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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율 내려달라"…LG家 9천억 납세가 불러온 '나비효과'

  • 보도 : 2018.11.21 08:42
  • 수정 : 2018.11.21 08:42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포함한 LG가(家)의 9000억원을 뛰어넘는 상속세 납부결정이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재계를 중심으로 상속세율을 완화해 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상속세는 '자진신고납부제'로 세무 검증이 뒤따르기에, 현재까지 구 회장 일가의 상속세 규모는 확정되진 않았다. 10년 이내 부친으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이 있는지에 따라 상속세 규모는 1조원을 넘길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이들이 성실납세를 대내외에 약속한 탓인지, '부의 대물림'이라는 인식 보다는 우리나라의 상속세율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에 이를 적절하게 손 봐야 한다는 여론몰이에 재계가 지금까지와 다른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고 나섰다는 것이다.

실제 기업의 크기와 상관없이 과도한 상속세 부담으로 인해 가업승계를 아예 포기하고 회사를 팔기 위해 법률 자문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는 등 기업들이 애로를 호소하고 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지난 13일 자유한국당을 찾아 "상속세 등으로 인해 중소기업 창업이 굉장히 어렵다"며 상속세율 대폭 완화를 건의했다. 이 자리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신중하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이 부분은 재계를 중심으로 꾸준히 개선 요구가 있었던 사안이다. 그간 정부에서도 중장기 조세정책 방향으로 상속·증여세 과세체계 개편을 제시하고 있었지만, 부의 대물림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짙어 이렇다 할 움직임을 취하진 않았다.

상속세

재계가 가장 문제 삼은 부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인 상속세율이다.

재계에 따르면 일반적인 상속 형태인 주식으로 직계비속에게 기업을 물려줬을 때, 최대주주 주식 할증(최대 30%)가 적용되면서 실제 부담하는 최고세율은 65%(명목세율 50%)에 달한다. OECD 평균 최고 세율인 26.3%보다 두 배 이상 높다.

기업의 상속이 '세습'이라는 부정적 인식 때문인지, OECD 국가 37개 가운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상속세 부담률은 0.3%로 네 번째로 높다.

상속세가 아예 없는 국가라든지 상속세율을 내리는 세계적인 추세를 봤을 땐 비교되는 대목이다. OECD 34개국 중 12개 국가가 상속세를 폐지했거나 아예 상속세를 도입한 경우가 없다.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주요 국가도 세율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자 간 상속을 전액 비과세하는 국가는 8개국이다. 이탈리아, 폴란드, 스위스, 터기 등의 국가는 자녀에게 비과세 또는 4~10%의 낮은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상속세 부담을 낮추려는 데는 기업의 경영활동을 위축시키고 일자리 창출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선 '과도한 상속세를 부담하고도 정상적으로 살아남을 기업이 몇 개나 되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국내 중견기업 125개사를 대상으로 한 '2017 중견기업 가업 승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절반에 가까운 47.2%가 가업 승계를 가로막는 걸림돌로 '과도한 상속세와 증여세 부담'을 꼽았다.

대체적으로 상속세 과세구조 손질은 '이중과세' 논란에서부터 출발한다.

소득에 대해 소득세를 부과하고, 그 후에 축적된 자산에 대해 상속세를 또 과세하는 것은 동일한 소득에 두 번 과세하는 대표적인 이중과세라는 소리다.

조세전문가들은 미국 등 주요국의 사례를 근거로 자본이득차원에서의 과세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는 조세일보가 주최(2016년)한 토론회에서 "중장기적으로 상속세 및 증여세제는 폐지하고 자본이득세 등에 포함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단기적인 대책으로는 상속세 과세구조를 '유산취득세'로 전환해서 증여세 과세구조와 일치시키거나 상속세 계산구조를 단순화시키는 안을 제시했다.

상속세는 과세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곤 대부분 세무조사를 받는다.

자진 납부한 세액이 정확한지를 국세청이 사후적으로 따지는 것이다.

어느 정도 '잠재적 탈루자'로 보고 있는 셈이다.

세무조사 과정에서 10년 이내에 사전 증여분(부동산, 금융자산 등)이 있을 경우 상속재산에 포함되어 상속세까지 과세된다. 상속재산 평가, 상속공제 등도 세무조사 때 주로 문제가 되곤 한다.

국세청의 통계연보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상속세 세무조사(6157건)로 약 5000억원(4974억원)의 세금이 추가로 부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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