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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으로 본 조세]

외국자회사 낸 세금, 법인지방소득세와 '중복과세'

  • 보도 : 2018.10.23 09:00
  • 수정 : 2018.10.23 09:00

국내법인의 소득 중에는 외국자회사에서 수령하는 이익배당금이 포함될 수 있다. 외국자회사로부터 받는 잉여금분배액도 국내법인의 소득에 들어갈 수 있다. 이처럼 국내법인의 소득금액에 반영되는 이른바 '수입배당금액'은 중복과세 문제로 이어진다.

만일 외국자회사가 경제활동을 하는 그 나라에서 이미 세금을 납부했다면, 동일한 소득에 두 번 세금을 납부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법인세법에서는 수입배당금액으로 생기는 국가간 중복과세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를 두고 있다.

외국자회사의 소득에 부과된 외국법인세액 중 수입배당금액에 대응하는 금액을 산출해 해당 사업연도 법인세액에서 공제하거나(1안) 각 사업연도 소득금액을 계산할 때 손금에 산입할 수 있게 한다(2안).

위 1안을 취하는 경우, 세액공제되는 외국법인세액은 외국에 세액을 납부하기에 앞서 일단 국내법인의 소득을 구성한다고 의제하여 익금에 산입한 후 외국세액 납부에 따른 세액공제를 하는 순서를 밟는다.

법인세법 제13조에 따른 과세표준의 기준이 되는 내국법인의 사업연도 소득이란 해당사업연도의 익금 총액에서 손금 총액을 공제한 금액을 뜻하는데, 세액공제된 외국법인세액에 상당하는 금액을 가상의 익금으로 보게 된다. 외국법인세액을 익금으로 의제하는 데에는 세액공제가 뒤따른다는 사실이 전제되어 있다.

이처럼 국가간 중복과세 문제가 불거지지 않도록 하는 법인세법상 장치는 별 탈 없이 작동되어 왔다. 문제는 법인지방소득세다.

내국법인의 각 사업연도 소득에 대한 법인지방소득세의 과세표준은 「법인세법」 제13조에 따라 계산한 금액으로 한다는 지방세법 제103조의19 과세표준 조항이 2014. 1. 1. 신설되면서 혼란이 시작됐다.

입법자는 위 조항을 도입하면서, 지방세법이나 지방세특례제한법 어디에도 법인세법 제13조에 따라 계산한 금액에서 외국법인세액을 제외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마련하지 않았다.

위 1안에 따라 법인세 과세표준이 정해진 경우 가상의 의제익금을 어떻게 볼 것인지 논란이 분분해졌다.

과세관청, 조세심판원, 제1심 법원에 이르기까지, 지방세법 제103조의 19조에서 말하는 '법인세법 제13조에 따라 계산한 금액'은 법인세법에 따라 신고한 과세표준과 동일한 금액을 의미한다고 보았다. 공제를 전제로 산입한 의제익금이 그대로 과세표준에 남아 있게 된다.

그러나 응능부담의 원칙에 비춰볼 때, 이러한 결론은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우리 헌법에서 말하는 법 앞의 평등은 기계적 평등이 아닌 배분적 평등을 의미한다.

담세력에 맞춰 세 부담을 적절하게 배분하라고 요구하는 수직적 공평 사상은 조세법률관계에서 응능부담의 원칙으로 발현된다. 응능부담 원칙에 현저히 반하는 조세입법 내지 해석은 위헌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만일 법인지방소득세에서 외국법인세액이 세액공제되지 않음에도 익금에 포함한다면 손금 산입을 하는 위 2안에 비해 과세표준이 외국법인세액의 두 배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증가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서울고등법원은 법인지방소득세에서도 의제익금을 인정한 제1심 판결을 취소했다.

지방세법은 각 사업연도의 익금 총액에서 손금 총액을 공제한 금액인 소득을 과세표준으로 하되 개별적인 사유에 의한 세액공제나 감면은 지방세특례제한법 등에서 법인세와 별도의 규정을 마련하여 적용하고 있다. 지방세와 법인세는 전체적인 구조와 목적에 차이가 있다.

서울고등법원은, 법인세 과세표준으로 '신고'된 금액이 곧 법인지방소득세의 과세표준과 동일하다는 해석은, 지방세와 법인세의 구조와 체계마저 무시한 입장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중복과세를 방지하는 취지에 반해 내국법인의 조세부담을 도리어 가중시키는 해석론은 합리성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응능부담의 원칙에 충실한 해석이 대법원에서 확정됨으로써, 실재하지 않는 가상의 의제익금에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불합리한 해석론이 종식될 수 있기를 바란다.

법무법인(유) 지평
박성철 변호사

[약력] 법무법인(유) 지평 파트너변호사
[이메일] scpark@jipy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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