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위=백만원, 자료=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 각 증권사 별도기준 사업보고서
17일 증권사 상반기 별도기준 사업보고서와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자기자본기준 10대 증권사의 상반기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는 3050억87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382억7600만원)보다 8배나 증가했다.
전체 수수료 수익 중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6%에서 올해 9.3%로 증가했다.
지난해까지는 10대 증권사 중 3개 증권사만 채무보증 관련 영업을 했고 금액도 소액이었는데 올해 상반기엔 수탁수수료 수익(1조7591억원), IB수수료 수익(4541억원)에 이어 증권사 핵심 수익원으로 성장한 것.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가 급격히 증가한데는 증권사들이 수익 다각화의 수단으로 기업대출에 대한 지급보증, 어음 약정 매입 등을 조건으로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몇년 사이 증권사들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큰 원인이다. 전체 채무보증액 중 부동산 PF가 차지하는 비중은 7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PF는 건설사 사업 시행시 사업권을 담보로 금융사에서 돈을 빌리는 것이다. 건설사는 자본 조달을 위해서 미래에 지어질 건물, 토지 가치에 대한 담보로 채권을 발행하고, 증권사는 발행된 채권에 대해 보증을 선다. 이 과정에서 증권사는 보증의 대가로 건설사로부터 채무보증수수료를 받는다.
하지만 업계에선 최근 건설경기 악화와 금리인상의 영향으로 건설사 채무 부담이 늘면서 보증을 서준 증권사에게 리스크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도 이 같은 위험성을 인지하고 지난해 모든 채무보증에 대손준비금을 충당하도록 하고 자산 1000억이상 증권사는 스트레스테스트를 반기마다 실시하게 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증권사별로는 상반기까지 944억5500만원의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 수익을 올린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이 선두에 올랐다.
전통적으로 부동산금융 분야에 강한 면모를 보여온 이 증권사는 전체 수수료 수익 중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44.7%에 달했다. 수탁수수료, IB수수료보다 채무보증수수료에서 벌어들인 수익이 더 많았다.
이어 미래에셋대우,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이 2~5위에 포진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상반기 채무보증수수료로 560억8800만원을 벌어 전체 수수료 수익 중 10.0%를 이 부문에서 올렸다.
하나금융투자는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 수익으로 지난해(27억4500만원)보다 1751% 급증한 508억1300만원을 기록했다. 전체 수수료 수익 중 18.6%를 이 부문에서 올려 10대 증권사 중 의존도가 2번째로 높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 322억7900만원의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 수익을 기록해 지난해(148억2800만원) 대비 117.7% 증가했다. 전체 수수료 수익 중 차지하는 기여도도 지난해 5.2%에서 8.6%로 올라갔다.
대신증권은 이 부문에서 207억2000만원을 벌어들였다. 이 증권사의 IB수수료 수익보다 더 많은 수익을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서 벌어들인 것이다. 전체 수수료 수익 중 비중은 11.6%였다.
이 부문 6~9위권엔 신한금융투자, KB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이 이름을 올렸다.
이중 7위에 이름을 올린 KB증권만 10대 증권사 중 유일하게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 수익이 감소했다. KB증권은 상반기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로 151억9900만원을 벌어 지난해(207억3000만원)보다 26.6% 감소했다.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키움증권은 올해 처음으로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신한금융투자가 이 부문에서 170억5300만원의 수익을 내 6위에 올랐다. 삼성증권과 키움증권은 각각 96억3700만원, 88억4300만원의 수익을 냈다.
하지만 이들 증권사의 채권보증 관련 수수료가 전체 수수료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신한금융투자 6.1%, KB증권 3.7%, 삼성증권 2.6%, 키움증권 4.5%로 10대 증권사 평균보다 낮았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채무보증수수료 수익이 집계되지 않았다.
한편,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와 수탁수수료 수익 급증 영향으로 10대 증권사의 상반기 전체 수수료수익은 3조297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조3656억원) 대비 9319억원(39.4%) 증가했다.
미래에셋대우가 지난해(3901억원) 보다 43.9% 급증한 5614억원을 기록, 1위를 차지했다. 이어 NH투자증권(4326억원), KB증권(4099억원), 한국투자증권(3772억원), 삼성증권(3757억원), 신한금융투자(2813억원), 하나금융투자(2725억원), 메리츠종합금융증권(2112억원), 키움증권(1970억원), 대신증권(1786억원)이 뒤를 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