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회 공인회계사 시험 최연소 합격자 김태윤씨.
"회계사 시험에서 1년 동안 할 도리는 다 했다고 생각 했어요."
제53회 공인회계사 시험 최연소 합격자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 재학 중인 22세의 김태윤(사진)씨.
그는 회계사 시험에 응시하기로 결정한 이후, 20대 초반 스스로에게 최선을 다했다는 말이 부끄럽지 않도록 수험생활을 열심히 보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얼마 전 훌쩍 떠난 해외여행 중 우연히 만난 회계사에게 금융 분야 전문가라는 매력을 느껴 시험에 도전하게 됐다는 그는 분(分) 단위의 철저한 계획 설정과 실천을 짧은 기간에 합격의 영광을 안게 만든 비법이라 소개했다.
현재 전공 중인 경영공학을 통해 회계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4차 산업혁명시대가 필요로 하는 회계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그를 인터뷰 했다.
Q. 공인회계사 시험에 최연소 합격한 소감은?
= 개강을 다른 학교에 비해 일찍 했기 때문에 평소처럼 수업을 듣고 있다 전화를 받고, 최연소합격 소식을 들었을 땐 너무 놀랍고 믿기지 않았다. 합격만 해도 정말 좋을 것 같았는데 최연소 합격 타이틀까지 얻어 영광이다. 앞으로 회계사 공부를 처음 시작했을 때의 마음가짐을 잃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고 싶다.
Q. 공인회계사 시험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 회계사 시험에 어렴풋이 도전하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1학년 여름방학 때 혼자 유럽여행을 떠났을 때였다. 당시 혼자 떠났기에 매일 매일 새로운 동행 분들을 구해서 여행했는데 그때 우연히 회계사 분을 만났다. 당시 동행을 하며 회계사에 대한 이모저모를 알게 됐고, 금융 분야의 전문가라는 매력을 느꼈다.
또한 회계사 공부를 통해 배우는 내용이 제가 지금 공부하고 있는 전공에 있어 저만의 강점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당시 조금은 느슨하게 살고 있던 제 모습에서 벗어나 한 번쯤 정말 최선을 다했다는 말이 부끄럽지 않게 20대 초반을 보내고 싶었다.
Q. 시험 준비 수험기간은 얼마나 되며 수험기간 동안 하루 일과는?
= 본격적으로 수험에 돌입한 기간은 2017년도 1학기 종강 후인 7월부터이고, 2018년도 7월 동차합격하게 되어 약 1년 정도의 비교적 짧은 기간이었던 것 같다. 하루일과는 1차때 가을종합반 실강을 수강해 12월 중순까지는 아침 8시 정도 학원에 도착해 1시간 정도 전일 진도를 복습하거나 객관식 문제집을 풀었다.
9~1시까지 오전 수업을 들었고 점심시간은 30분 정도로 정해 오후 수업 들어가기 전 오후수업진도 복습을 했다. 2시부터 6시까지는 오후수업을 듣고 6시 반~7시부터(저녁식사 시간 30븐~1시간 정도) 당일진도 복습과 객관식 문제집 풀이를 병행했다.
기본반 종강 후에는 8시 반부터 11시30분까지를 1타임으로 하고 11시30분~12시까지 점심시간 12시~5시30분을 2타임, 6시~10시55분까지를 3타임으로 나눠 각 타임별로 계획을 짜서 공부했. 2차기간도 이와 동일했지만 강의 들을 시간이 부족해 집에 가서 11시40분부터 12시30분까지 1강 정도를 듣고 잠들었다.
Q. 시험을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
= 시험초반 가장 힘들었던 점은 새로운 생활패턴에 적응하는 것 이었다. 평소 대학생활에서는 주로 밤에 과제와 퀴즈를 준비했는데 회계사 시험에 처음 들어오면서 생활패턴을 6시50분 기상-12시30분 취침에 맞추려고 초반 2주 정도가 힘들었습니다.
또한 1차 시험 때까지는 체력이 어느 정도 뒷받침되어 공부하는데 지장이 없었으나 2차를 인터넷강의로 전부 수강하면서 시력과 허리에 많은 무리가 왔고, 필압(펜을 쥐는 힘)이 쌘 탓에 답안 작성을 할 때마다 오른쪽 새끼손가락이 아파 항상 새끼손가락에 밴드를 테이핑 하는 형식으로 공부했다. 아무래도 막바지로 갈수록 체력이 많이 떨어져 힘들었던 것 같다.
Q. 본인만의 체력관리와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있나?
= 1차 준비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기 전 20kg 가량 체중을 감량하는 등 기초체력을 많이 키워놓아서 초반에는 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2차 막바지로 갈수록 체력이 많이 떨어져 고생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조금 더 시간의 여유가 있었다면 운동을 병행했겠지만 그럴만한 여유가 없어 체력관리는 주로 철저한 수면관리 정도가 전부였던 것 같다.
수면은 최소 6시간 이상은 자려고 노력했으며, 그러기 위해 아무리 피곤해도 낮 시간에 20분 이상의 낮잠은 자지 않았다. 사실 육체적 스트레스는 있었지만 정신적 스트레스는 크지 않았던 것 같다. 사실 스트레스가 있었어도 스스로 "다들 똑같이 불안하거야, 조금만 더 버텨보자 할 수 있다"라는 최면을 걸며 스스로가 속을 정도로 많이 되뇌였던 것 같다. 그리고 아주 힘들고 집중이 안 될 땐 햇빛 좋은날에 청개천을 두 어 바퀴 산책했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는 친한 친구와 잠깐씩 통화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했던 것 같다.
Q. 나만의 공부 비법이 있다면?
= 나만의 공부비법이라기에는 거의 누구나 하는 것이기에 부끄럽지만 저는 분 단위의 철저한 스케줄링을 공부비법으로 뽑고 싶다. 하루 24시간을 스스로 무엇을 했고 얼마만큼의 진도를 나갔으며 얼마만큼의 시간을 낭비했는지를 기록해 놓고 이를 기반으로 차주 계획을 세울 때 달성 가능한 진도 량을 가늠할 수 있었다. 또 정량적인 계획이 가능해 남들보다 조금은 더 효율적으로 전 과목 회독수를 늘릴 수 있었던 것 같다.
Q. 회계사 수험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 처음 이 시험에 발을 들였을 때 이번 1년은 '살아온 날들 중 가장 치열하게 살아 보자'라고 마음먹었던 것 같다. 그렇기에 주변에서 1년은 짧은 기간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도, 12월 중순 다시 복습을 하려 꺼낸 경제학 내용이 거의 기억이 나지 않을 때도 무너지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분명 수험생 분들에게 누군가는 불가능을 말할 수도 있고 합격률이 낮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때마다 처음 발 들였을 때의 그 마음가짐을 생각하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저는 1차 시험 전날 지난 7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제 자신이 진인사(盡人事)했다고 스스로를 안심시키고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후회 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후회 없는 노력을 하신 수험생분들 모두 좋은 결과가 뒤따를 거라 믿고 하루하루 공부하시면 분명 합격하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Q. 앞으로의 계획은?
= 아직은 학기가 많이 남아 있지만 좋은 기회에 삼일회계법인에서 파트타임 근무를 하게 됐다. 파트타임 근무를 통해 회계사 업무를 조금이나마 배우고 앞으로의 커리어에 도움이 될 학문이나 능력을 학기 중 개발하는 등 항상 발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현재는 전공인 산업경영공학을 열심히 공부해 앞으로 회계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4차 산업시대가 필요로 하는 회계사가 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