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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는 명저]

<텅 빈 레인코트> 자본주의의 역설 '왜 성공할수록 허전해지나'

  • 보도 : 2018.11.09 14:36
  • 수정 : 2018.11.09 14:36
<사진: 21세기북스>

◆…<사진: 21세기북스>

현대인은 모순의 시대에 산다. 한 쪽에선 먹고 남을 만큼의 농작물을 재배하지만 반대편의 굶주리는 사람은 늘어만 간다. 거대한 은하계의 신비는 하나씩 풀어내면서 내 가족의 자잘한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다. 좋은 뜻으로 시작한 많은 일들이 나쁜 결과로 이어지고 자고나면 쏟아져 나오는 성공의 법칙들은 씁쓸한 뒤끝을 남기기 일쑤다.

어디 그뿐인가. 지식은 알면 알수록 혼란스러우며 기술이 발전했다지만 그만큼 행복하지 못한 게 현실이다. 최첨단 군사력과 경찰이 있으되 전쟁과 살인이 그친 적은 결코 없다. 조직은 능률과 효율을 외치지만 구성원은 그에 대한 압박감과 불평등의 심화로 나날이 피폐해지고 있다. 그야말로 혼돈의 시대인 셈이다.

 ≪텅 빈 레인코트≫는 자본주의의 9가지 역설을 소개하고 그것을 관리하는 다양한 방안을 내놨다. 두뇌가 힘과 완력을 대체하는 지적 능력의 역설(측정이 까다로워 세금을 매기기 힘들지만 적은 비용으로도 진입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음), 속도에 비용을 치르는 시간의 역설 등을 통해 '왜 성공할수록 허전해지는가'를 설명한다.

저자는 이러한 역설이 불가피하고 믿는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음을 이해해야 하며 보다 개선된 인간의 권리와 환경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S자를 누인 형태인 시그모이드 곡선이 하강하기 전 두번째 상향선을 그리는 훈련, 가운 데가 차 있고 밖이 비어 있어 핵심과 주변의 균형을 강조하는 도넛 상상력, 서로가 웃으며 헤어진다는 중국식 계약 문화의 도입은 조직의 모든 대립되는 요소를 허무는 일종의 '역설 관통도구'다.  

그럼 오늘날 거대한 기계의 톱니바퀴가 되어버린 개인을 상징하는 '텅 빈 레인코트'는 어떻게 해야 채울 수 있을까. 저자가 말하는 희망은 '인간의 얼굴을 가진 자본주의'이다.

“회사의 으뜸 목표는 결코 이윤 창출이 아니다. 이익은 뭔가를 지속하기 위해서, 혹은 뭔가를 계속 생산하기 위해서 존재한다. 그것은 다른 목적을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우리는 살기 위해서 먹고 있는 것이다. 윤리학에서는 수단을 목적으로 오해하는 일을 가장 심각한 죄악으로 꼽는다.”

이 책은 또 성공을 판단하는 잣대가 다양해져야 정의로운 사회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기준이 하나뿐이라면 항상 승자보다 패자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스스로 만족하고 성공했다고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존재해야 받으려는 사람보다 베푸는 사람이 많아지고 더불어 삶이 풍요로워진다는 논리다.

“당대에 완성의 기쁨을 누리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건물을 설계하고 대성당 공사를 벌이는 사람들의 지속성, 개인주의가 활개치는 세태 속에서도 타인과의 동질감을 이끌어내려는 연방제 아이디어 같은 연결의식, 스스로 소중하다고 믿는 것을 향해 나아감으로써 세상에 자극을 주는 방향 감각은 혼란의 시대를 이겨내는 중요한 무기다.” 1994년 '올해의 경제평론가상'을 수상했다.

김홍조 조세일보 편집위원

중앙대 국문과 졸업. 주부생활 학원사를 거쳐 한국경제신문 편집부 기자, 종합편집부장으로 일함. 2009년 계간 문예지 <시에> 시부문 신인상으로 시인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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