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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바꿀때다" 학계·재계가 바라본 '접대비 제도 문제점'

  • 보도 : 2018.12.31 10:53
  • 수정 : 2018.12.31 10:53

'법률 용어'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경기를 활성화 시키는 기폭제로 만들 수 있다면 어떨까.

더욱이 그 용어가 적절하지 못하다면 뜯어고치지 않을 이유도 없을 것이다.

세법상 용어인 '접대비' 얘기다.

부정적인 어감을 내포하고 있는 이 용어를 퇴출시키려는 작업이 본격화 되고 있다. 조세경제 전문가들은 "접대라는 용어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어 그대로 둔다면 기업들의 영업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작년 한 해 기업이 지출한 접대비 액수가 자그마치 10조원을 넘는다고 한다. 경비로 인정되는 부분이 있으나, 대부분 기업들은 세법이 규정한 한도를 넘기는 경우가 많다. 거래에 필요한 비용이라는 점에서, 한도 초과분에 대한 세금은 불합리하다는 분위기가 재계 전반에 퍼져있다.

일부 정치권에선 '접대주도 성장'이라는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김영란법'이 시행된 이후 불순한 접대가 통제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땐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말하긴 어려운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건전한 접대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선 접대비 용어 변경·한도 완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접대

"접대라는 용어 어떻게 생각 하십니까?" 

남현준 한국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접대비는 정상적인 영업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성격의 부대비용임에도 불구, 유흥과 오락위주의 부정적 접대 이미지로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부정적 이미지가 존재하는 만큼 기업의 영업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남 책임연구원은 "2년 전 김영란법이 도입되면서 불순한 거래처 접대가 1차적으로 통제되고 있고, 기업 접대문화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도 "접대비 자체가 현대적인 용어는 아니라고 생가하기에 명칭 개편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발의한 세법개정안에 제시된 '거래증진비' 보단 '대외업무활동비(민주당 박경미 의원안)'에 한 표를 던졌다. "거래증진이 더 포괄적인 개념을 담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조형태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접대비라는 세법용어가 상당히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다. 무늬만을 바꾸는 것에 대해 큰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면서도 "용어 변경과 함께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법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어떻게 느끼고 있나요?"

ㄱ기업 A부장은 "접대비라는 용어자체가 일반 사람들이 느끼기에 이미지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장의 어려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국세청에서 세무조사를 나왔을 때 접대와 관련된 내용만 인정하려는 경향이 있어 회계처리에도 부담된다"고 말했다.

거래증진비로 용어가 바꿔진다면 경영 환경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한다.

ㄴ기업 B부장은 "세금 납부 시 접대비 한도를 계산해보면 한도 초과가 나오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말한다. 거래에 필요해서 사용한 비용인데, 한도가 넘어 세금까지 내야하는 부분은 불합리하다는 게 불만의 목소리였다. 그는 "한도를 늘리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ㄷ기업 C차장은 "기업 입장에서는 식사 접대뿐만 아니라 거래처에 혜택을 주는 등의 유사접대비들이 많기 때문에 접대비 한도를 초과하는 금액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식사접대만 생각해도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접대비 한도 올리면 어떨까요?"

전문가들은 접대비 한도를 올렸을 땐 기업들의 지출 여력이 높아져 내수경제, 자영업자의 영업에 일정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기업 접대비를 늘린다고 민생경제가 살아날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존재했다.

남 연구원은 "접대비 손금 한도를 늘리는 것은 기업입장에서 상당히 괜찮은 법안"이라며 "접대비의 주 사용처가 소비성 업종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미약할 수 있지만 내수 경기 진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우철 교수는 "기업들이 접대비 한도가 너무 낮아 대외업무 활동에 지장이 있다면 그런 의미에서 손금한도를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 접대비를 비용으로 인정받지 못한 비율은 전체기업 39%였다. 대기업·중견기업은 67.5%, 중소기업은 22% 수준을 보였다. 

다만 김 교수는 "한도를 늘려 자영업자에게 도움을 주자는 취지는 공감하나, 기업들이 대외업무를 많이 해서 자영업자를 먹여 살린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자영업자가 어려워지면 계속 한도를 올려야 하는 것이냐"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조형태 교수는 "법 개정 취지가 기업의 접대비 한도를 늘려 자영업자를 살린다는 것인데, 손금한도가 늘어나는 만큼 자영업자들에게 효과가 돌아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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