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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상속설계 이야기-(25)]

'재산상속'보다는 '지혜상속'이 먼저다

  • 보도 : 2018.09.04 07:10
  • 수정 : 2018.09.0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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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의 아들이자 왕위 계승자인 르호보암 (사진출처 위키백과)

대학을 마치고도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없어 부모님 집에 얹혀사는 '캥거루' 세대가 있다. 미국은 '트윅스터(twixter)'다. 영국은 '키퍼스(kippers)'다. 독일은 '네스트호커(nesthocker)'다. 일본은 '기생독신(寄生獨身)'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노동패널 자료에 따르면 20~34세 청년의 56.8%가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2017년 한국의 사회지표(통계청)'에 따르면 가구주의 54.4%는 자식 세대의 계층상승 가능성이 '낮다'고 보았다. 이 비중은 2년 전보다 3.9%p 증가했다.

이 위험한 불안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 대안은 무엇일까.

먼저, 나라 차원의 대안은 당연히 정치와 경제의 활력일 것이다. 다음으로, 가족 차원의 대안은 교육과 증여와 상속 정도일까. 그래서 부동산증여, 부동산신탁, 부동산 상속 등이 대안으로 논의되는 것일까.
 
시각장애를 갖고 있으면서도 올림픽 국가대표 역도 선수로, 투자전문가로 성공한 짐 스토벌이 있다. 그는 '궁극의 선물(The Ultimate Gift)'이란 책을 썼다. 우리말 번역은 《'최고의 유산' 상속받기》.

미국 보스턴에 80세 나이의 변호사가 있었다. 기업가 친구가 죽었다. 유언 집행은 그의 몫이 됐다. 장남에게는 석유회사를, 딸에게는 목장을 차남에게는 주식과 채권을 남겼다.

하지만, 소유와 경영은 철저히 분리시켰다. 친구에게는 특별히 사랑하는 조카 손자가 있었다. 이제 20대 청년이었다. 대단한 상속을 기대했지만, 묘한 시험만이 주어졌다. 한 달에 한 번씩 일 년 동안 거쳐야 하는 관문이었다.

가령 두 번째 달의 테스트는 이랬다. "1500달러를 줄 테니 다섯 명의 사람을 도와주거라 단, 네가 준 돈이 그 사람 일생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조카 손자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일, 돈, 친구, 배움, 고난, 가족, 웃음, 꿈, 나눔, 감사, 하루, 사랑"을 배워나갔다. 그리곤 마지막으로 깨달았다.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야말로 인생 최고의 유산이다" 그때서야 비로소 조카 손자를 위한 유언장이 낭독되었다. "내 조카 손자에게 10억 달러가 약간 넘는 자선기금 재단의 관리권을 남긴다"
 
교육과 상속하면 유대인이 떠오른다. 대체적으로 유대인들은 부동산보다는 동산을, 제조업보다는 금융업을, 일반직보다는 교수·의사·법조인 등 전문직을, 유형자산보다는 무형의 지식재산을 선호한다. 그렇다면 유대인들의 상속관은 어떠할까. 랍비 조셉 텔루슈킨이 쓴 《유대인의 상속 이야기》가 있다.
 
솔로몬의 아들이자 왕위 계승자인 르호보암에게는 세 가지 결점이 있었다. 탐욕스럽고 오만하며 어리석었다.

솔로몬 왕이 죽자 이스라엘 백성들이 찾아와 솔로몬 왕이 부과한 무거운 세금과 강제 노동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르호보암은 지혜로운 이들의 조언을 무시했다. "나는 더 무겁게 할 것이다. 내 아버지께서 너희를 채찍으로 치셨다면 나는 전갈로 칠 것이다(열왕기상 12:14)"

이에 백성들이 대들었다. "이스라엘아, 네 장막으로 돌아가라. 다윗이며, 당신 집안이나 돌아보라(12:16)" 그들은 마을로 돌아가 곧바로 여로보암을 자신들의 새로운 왕으로 선택한다.

이후 이스라엘은 유다와 이스라엘(열 지파)로 분리된다. 이스라엘의 열 지파는 유다의 작은 나라인 아시리아에 패해 멸망하기까지 존속했다. 아시리아는 바빌론에 패해 멸망하기까지 존속했다. 랍비 조셉 텔루슈킨은 이렇게 주석을 달았다. "지혜로운 솔로몬 왕이 자신의 '지혜'를 지혜롭지 못한 자신의 아들에게 물려주었다면 이 비극의 상당 부분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곤 결론지었다. "보화보다 지혜를 물려주어라"
 
현실에 대한 불안을 넘어 미래 세대에 대한 불안이 모두를 움츠러들게 한다. 지극히 당연하게도 나의 사후, 자녀의 미래에 대한 안전장치를 만들고 싶어 한다. 본능이다. 이것이 상속설계다. 다만, 재산상속이 전부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바로 지혜다.

최재천 변호사

법무법인 헤리티지 대표 변호사 (현)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원회 의장 (전)
17대, 19대 국회의원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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