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남북 정상 2박3일 동안 17시간 5분 만났다"
남북정상 공식 정상회담은 2회, 9시간 동안 4번의 식사
백화원영빈관 기념식수석 일정 오기?···靑 "북측에서 혹시 하루 더 머물까봐 준비한 것"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남북정상회담 숙소로 사용한 평양 백화원초대소에 심은 10년생 모감주나무. 이 나무는 남측에서 옮겨져 평양에 심은 것이다. 기념석에 기간이 8.18-21로 적혀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평양 방문기간(2박3일) 동안 북한에 총 54시간 머물렀고, 이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17시간 5분을 함께 했다. 잠자는 시간, 이동 시간을 제외하면 거의 하루를 남북 정상이 함께 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공식 정상회담은 2회, 총 3시간 25분간 열렸고, 4번의 식사를 함께 했다. 첫날 환영 만찬이 4시간, 둘째날 옥류관 오찬이 1시간30분, 대동강 수산물시장 만찬이 1시간30분, 그리고 백두산 천지를 방문한 후 삼지연 초대소에서 진행된 오찬이 2시간 정도였다.
이중 수산물시장 만찬은 문 대통령이 우리측 경제인들을 위한 특별 만찬이었으나 김 위원장 내외가 예정에 없던 방문을 해 이루어졌다.
이렇게 남북 정상이 2회의 정상회담과 4번의 만찬·오찬을 하는 등 상당한 시간을 같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우리측에 하루 더 체류할 것을 제안했다. 19일 진행된 백화원영빈관내 기념식수 행사에서 북측은 기념석(石)에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기간을 8.18-21이라고 썼다.
북측이 왜 기념석에 예정보다 하루가 더 긴 일정을 기록했고, 또한 행사 중 우리측에 하루 더 체류해 줄 수 있는 지를 요청한 사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박 3일간의 방북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귀환 직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내 프레스센터에서 대국민 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오전 귀국 후 가진 첫 번째 춘추관 정례브리핑에서 방북 기간의 뒷이야기를 전하며 북측의 요청 내용에 대해서 말했다.
김 대변인은 "북쪽 관계자에게 들은 바로는 문 대통령이 혹시라도 하룻밤을 더 머물 수 있으니 특별히 준비를 해놓으라고 해서 삼지연초대소를 비우고 하루 더 머물 수 있도록 준비했고, 우리쪽에 제안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우리쪽 사정으로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우리 쪽에서는 2박3일을 생각한 거고, 북쪽에서는 호의를 갖고 혹시라도 더 더물 것을 손님을 맞이하는 입장에서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백화원영빈관 기념식수때 북측은 예정보다 하루 더 긴 내용으로 암각된 기념석을 준비했다. 북측에서 문 대통령과 수행단을 하루 더 체류케하고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자아내게 하는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앞서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 대북특사단을 이끌고 방북, 김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왔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이후 브리핑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의 비핵화 의지가 분명하다, 여러차례 분명하게 천명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자신의 의지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문제기에 답답함을 토로했다"면서 "북한은 그러면서 비핵화에 필요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실천해왔는데 이러한 선의를 선의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 위원장은 풍계리는 갱도의 3분의2가 완전히 폭파돼서 핵실험이 영구적으로 불가능하고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실험장도 북한의 유일한 실험장이며 향후 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완전히 중지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라며 "매우 실질적이고 의미있는 조치들인데 이에 대한 국제사회 평가가 인색한데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김 위원장은 정 실장이 언급한 내용에 대해 문 대통령과 수행단들에게 영변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 등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시설과 관련한 제반 시설들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아닌 가하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19일 2차 정상회담 후 가진 9.19 평양공동선언 공동기자 발표에서 "판문점 선언과 이번 평양공동선언은 평화를 앞당겨 오게 했다"며 "한반도를 핵무기,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땅을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고 약속했다. 이어 "우리는 분단의 비극을 한시라도 빨리 끝내고 평화와 번영으로 나아가는 성스러운 여정에 함께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