산 공장의 해외 이전을 검토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위스키 업체들은 주요 생산기지를 대부분 해외로 옮긴 상태이다. 결국 그로 인한 피해는 국내 생산 공장 등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전가될 것이다.

현행 체계는 중소기업의 보호ㆍ육성을 국가의 주된 의무 중 하나로 정하고 있는 헌법 정신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대규모 시설로 원가를 줄일 수 있는 대기업에게만 유리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맥주 시장의 독과점을 해소하고 다양한 수제맥주 업체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제도의 개선은 불가피해 보인다. 합리적인 개편 방안을 기대한다.

법무법인(유) 지평
구정모 변호사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서울시립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제3회 변호사시험 합격, 현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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