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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소송권 둘러싼 변호사vs세무사 '극한대립' 막 올랐다

  • 보도 : 2018.11.15 18:28
  • 수정 : 2018.11.16 11:34

ㅇㅇ

◆…"지난해는 자동자격, 올해는 조세소송대리권" = 세무사에게 조세소송대리권을 부여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변호사와 세무사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15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을 위한 세법전문가는 누군인가?' 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세무사의 직무에 조세에 관한 소송대리를 추가하는 내용의 개정안(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안)이 국회에 제출된 가운데, 세무사에게 과연 소송대리권을 부여해도 되는 지 여부를 놓고 세무사와 변호사 사이에 극한대립이 벌어질 조짐이다. 

지난해 변호사의 세무사 자동자격 폐지법안이 국회를 통과,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은 변호사들은 세무사에게 소송대리권만은 절대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세무사들의 기세는 올해도 만만치 않다.

한국납세자연합회(회장 최원석)와 한국세무사고시회(회장 권한대리 곽장미), 더불어민주당 백재현 의원은 15일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국민을 위한 세법전문가는 누구인가?(국민의 손쉬운 조세소송을 위한 방안)'을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본격적인 토론회가 시작되기도 전 양 전문가 단체의 수장들이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김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소송대리는 변호사의 고유직무다. 법률지식이 없는 세무사의 소송대리는 국민들의 부담으로 돌아간다"며 "이런 식이면 의사도, 건축사도, 공인중개사도 소송대리를 하겠다는 것인데 말이 안 된다. 로스쿨 제도를 도입했을 때 세무사, 변리사 등을 정리했어야 한다. 앞으로도 정리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규 한국세무사회 회장은 "지금은 전문가의 시대이고 세무사가 조세소송을 대리하는 외국사례도 있다. 국민의 편에서 어떤 것이 올바른 지 국민한테 맡기고자 하는 것"이라며 "로스쿨에서 회계학을 선택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세무사 자격 시험도 회계에서 과락이 많이 발생한다. 국민의 편에서 대승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과연 누가 '세법전문가' 인가?

축사 뒤엔 박재환 중앙대 교수(한국세무학회 회장)와 안창남 강남대 교수(월드텍스연구회 회장)의 발제가 이어졌다.

박 교수는 우선 조세법원 설립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박 교수는 "세무사가 세법에 대해 잘 알아서 소송대리를 해도 판결은 법률가(판사)가 한다"며 "표현을 법률가에 맞춰야 하는데 과연 세무사가 법률가의 의사결정구조에 맞게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해야 한다. 세무전문가의 표현으로 얘기하면 법률가는 이해를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법원은 판결건수가 너무 많아 처리를 제대로 못한다. 판사 입장에서 정곡을 찔러줘야 판결이 나온다. 조세법원 설립이 그래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세무사 소송대리권 부여 문제에 대해선 "결론을 내리기 보다는 철처히 납세자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며 "권리구제 제도에 사각지대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소송비용 부담으로 소송을 포기함으로 권리구제가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 입장에선 총제적인 조세서비스가 필요하다"면서 "보다 높은 양질의 서비스를 받아야 하고 소송대리인은 법률적 지식과 윤리적 소양 등을 갖출 필요가 있다. 특별히 (세무사의 소송대리권 문제를)거론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세무사에게 조세소송대리권이 주어진다면 소송 남용 등 경계해야 될 부분이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안 교수는 "세무사가 세법전문가라고 했을 때 부과처분 취소소송처럼 조세소송만 한정해 하겠다, 소액소송만 하겠다, 또는 과오납 환급처럼 조세민사소송까지만 하고 처벌법이나 헌법소송은 안하겠다. 이런 것은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논의의 출발점에 가서 세무사는 세법전문가라고 생각한다"면서 "시간이 지나갈수록 공부를 더 해야 하는데, 그중에 선정된 일부 소수의 집단에 대해서는 소송 대리를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는 조세행정소송에만 한정했으면 한다. 조세범 처벌법, 헌법소원 등은 객관적으로 생각할 때 세무사를 확신할 수 없다. 아울러 매년 일정 시간 소송업무 교육을 실시하고 평가 후 일정 점수 미달자는 소송대리에서 배제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뿔난 변호사협회 "우리는 토론이 아닌 '발제'를 했어야"

이어진 토론에선 참가자들의 첨예한 대립이 이어졌다. 특히 변호사 측 입장에서 참가한 백승재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은 이번 정책토론회의 목적이 세무사의 조세소송대리권을 합리화 하기 위한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그는 "이 정도 사안은 제가 토론자가 아닌 발제자로 나서야 되는 문제"라면서 10분으로 한정된 개인 토론 시간을 5분 더 늘려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백 부협회장은 "소송대리는 변호사의 고유직무리고 이번 법안은 전문자격사 제도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며 "세무사에게 소송대리를 맡겨서 상당한 비용을 투입하고도 제대로 권리를 구제받지 못한 채 상급심에 이르러 비로소 변호사를 선임하게 된다면 오히려 사법비용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세무사는 국세청 훈령이나 예규 등 세무관서 해석기준에 맞춰 세무업무를 처리한 경험만 있을 뿐, 세무관서의 해석 기준이 상위 법령에 부합하는지 여부는 분석한 경험을 없다"면서 "다양한 배경의 변호사를 배출해 소송문턱을 낮추고자 했던 로스쿨제도의 취지도 몰각시킨다"고 우려했다.

이 밖에 세무공무원의 전관예우라는 적폐가 청산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세무사의 직역확대는 공공의 이익에 반한다는 점, 김정우 의원안을 찬성하는 기재위 전문위원의 검토의견은 졸속으로 마련됐다는 점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반면 한국세무사회 이승문 세무사는 세무사가 조세법령에 관한 전문가일 뿐만 아니라 사건에 관해서도 정통하다고 주장했다. 소송절차에 맞는 입증 및 논증방법과 실무에 대해선 어두울 수 있지만 연수교육이나 시험을 통해 충분히 보완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 세무사는 "세무사의 법적 사고력 등은 불복청구까지 이르는 과정에서 충분히 연마되고 키워졌다"면서 "세무사는 세무사법을 엄격히 적용하는 독립된 세무 전무가로서 직업윤리가 확립되어 있어서 소송대리인이 되기에 충분한 자질을 지녔다"고 말했다.

그는 "소송을 포기하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소송비용이 적지 않은 것이 주된 이유라고 추정된다"며 "세무사의 소송대리를 제한하고 동업을 금지하는 조치는 세무사의 권리는 물론 납세자의 권리마저 제약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바라보는 타 전문가 단체인 회계사회는 또 다른 의견을 내놨다.

한국회계사회 박광현 회계사는 세무사에 한정되지 않은 '세무대리인'이 조세소송에 참여하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변호사와 개별 전문직 사이의 협업을 통한 수준 높은 법률서비스의 통합적 제공이 가능하고 납세자의 이익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로펌과 회계법인, 변호사와 공인회계사 등이 협업해 조세소송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이종 자격사 간의 동업 허용, 소송 보좌인 제도 도입 등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박 회계사의 주장이다.

하지만 김정우 의원의 법안에 대해선 "공인회계사에게 조세소송대리인 자격시험의 응시기회 조차 주지 않는 것은 전문가 자격 부여 절차의 공정성을 상실하는 것"이라며 "전문성이 더 높은 공인 회계사를 소송대리인에서 제외한 것은 납세자 권리보호라는 개정 취지에 맞지 않고 외국의 입법 사례와도 맞지 않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세무사 시험에 소송대리 과목을?

학계 및 시민단체에서도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시립대 최원석 교수는 "조세소송 대리권 확대의 문제는 조세전문자격사 간의 이해관계를 떠나 철저히 납세자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납세자의 관점이 아니라면 본 주제는 조세전문자격사 간의 업역 다툼으로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납세자 입장에서 볼 때 적은 비용으로 구제 전 과정에서 동일한 대리인을 통한 조세불복서비스를 받고 싶은 욕구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조세소송대리 확대는 납세자 선택의 폭을 넓이고 납세자 권리 구제에 보다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김병일 강남대 교수는 세무사 시험에 소송절차 과목을 신설해야 된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세무사 시험에 소송절차에 대한 과목을 신설하고 또한 이미 세무사 자격을 가진 세무사에 대해서는 일정한 시험을 통과한 세무사에 한해 소송대리권을 부여하는 방법과 보수교육을 이수하게 한 후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세무사에게 소송대리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송규모가 작은 소액사건은 우선 세무사에게 소송대리를 허용하는 방안과 세무사가 심사 및 심판청구에서 대리한 사건에 대해서는 해당 세무사에게 소송대리권을 인정하는 방안, 변호사와 세무사가 공동으로 소송대리인으로 될 수 있는 방안 등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원 참여연대 간사는 "가액이 적은 영세납세자의 경우 소송비용과 노력 등을 이유로 권리구제가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세소송대리권을 세무사에게 확대하는 것이 권리보장 측면에서 타당해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세무지식이 풍부하다는 이유로 세무사가 조세소송을 진행함에 있어 변호사에 대비해 반드시 우월한 점을 가진다고 평가하긴 어렵다"면서 "현실적으로 변호사와 세무사와의 협업 등은 검토해 볼만 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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