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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4만명 '무세(無稅) 근로자'에 증세 칼날 들이대나

  • 보도 : 2018.12.04 09:06
  • 수정 : 2018.12.04 10:03

근로소득세 면세자 축소안 국회 계류됐지만...
국회 조세소위 "면세자 비율 축소 추진" 한 목소리
내년 국회 주도 면세자 축소 움직임 가시화될 듯

면세자

'소득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원칙에서 비껴 서 있는 수 백만 근로자들에 대한 증세(增稅)가 현실화될 조짐이다. 

774만명(2016년 기준)이나 되는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을 줄이려는 시도에 있어 국회가 보다 진일보한 태도를 취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근로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 현재의 과세체계 형평성 문제 인식에 궤를 같이 한 것이다.

정부로서도 '임금상승에 따른 (면세자)자연감소' 입장만 앵무새 처럼 읊기에는 어려운 모양새가 됐다.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기재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정부에 면세자 관련한 전반적인 현황을 내년 첫 기재위 업무보고 전까지 국회에 보고하도록 주문했다. 이 보고를 기준 삼아 "국회는 면세자 비율이 축소되도록 추진한다"는 단서조항도 못 박았다.  

앞서 세법을 심의하는 조세소위원회에선 대단히 난해한 과제가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총급여액이 2000만원을 넘는 근로자에 대해 연 12만원의 세금을 내게 하는 '최저한세제' 도입(이종구 의원안)과, 근로소득공제율을 소득구간별로 최대 10%포인트 인하(박주현 의원안)하는 내용이었다. 이 법안들은 눈에 띄게 면세자를 줄이는 '정공법'이다. 

그동안 수 차례에 걸친 면세자 축소 시도가 있었지만 조세저항 우려로 번번이 실패했다. 

이에 올해도 진전된 논의를 기대하긴 어렵지 않겠냐는 전망이 많았다.

엄청난 '표'가 걸려 있다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담세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저소득층을 증세 타깃으로 삼을 수 있겠냐는 논리가 지배했다. 

국회예산정책처 추정으로 근로소득세 최저한세제가 입법될 경우 연평균 2263억원의 추가 세수가 발생된다. 약 96%의 세부담(2182억원)을 총급여액 2000~5000만원 구간의 소득자가 안게 된다.

조세소위 심의 과정에서 정부도 파급효과를 의식하듯 "임금상승에 따른 면세자 비율이 자연축소되는 방법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반대 논리를 폈다. 그러나 여야를 막론하고 면세자 축소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다른 분위기가 형성됐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득공제제도의 개편(소득공제→세액공제 전환 등)'에 따른 면세자 비율이 상승한 부분을 언급하며 "입법사고, 정책사고인 면이 큰데,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자연감소책을 정부가 고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자유한국당 이종구 의원은 "국민개세주의 측면에서 최저임금 대상자를 제외하고 십시일반으로 세금을 걷고 이걸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6년 현재 전체 근로소득자(1774만명) 가운데 774만명(43.6%)이 근로소득세를 내지 않았다. 면세자 비율은 2013년 32.4%에서 2014년 48.1%까지 오른 이후 2015년 46.8%, 2016년 43.6%로 떨어졌지만 적지 않은 수의 근로자가 여전히 과세 사각지대에 있다.

미국 35.8%, 캐나다 33.5%, 호주 25.1% 영국 2.9% 등으로 주요 선진국의 면세자 비율과 비교해도 우리나라가 월등히 높은 상황이다. 

결과만 놓고 보면 해법은 내지 못했지만, 국회가 면세자 문제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다는 것은 앞으로의 행보 또한 달라질 것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의 경우 면세자 비율 축소에 대해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하고 정부에 '방안을 마련해 보고하라'는 요구만 내놓은 채 얼렁뚱땅 넘어간 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총급여액별 세부담 현황, 실효세율, 면세자 비율 등 전반적인 현황을 보고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이는 이 문제를 국회가 주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논의 시점도 내년 기획재정부의 기재위 업무보고 이후로 잡은 만큼, 이 안건을 더 이상 중장기 검토과제로 넘기지 않겠다는 의지도 보인다.

상황이 급반전되면서 정부도 가만히 있기는 어렵게 됐다.

자연축소만 바라보기엔 시간이 오래 걸린다.

기재부에 따르면 2015년 현재 공제체계 유지를 가정했을 때, 면세자 비율은 연간 1.3~2.1%포인트 줄고 2023년이 되어서야 2013년 수준(32%)으로 떨어진다.

앞서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대안(표준세액공제 축소, 특별세액공제 종합한도 설정 등)이 손질되어 국회에 재차 보고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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