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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나겠다" 이정희 안진회계법인 대표, 중도 낙마 왜?

  • 보도 : 2018.12.24 07:36
  • 수정 : 2018.12.24 09:08

ㅇㅇ

◆…이정희 안진회계법인 대표.

이정희 안진회계법인(이하 안진) 대표가 돌연 사임의 뜻을 밝히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4일 안진에 따르면 최근 이 대표는 내년 2월말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회사와 조직원들에게 전달했다.  이 대표는 후임 대표 선출시까지만 회사에 남아 잡음 없이 승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5월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라는 초대형 악재를 만나 휘청이던 안진의 대표로 취임했다.

안진 대표의 보장된 임기는 3년이며 근무 성과에 따라 연임도 가능하다.

이 대표는 지난해 대표 선출 과정에서 '연임 없이 3년만 하겠다'고 공약했었다. 그런 그가 보장된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불과 1년6개월여 만에 퇴직을 결심한 것이다.

1982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이 대표는 35년 동안 안진에 몸담으며 다수의 국내외 기업에 대한 회계감사 및 회계자문, 경영자문, 조세자문 업무를 두루 거친 베테랑 회계사다. 2010년 세무자문본부장으로 취임해 500명 규모의 조직원을 이끌며 리더십을 효과적으로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2016년에는 세무자문본부의 매출액을 전년 대비 15%가량 끌어올려 안진을 고객만족도가 높은 세무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계법인으로 키워냈다.

이 대표의 중도 낙마와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회계법인 대표이사는 감사경력이 10년을 넘어야 한다'는 新외감법 규정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금융위가 감사품질 향상을 이유로 이 같은 규정을 개정안에 담았는데, 이 대표의 감사경력은 7년에 불과하다.

실제 안진은 최근 이 대표의 사임 소식을 전하며 "새해 발효될 규제에 따라 회계법인에 요구되는 회계감사 경력요건 등을 갖춘 인물을 신임 대표로 선출할 것"이라고 밝혀 이 대표의 감사경력 부족을 사임 이유로 드는 듯한 뉘앙스를 남겼다.

그러나 단순히 감사경력 부족을 이 대표의 사임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 감사경력 규정이 현 대표들에게 소급적용되는 것도 아닐 뿐 더러, 금융당국도 이 부분에 대한 확실한 결정을 못 내린 채 업계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최근 발생한 잇따른 악재를 이 대표가 짊어지고 회사를 떠나는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로 신규 감사업무 1년 정지(2017년 4월5일~2018년 4월4일)를 받았던 안진이 위기 탈출의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 세무자문본부 출신의 이 대표를 선임했는데,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로 '부실감사 회계법인'이라는 오명을 또 다시 뒤집어 쓴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세무자분본부에서만 오랜 기간 일 해왔기 때문에 감사파트에서 발생한 문제를 직접적으로 엮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회사 대표라는 책임감에서 자유로울 순 없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 나돌고 있는 가장 신빙성 있는 이 대표의 사임 원인은 '내분설'이다.

지난해 위기 상황에서 미국 딜로이트 본사로부터 200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받은 이후 본사의 입김이 세지면서 이 대표가 운신할 수 있는 폭이 크게 좁아져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 현재 안진 내부에서는 한국의 시장 정서를 제대로 모르는 본사가 업무와 관련한 각종 요구사항을 쏟아내는 등 '시어머니'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어 조직원들의 피로감이 증폭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사불만으로 촉발된 일련의 사태가 이 대표를 궁지로 몰아넣었다는 것이다. 

최근 본사 주도하에 이 대표의 '텃밭'이었던 세무자문본부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내부감사가 진행됐고, 이에 세무자문본부 내부의 반발과 본사의 입장을 이 대표가 조율하는데 실패하면서 대규모 인재유출 사태가 빚어진 것이다.

안진 내부에서는 "자신의 인사에 대해 불만을 가진 본사 출신 회계사들이 본사에 제보를 하면서 촉발된 쿠데타나 다름없다"는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들이 안진 내부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특정 학맥들과 연결되면서 이 대표가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으로까지 몰고 갔다는 것이다.

현재 이 문제의 여진(餘震)이 남아 안진을 휘청이게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세무자문본부는 물론 감사본부 등에서도 추가적인 인력유출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안진이 처한 현재의 상황은 감사업무 정지 조치를 받은 지난해에 비해 더욱 심각하다는 분석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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