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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회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자 인터뷰]

"공부시간 양보다 질이 중요…운동으로 체력관리"

  • 보도 : 2018.09.07 09:27
  • 수정 : 2018.09.1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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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활은 단거리 레이스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제53회 공인회계사 시험 수석합격의 영광을 안은 김용재(사진)씨는 자신의 수험생활을 마라톤에 비유했다. 김 씨는 수험생활 초반 무리하게 공부량을 늘리지 않고 꾸준히 운동을 해가며 체력을 관리하며 공부했다고 말했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김 씨는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공부할 시간도 부족하다며 운동을 등한시하지만 오히려 적당한 운동이 공부하는데 더 도움이 된다며 수험생들에게 운동을 할 것을 권했다. 

운동으로 체력이 뒷받침된다면 집중력이 배가, 공부의 질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아무리 강한 정신력도 체력의 보호를 받지 못하면 소용 없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라는 점을 김 씨 스스로 입증한 셈.

김 씨는 자신만의 공부비법으로 '과목별 요약 노트'를 추천했다.

두꺼운 책을 계속해서 보는 것은 현실상 어렵기 때문에 과목별로 노트에 해당내용을 요약, 그것을 들고다니면서 봤다. 어려운 문장도 그대로 외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맞게 바꿔서 외우는 방법도 추천했다.

Q. 공인회계사 시험에 수석 합격한 소감은?

= (8월)30일이 발표 예정일이었는데 이틀 전 급작스럽게 연락을 받아서 어안이 벙벙했다. 진짜인지 믿을 수가 없어 다시 금감원에 직접 연락해서 확인까지 해보았다. 수석 합격이 진짜라는 것을 알고 나서는 정말 기뻤다. 집에서 점심을 먹다 전화를 받았는데 옆에 있던 어머니는 눈물까지 흘리셨다.

하지만 정신을 좀 차리고 수석이라는 사실이 좋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 가든, 법인에 가든 사람들이 주목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이제 학교에서는 행동도 조심해야 되고, 법인에서는 선배들의 기대가 있으니 신입이라 해서 실수할 수 있는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수석이라서 잘 할 줄 알았는데 별거 없네?'라고 실망할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들었다.
 
수석합격자라는 사실이 어린 저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부담을 이겨낸다면 남들보다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열심히 노력해서 '역시 수석이라 다르네'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게끔 작은 성취에 자만하지 않고, 가장 낮은 위치에서 하나하나 배워갈 생각이다.

Q. 공인회계사 시험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 경동시장에서 야채장사를 하시는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시장에서 물건들이 돈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돈의 흐름에 따라 거래가 형성되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중학교 때부터 경제 과목에 흥미를 느꼈고, 고등학교 때는 상경계열로의 진학을 계획했다.

운 좋게도 경영학과에 진학하였고, 우연히 동아리 선배로부터 회계사를 추천받았다. 가족들 중 회계와 재무 분야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조언을 구했는데 단순히 경영학과를 졸업해서 사회에 진출하는 것 보다는 회계사 자격을 따서 나가는 것이 훨씬 더 나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 회계사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되었다.

회계사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서, 1학년 때 회계원리를 인터넷 강의로 수강했다.

회계원리를 공부하면서 어느 순간 깨달음을 얻으면서 짜릿한 전율을 느낄 수 있었는데 지금 배우고 있는 이 회계라는 도구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기록하는 수단이고, 반대로 회계를 모르면 기업을 알 수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회계를 잘 하면 엄청난 무기가 되겠다는 생각에 회계사에 도전해야겠다는 확신을 가졌다. 

Q. 시험 준비 수험기간은 얼마나 되며 수험기간 동안 하루 일과는 어떻게 보냈나?

= 짧게 보면 1년5개월, 길게 보면 3년6개월 간의 수험기간을 보냈다. 요약하자면, 2015년 1월 입대 후 공부, 2017년 1월 제대, 3월 기본 종합반, 심화 종합반 현장 강의, 10월부터 동차까지 도서관에서 인터넷강의 및 스터디로 독학해 올해 7월1일 2차 시험에 응시했다.

군 생활을 하며 6시 퇴근 후, 저녁식사와 샤워를 한 뒤 7시30분~9시30분 청소 시간 전까지 공부를 했다. 10시 점호가 끝난 뒤에 바로 생활관에 있는 독서실로 향했다. 점호가 끝나자마자 방을 나가지 않으면 생활관에 있는 선후임과 티비를 보게 되어 자연스럽게 그날 밤 공부를 못하기 때문이었다. 취침 시간이 10시30분이었는데 연등을 12시까지 할 수 있어서 대개 11시까지 공부를 하고 방에 들어와 잠을 잤다.

학원을 다닐 때는 학원이 8시40분 수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아침 7시30분에 일어나 밥을 먹고 8시에 집을 나서 학원에 8시30분에 도착해 수업을 들었다. 오전 수업만 있는 경우도 있고, 오후 수업까지 있는 경우도 있는데 수업이 끝나면 당일 배운 내용을 복습했다.

잠이 많아서 보통은 11시, 아무리 늦어도 12시 안에는 잠자리에 들었다. 

학원 생활을 끝낸 후, 도서관에서 혼자서 공부를 할 때에는 오전(9~13시), 오후(14~18시), 밤(19시~22시) 3타임으로 나누어 공부했다. 4월 중순까지는 감사와 세무회계, 5월까지는 재무회계와 재무관리를 중점적으로 공부하고, 밤에는 가장 좋아했던 과목인 원가회계를 공부했다. 오전, 오후에는 주로 도서관에서 저녁식사 후 집에서 공부를 했다. 

Q. 시험을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

= 모든 수험생에게 있어서 가장 힘든 점은 합격에 대한 불안감이지 않을까 싶다. 수험생의 불안과 관련해서 어떤 이가 한 말이 가장 와 닿았다, '슬럼프는 본인이 떨어진다고 생각할 때 온다' 모든 수험생에게 불안함은 당연한 감정일지도 모르겠다.

수석합격을 하긴 했지만 동차 때 많이 불안했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하지만 '하면 된다', '난 반드시 붙을거야'라는 생각을 스스로 되뇌이며 포기하지 않았다.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한다면 슬럼프는 없을 것이다. 회계사 시험은 합격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붙을 수 있는 시험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수험생 여러분 모두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

Q. 본인만의 체력관리와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있나?

= 수험생활에서 체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 꾸준히 헬스를 했다. 일주일에 2,3일 운동을 꼭 하려고 노력했다. 학원을 다니면서 복습이 조금 일찍 끝난 날이나, 공부가 잘 안 되는 날은 집 뒤에 있는 산에 올라가서 벤치프레스, 철봉 등의 기구를 사용해 운동을 했다.

무거운 역기를 들거나,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를 정도로 뛰다보면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는 전혀 떠오르지 않고, 지금 느껴지는 고통에만 집중해 머릿속은 '살고 싶다'는 생각밖에 나지 않는다. 목표량을 달성해서 운동을 마치는 순간에는 살았다는 안도감과 함께 오늘도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헬스를 통해 체력관리와, 스트레스 해소라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할 수 있었다.

운동을 하면 당장은 피곤하지만 다음날 훨씬 더 상쾌하게 일어나 집중이 잘 됐다. 대부분 수험생들이 너무 많은 학습량에 좀처럼 시간을 내지 못해 운동을 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학원과 도서관 등에서 공부할 때 보면 지쳐서 책상에서 엎드려 자는 친구들이 참 많았다. 그들이 오랜 시간 책상에 앉아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과연 공부 효율이 높게 나타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회계사 시험은 대학교 중간고사처럼 하루 이틀 벼락치기로 끝내는 단거리 레이스가 아니라 몇 년에 걸쳐서 진행되는 마라톤이다. 초반에는 좀 무리해서라도 많은 시간동안 공부를 할 수 있지만, 오랜 기간을 그렇게 오버 페이스한다면 틀림없이 완주할 수 없을 것이다.

시험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힘이 좀 들더라도 수험생활을 버텨내기 위한 체력을 기르기 위해 운동을 하시기를 적극 권장한다. 또 졸릴 땐 억지로 공부하시지 말고 오늘은 자고, 다음날 맑은 정신으로 공부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수험생활에서는 공부시간의 양보단 질이 중요하다.

Q. 나만의 공부 비법이 있다면?

= 수석 합격을 만든 핵심 비법은 과목별 요약 노트를 만든 것이라고 본다. 작년 1차를 경험 삼아 보면서 느낀 것이 있다. 분명 한 문제 한 문제 내용은 보면 아는데, 얇게 정리된 책이 없어서 시험 직전에 빠르게 회독 수를 늘릴 수 없다는 것이었다.

물론 시험 직전 대비용으로 학원에서 집필하는 책들이 있는데, 그것들은 역설적으로 '하루에 끝낼 수 없을 만큼' 너무 두꺼웠다. 회계학과 세법을 과락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후 3월부터 재무회계, 재무관리, 경영학을 노트에 수기로 요약해서 그것을 학원을 다니면서 계속 봤다. 수험가에서 자주 쓰는 말 중에 '누적적 복습'이라는 말이 있는데, 매일 복습을 할 때에 오늘 배운 내용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이전에 배운 내용까지 포함해서 전 범위를 복습하라는 말이다.

하지만 회계사 수험 범위가 워낙 방대하다보니 이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저는 제 노트로, 지하철에서 누적적 복습을 실천했다.

또한 군대에서 1회독을 하고 학원을 다녔기 때문에 어디서 문제가 출제되는 지 대략적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그래서 기본반을 다니면서 자주 출제되는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 강사의 수업내용을 참고하고 이를 스스로 보완해 문제별 풀이법을 노트에 기록했다.

기본반 종강 후 심화반을 다미면서 2차 주관식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나만의 풀이법 오류를 수정하고 다듬었다. 객관식 문제는 작기 때문에 편법으로도 풀리는 경우가 많은데, 주관식 문제는 크기가 커서 편법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풀이법을 좀 더 정교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심화반 종강 후 도서관에서 공부하기 시작한 객관식 준비 시점에 제가 만든 노트를 한컴으로 일일이 옮겼다. 세법의 경우는 양이 워낙 많아 기본반 때에는 수기로 쓸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가을에 타이핑으로 하루하루 배운 분량을 조금씩 치다보니 전 범위를 책으로 만들 수 있었다.

만약 1차만을 위해서라면 책을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양이 방대한 2차를 대비하기 위해서 가을 객관식 준비 시점에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리더라도 책을 썼다. 결과적으로 만든 것이 회계학과 세법이다. 2차 때는 회계 카페에 있는 자료를 토대로 회계감사까지 과목별로 각각 A4 100쪽 이내로 만들었다. 책을 단면 인쇄로 만들어서 문제를 풀다가 틀리거나, 처음 보는 내용이 나올 경우 빈 면에 옮겨서 그 책을 내용 정리 겸 오답노트로 활용했다. 시험 직전에는 시중 교재는 거의 보지 않고 직접 만든 책만 봤고, 시험장에도 다른 수험생들은 무거운 책을 들고 갈 때 저는 가볍게 시험장으로 향할 수 있었다.

이 방법을 모든 수험생들에게 추천해드리고 싶지는 않다. 이것은 제가 처한 상황에서 최적을 고민하면서 만든 방법이기 때문이다. 수험생 여러분이 각자 처한 환경과 학습 정도는 천차만별일 것이다. 책을 쓰는 것은 각 과목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출제 경향에 대한 분석, 그리고 많은 시간적 여유를 필요로 한다. 오히려 '수석이 그렇게 공부했다니 나도 그렇게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시도했다가 엄청난 시간을 낭비할 수 있다.

다만 이 방법을 소개해드리는 것은 어렵지만 효과적인 방법이니 본인의 판단 하에 시도해보시길 제안하는 것이다.

이와는 별개로, 카페에 있는 회계감사 목차 자료에 대해서 한 마디 하고 싶다. 

거기에 나온 자료는 기준서를 그대로 옮긴 것이다. 물론 기준서 문장을 그대로 쓴 것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답안일 것이다. 하지만 번역체로 된, 그 어색하고 방대한 양의 문장들을 과연 시간 압박에 쫓기는 동차생들이 외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래서 저는 그 자료를 저만의 문장으로 편집했다. 예를 들면, '개별 감사기준서 전체가 관련이 없거나 또는 요구사항이 조건부인데 해당 조건이 존재하지 않아 그 요구사항이 관련이 없는 경우'의 기준서 문장을 '감사기준서 전체가 관련이 없거나, 조건부인데 그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경우'로 바꾸어 암기했다.

감사는 토씨하나 안 틀리고 외웠는지 판단하는 시험이 아니라 기준서를 잘 이해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어려운 기준서 문장을 그대로 외우면 많이 외우기 힘들기 때문에 본인이 외우기 쉽도록 약간은 변형을 해서라도 최대한 많은 수의 문장을 외우는 것을 추천한다.
 
Q. 회계사 수험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그 어떤 의심도 하지 마세요. 무조건 믿으세요'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공부를 하는 와중에 흔들리는 상황이 굉장히 많을 것이다. 수험 생활이 녹록치 않기 때문에 '과연 내가 회계사를 선택한 것이 잘한 것인가'하는 의심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일전에 회계사를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자 학교 선배 한 분이 '회계사? 아웃풋이 별로야' 라고 했다. 회계사 합격자 숫자가 늘고, 자유수임제가 정착되면서 회계사의 대우가 옛날과 같지 않기 때문에 나오는 말인 것 같다.

물론 맞는 말이다. 아주 옛날에는 합격자 수가 지금보다 훨씬 적었고, 지정 수임제였기 때문에 감사인이 법인에서도, 클라이언트에게도 대우 받으면서 일을 할 수 있었다고 들었다. 지금은 그에 비하면 '별로'일 수 있을 것이다.

전 이러한 회계사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 진지하게 반문하고 싶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직업이 별로가 아닌지. 청년실업이 심각한 상황이고 서류 전형을 통과하지 못해 면접 기회도 얻기 힘든 요즘, 현실적으로 합격이 어려운 동차생에게도 제한 없이 면접 기회를 주고, 임원들이 나서 다른 법인 가지 말고 꼭 우리 법인으로 오라고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까지 받아내는 직업이 또 있을까? 회계사 진입을 고민하시는 분, 혹은 지금 너무 힘들어서 제 이야기를 읽으신 분 모두 동기부여 받고 좋은 결과 얻으시길 바란다.

회계사라는 선택, 절대 후회하시지 않을 것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은?

= 아직 학교가 많이 남아 우선은 학교 생활을 열심히 하고 싶다. 그동안 수험 생활하면서 많이 참고, 미루어두었던 것들을 해보고 싶다. 최근 발표 동아리 '유니테드'에 가입했는데 좋은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참 애정이 가고 앞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싶다.

그동안 책으로 공부하는 시간이 많아서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이지만, 활동을 마무리하면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12월 말에는 회계법인 입사가 예정되어 있다. 수석 합격이라는 주위의 기대가 부담되기도 하지만 그에 부응하는 멋진 활약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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