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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법' 통과됐는데…금융위 늑장에 회계법인 발동동

  • 보도 : 2018.12.17 09:14
  • 수정 : 2018.12.17 09:14

ㅇㅇ

회계법인 분할합병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 '공인회계사법 개정안'이 지난 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금융위원회의 '늑장 발표'가 갈 길 바쁜 중소회계법인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통과된 개정안의 주요 골자는 상법상 주식회사의 분할·분할합병 관련 규정을 준용해 회계법인 분할·분할합병의 법적근거를 마련하고 이에 따른 감사계약, 손해배상준비금, 손해배상공동기금의 승계조항 등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동안 회계법인의 분할·분할합병의 걸림돌이 되고 있던 부분을 법 개정으로 어느 정도 해소한 셈.

하지만 중소회계법인들은 법 개정은 둘째고, 우선적으로 금융위의 확실한 기준 발표가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당장 내년부터 '감사인 등록제'가 시행될 예정인데 아직 확정된 기준 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는 금융위의 행보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 것이다.

회계사법 개정이 이루어진 이유는 금융위원회가 상장사를 감사할 수 있는 회계법인의 기준에 '인력'을 포함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8월 밝힌 감사인 등록제의 인력 기준은 '주(主)사무소 소속 40명 이상의 회계사'. 주사무소에 40명의 회계사가 근무하고 있지 않은 회계법인은 앞으로 상장사 감사를 아예 못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인력이 적은 회계법인은 상대적으로 감사품질이 떨어지지 않겠냐는 금융위의 자체적인 판단이 내재된 결정에 중소회계법인들은 즉각 반발했다.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 등 각종 대형사고는 대형회계법인에서 쳤는데, 왜 중소회계법인을 대상으로 철퇴가 내려지냐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특히 물리적으로 지역 내 모든 회계사를 합쳐도 기준을 충족할 수 없는 지방회계사들의 반발이 거셌다.

반발이 계속되자 금융위는 당초 내린 주사무소 40명 기준을 바꾸겠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냈다.

지난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김용범 금감원 부위원장이 직접 "지방에 소재한 중소회계법인들과 주사무실 인근 지역 소재 사무실 근무인원까지 포함해 40명을 계산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고, 금융위 관계자 역시 조속히 변화된 기준을 발표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주사무소 기준을 30인으로 낮추고 분사무소를 합쳐 40인을 채우도록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지만 아직까지 금융위의 발표는 감감무소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회계법인은 이미 합병을 확정하고 대외적으로 합병 소식을 전하고 있다. 상장사 감사를 못하는 반쪽짜리 회계법인으로 남지 않기 위해 싫든 좋든 다른 회계법인과의 동행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회계업계에 따르면 한길회계법인은 최근 두레회계법인과 합병을 마쳤다. 여기에 성신회계법인도 합류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진일회계법인도 정일회계법인과 합병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 40인 기준이 아닌, 인력 규모가 크면 클수록 자산 규모가 큰 상장사의 외부감사를 맡을 수 있게 됐기 때문에 120인 기준(감사인 등록 요건 '나'군, 자산 4000억 이상~1조원 미만 상장사)을 충족하기 위한 합병을 준비하고 있는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성도회계법인과 이현회계법인은 17일 합병을 통해 회계사 130여명을 보유하게 됐다. 

하지만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175개 회계법인 중 40명 기준을 넘긴 곳은 지난 3월 기준 28개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중소회계법인은 아직 금융위의 눈치만 보며, 뭍 밑 작업만 열심히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상장사 감사 없이 홀로 회계법인을 운영하겠다는 곳도 일부 있지만, 이미지상 영업에 타격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중소회계법인들이 40인 기준에 반발은 했지만 합병에 대한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중소회계법인협의회가 지난해 170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 회사 48개 가운데 79%인 38개가 합병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중소회계법인들은 금융위가 조속히 인력 기준을 확정해 주기만을 바라고 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회계법인 분할·합병법은 통과됐지만 인력 기준이 명확히 내려지지 않아 중소회계법인들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조직 문화, 비용 처리 문제, 장소 문제 등 회계법인 합병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빨리 기준이 내려져서 합병에 속도가 붙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내년 5월부터 상장사 감사인 등록제 신청을 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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