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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 원흉' 누명 벗었지만... 금융위 눈치보는(?) 안진

  • 보도 : 2018.11.07 08:17
  • 수정 : 2018.11.07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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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를 묵인했다는 이유로 업무정지 처분을 받았던 안진회계법인이 억울한 누명(?)을 벗게 됐지만, 1년 동안의 업무정지로 인해 발생한 크고 작은 손실에 대한 보상을 청구할 방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 박성규 부장판사)는 지난 2일 안진회계법인이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업무정지처분 취소청구 소송에 대한 1심 선고 재판에서 "원고가 소속 공인회계사의 위반행위를 묵인·방조·지시하는 등 조직적으로 관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극소수 구성원의 위반 행위로 전체 감사 업무를 정지시킨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것이 판결의 요지.

재판부는 "감사 소홀, 부실 등의 책임을 온전히 원고에 돌릴 수만은 없다"며 "(업무정지는 금융위가)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처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안진회계법인은 2010~2015년 대우조선해양의 외부감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2조원대 손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등의 이유로 지난해 4월 증선위로부터 12개월 업무정지와 과징금 16억원, 과태료 20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사건에 연루된 소속 회계사들은 지난 3월 대법원에서 최고 2년6개월의 실형이 확정됐으며 안진회계법인 역시 불법 행위자와 회사를 함께 처벌하도록 하는 양벌규정에 의해 벌금 7500만원이 확정됐다.

업무정지로 인한 손실은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신규 상장사 80여 곳과 비상장 금융회사 60여 곳에 대한 감사 수임이 막히면서 연간 400억원, 3년간 최소 12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감사파트에 대한 손실을 세무 등 다른 파트에서 메우려다 보니 다소 무리한 영업활동을 벌인다는 좋지 않은 소문이 돌기도 했으며, 불안감으로 인해 소속 회계사들이 이탈하는 등 여러 측면에서 악재가 함께 덮쳤다.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타격으로 신규 회계사 채용 프로젝트도 망쳤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비록 1심 판결이라는 측면에서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재판부가 금융위의 업무정지 처분을 뒤집었다는 것은 안진회계법인 입장에서 볼 때 손실 만회의 기회나 다름없는 것이 사실. 하지만 정작 안진회계법인 측은 조용하기만 하다. 

7일 안진회계법인은 이번 판결에 대해 "재판부의 합리적인 판단에 감사드리며, 이번 판결은 안진회계법인의 명예회복에 의미가 있다. 금융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는 고려한 바 없다"고 전했다.

이미지 회복에 만족하고 영업정지로 인해 발생한 손실액은 스스로 감내하겠다는 것이다.

안진회계법인의 공식 입장이 전해지자 일각에서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회사 내부에서도 고개를 가로젓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손실액에 대해선 충분히 손해배상을 검토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 "금융당국과 더 이상 껄끄러운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안진회계법인이 (손해배상을)포기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안진회계법인 입장에선 손해배상소송에 대한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자체 판단을 내렸을 수 있다"며 "이미 당한 업무정지 처분은 분명 억울하겠지만 손실액을 구체화 하는 작업도 쉽지 않기 때문에 명예회복에 만족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로 업무정지 처분이 취소됐지만 안진회계법인이 넘어야 할 산은 아직 산재해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5월 안진회계법인 소속 전·현직 회계사 4명 및 법인 등을 상대로 "대우조선의 2012년~2014년 회계연도에 분식회계를 했거나 적극 관여함으로써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며 3882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가 불거진 후 지금까지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과 개인투자자 등 690여 원고들이 대우조선해양과 안진을 상대로 약 30건의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대한 소송가액만 1200억원에 달한다.
 
일각에서 업무정지 취소 판결은 금융위의 징계가 과도했다는 것이지 민사상 안진회계법인의 책임이 줄어든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이번 판결이 남아있는 소송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계자들의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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