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상 국세행정개혁위원장(앞줄 왼쪽부터 세번째)과 한승희 국세청장(앞줄 왼쪽부터 네번째)을 비롯한 국세행정개혁위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국세청이 재벌 사주의 탈세창구로 악용되는 대기업 계열 공익법인에 대해 별도의 정기 세무조사 선정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17일 서울지방국세청사에서 제3차 국세행정개혁위원회 회의를 개최해 국세행정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자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공익법인 관리 강화방안 보고 ▲'신고내용 확인' 절차 개선사항 논의 ▲해외진출기업 세정지원 체계화 방안 보고 ▲세무조사 권한 남용방지 개선방안 논의 ▲근로·자녀장려금 향후 집행계획 자문 등이 진행됐다.
이필상 국세행정개혁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 8월 마련한 자영업자·소상공인 세정지원 종합대책을 국민들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신속하고 내실 있게 집행해달라"며 "해외진출기업을 포함한 현장 납세자의 애로·고충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고, 신중한 과세 및 세무조사·신고내용 확인 과정에서의 납세자 권익보호에도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위원장은 "건전한 경제질서 확립을 위한 국세청의 탈세감시 역할을 한층 강화해나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한정된 조사인력을 탈세혐의가 큰 대상에 집중하고 과세인프라·전산시스템 확충 등을 통해 공익법인 등 과세의 사각지대를 선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세청, '탈세 악용' 공익법인…물샐 틈없이 감시
국세청이 지난달 초 대기업 계열 공익법인에 대한 전수검증에 나서겠다고 한 이후 국세청은 서울청을 비롯한 6개 지방청에 '공익법인 전담팀'을 구성, 불성실 공익법인이 세법상 위반한 사항이 없는지 철저하게 감시 중에 있다.
이와 별도로 국세청은 이날 회의를 통해 대기업 계열 공익법인에 대한 별도의 정기 세무조사 선정 기준을 만들어 보다 철저하게 대기업 계열 공익법인에 대한 관리를 해나가겠다고 보고했다.
세무조사는 정기 세무조사와 비정기 세무조사로 나뉘며 비정기 세무조사의 경우 구체적인 탈세제보나 탈루혐의 등이 있을 때 실시되는 일종의 특별 세무조사다.
정기 세무조사는 5년 주기로 성실신고를 했는지 검증하는 세무조사로 그동안 대기업 계열 공익법인들은 별도의 기준을 적용받지 않아 다른 사업자(납세자)들과 같은 기준으로 정기 세무조사 대상으로 선정됐다. 하지만 국세청은 타 납세자보다 기준을 보다 강화해 적용한단 계획이다.
영리법인 중심으로 조사 대상을 선정하되, 공익법인의 특성과 탈세유형 등을 반영해 세법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혐의가 높은 공익법인이 선정되도록 요건과 방식을 정교화하기로 했다.
공익법인 전수검증 대상도 단계적으로 확대해 계열회사의 주식을 과다보유했거나 미술품 등 사용처가 불분명한 자산을 보유했거나,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을 변칙적으로 사용한 것 등을 자세히 들여다 볼 예정이다.
성실공익법인에 대한 관리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성실공익법인 제도란 특수관계인 이사선임제한(1/5), 특수관계인과의 내부거래 금지 등 8개 요건을 충족한 법인에 대해 주식 취득제한을 10%까지 완화해주는 제도로 대기업 계열 공익법인이 이를 교묘히 이용해 편법으로 지배력을 강화하거나 탈세를 하는 창구로 악용되어 왔다.
아울러 공익법인 전담팀의 전수검증 등을 통해 파악된 신종 탈루유형 등을 반영해 전산 사후관리시스템을 고도화하고 PC에서 제공되던 기부금단체 간편조회서비스를 모바일로 확대해 공익목적을 위한 결산 공시서류 제공요건을 완화할 계획이다.
조사권한 남용하는 '갑질' 세무조사팀 OUT!
국세청은 납세자의 권익보호를 위해 지난달 마련한 세무조사팀 교체 명령권 등 세무조사권 남용 방지 방안과 신고확인 절차 개선 등이 잘 이행되고 있다고 국세행정개혁위에 보고했다.
국세청은 납세자에게 소위 '갑질'하는 조사요원을 조사에서 아예 배제시키는 방안을 지난 8월 전국 관서장회의에서 발표하고 지난달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납세자보호위원회에서 조사공무원의 위법하고 부당한 행위가 있었다고 인정될 경우 납세자보호관이 조사팀 교체를 하도록 명령을 할 수 있다. 위법·부당한 행위는 적법한 절차 없이 조사범위를 벗어나 조사하는 행위, 납세자 동의 없이 장부 등을 일시 보관하는 행위, 조사대상과 관련없는 과도한 자료 요구 등이다.
영세자영업자가 요청할 경우 납세자보호담당관이 조사현장에 입회해 조사팀이 절차를 준수해 조사를 하고 있는지 등을 점검하는 '세무조사 입회제도'도 신설해 운영 중에 있다.
과거에는 세무조사를 종결한 후 모니터링을 했지만 이제부터는 세무조사 착수·진행·종결 등 단계별로 실시간 모니터링을 실시해 조사절차 관리를 강화하도록 했다.
국세청은 납세자들이 세무조사로 오인하는 '신고내용 확인' 절차도 대폭 개선해 시행 중에 있다.
신고내용 확인 절차는 납세자가 신고를 제대로 했는지 확인하는 절차이지만 점검기간이나 범위가 불명확하고 과도한 자료제출 요구 등으로 납세자들의 불만이 제기되어 왔다.
이에 국세청은 검증기간을 직전 1년으로 명문화하고 확인범위는 특정 오류·누락혐의 항목으로 했다. 신고내용 확인 처리는 2개월 이내여야 한다. 납세자의 해명을 안내할 때는 권리보호요청제도 안내를 의무화했으며 포괄적 자료제출 요구를 금지하고 해명자료를 검토한 결과를 납세자에게 안내하도록 했다.
'비상' 걸린 국세청…근로장려금 업무 어떻게?
정부가 1년에 한 번만 지급하던 근로장려금을 두 번으로 나눠 지급하기로 함에 따라 국세청은 업무과중화 등 인력수급 문제에 차질이 생겼다.
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소득발생시기와 장려금 지급 시기가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을 고려해 근로장려금의 경우 근로자에 한해서 1년에 한 번 지급을 받을지, 2년에 두 번 지급을 받을지 선택할 수 있다.
사업소득자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1년에 한 번 지급을 받는다.
장려금 신청과 지급이 1년에 두 번 이뤄지는 만큼 일선 세무서에서는 업무가 두 배로 늘어나 장려금 업무 집행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국세청은 올해 말까지 인력과 조직을 확충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내년 6월까지 근로소득자 반기별 신청·지급·정산을 위한 전산시스템 구축하기로 했다.
이밖에 국세청은 해외 진출 우리기업이 세무상 애로 없이 본연의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국내외 협의체를 활용하여 해외 진출기업의 세무애로를 상시 수집해 지원하고 국세청 주관 현지 설명회, 외국과의 공동세미나 개최 등을 통해 성실신고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세무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