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018년 상반기 대형건설사 영업이익 변화.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권 대형건설사들이 상반기 경영 성적표를 놓고 희비가 엇갈렸다. GS·한화건설 등 6개사는 전년도보다 개선된 영업이익에 미소 지었으나 현대·포스코건설 등 4개사는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성적을 거둔 건설사들은 최근 3년 이상 이어진 국내 주택경기 호조세에 더해 해외와 토목, 플랜트 등 각 부문별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덕을 보았다.
◆…2017~2018년 상반기 대형건설사 영업실적 증감률.
삼성·현대·대림·대우·GS·현대ENG·포스코·롯데·SK·한화건설 등 대형건설사가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GS건설이 4.2배 가량 영업이익이 늘어나면서 업계에서 가장 높은 실적증가세를 과시했다. 이 회사는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5위에 그친 것이 무색하게 외형도 큰 확장을 이뤄 업계 두 번째 수준을 기록했다.
한화건설도 2배 이상 영업이익이 뛰는 견조한 실적을 보였다. 지난해 3분기 해외 현장 공사지연에 따른 리스크를 선반영하면서 2000억원 가량의 적자를 내는 부침을 겪은 뒤 수익이 개선돼 시공능력평가 2~4계단 위의 SK·포스코건설보다 100억원 정도 많은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와 달리 현대家와 포스코건설, 대우건설은 전년도보다 10% 이상 영업이익이 줄고 외형도 2~6% 가량 감소해 대비됐다. 이 회사들은 주택건축 사업 외 타 부문이 부진해 실적이 다소 후퇴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 상반기 대형건설사 영업실적.
창사 이래 최대 반기 실적을 거둔 이 회사는 인프라, 건축·주택, 플랜트, 전력 등 각 사업 부문에서 일제히 흑자를 시현한 것이 주효했다. 플랜트와 전력 부문은 각각 1793억원, 3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도 3422억원, 432억원의 손실에서 반전을 이뤘다. 특히 플랜트 부문은 매출액 2조 11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7% 끌어올려 회사 전체 매출의 31.5% 비중을 차지했으며 영업익 비중도 29.4%로 뛰었다. 건축·주택 부문이 지난해와 비슷한 매출 규모를 유지하고 영업익은 20.7% 줄어든 상황에서 플랜트 부문이 효자 역할을 톡톡히해낸 셈이다.
한화건설은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 7154억원, 영업이익 1656억원, 당기순이익 1412억원으로 집계했다. 전년 동기에 비교할 때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8%, 145.4%씩 늘었고 순이익만 13.7%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9.7%를 기록했다. 대형건설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이 회사 역시 국내 플랜트 부문과 해외 사업의 약진이 돋보였다. 플랜트 부문은 전년도보다 89% 가량 늘어난 2371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매출총이익도 288억원으로 같은 기간 95.5% 증가했다. 해외 부문의 경우 매출총이익이 533억원 흑자로 전환됐다. 이 부문은 지난해 52억원의 매출총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국내 건축 부문이 매출총이익률 17.5%로 전년 대비 5.1%p 끌어올리며 굳건함을 과시한 가운데 토목 7.7%, 플랜트 12.2%, 해외 12.3% 등 각 부문이 고른 흑자를 나타냈다.
한화건설측은 "지난해 3분기 공사지연 문제로 손실을 선반영했던 사우디 현장에서 일부 환입이 이뤄졌고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도 정상화 궤도에 올라 이익이 늘었다"며 "순조롭게 진행 중인 주택분양 실적이 지속 반영되고 있는데다 하반기에도 주택사업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올해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림산업은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5조 7930억원, 영업이익 4732억원, 당기순이익 4763억원의 성적표를 내놨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3.1%, 84.1%, 87.6%씩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8.2%로 견조한 모습이다.
주택부문이 전년도보다 1.8배 가량 늘어난 425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 외에도 토목 부문이 안정화됐다. 지난해 영업손실 900억원으로 부진했던 토목 부문은 이번에 399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다만 올 초 신규수주 감소로 창사 이래 첫 무급휴직을 시행하는 등 부침을 겪었던 플랜트 부문은 매출이 전년 대비 39% 줄고 144억원의 영업손실도 기록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어 SK건설이 70% 이상 영업이익을 늘렸다. 이 회사는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액 3조 3022억원, 영업이익 1573억원, 당기순이익 937억원으로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2.2%, 영업이익 71.7%, 순이익 153.2% 늘어난 규모다. 순이익 증가폭의 경우 대형사 중 가장 컸다.
SK건설은 주력인 플랜트 사업이 지난해 부진을 털어냈고 건축·주택 부문이 여전히 양호한 성적을 유지하면서 성장을 일궜다. 플랜트는 매출 1조 9419억원, 매출총이익 1586억원으로 전년도 동기보다 각각 15.0%, 69.5%씩 늘었다. 건축·주택은 전년 대비 34.5% 증가한 9022억원의 매출과 10.1% 늘어난 1114억원의 매출총이익으로 호기조를 유지했다. 다만 지난달 라오스 보조댐 유실 사고로 인한 복구공사·손실보상 등의 금액적 효과를 아직 추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하반기 실적에 변동이 생길 우려가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롯데건설도 두 자릿수 증가율로 실적개선 흐름에 합류했다. 삼성물산 건설은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6조 1279억원, 영업이익 401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이 4.3%, 영업이익이 68.6% 증가한 것. 건설 부문은 삼성물산 전체 영업익의 68.4% 비중을 차지하면서 회사 호실적을 이끌었다.
롯데건설의 경우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액 2조 7903억원, 영업이익 2357억원, 당기순이익 1005억원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전년 동기에 비교해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이 각각 9.1%, 18.3%, 58.8%씩 성장했다. 영업이익률도 작년보다 0.6%p 오른 8.4%로 대형사 중 3번째 수준을 달성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 주택경기 호조에 힘입은 주택 부문의 급성장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주택부문은 상반기 매출 1조 7083억원, 영업이익 144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37.3%, 48.8% 늘어난 실적을 기록했다. 2016년 반기 매출 7278억원, 영업이익 240억원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올해 외형 2.3배·이익 6배의 성장을 일궈낸 셈이다. 건축이나 플랜트 등 타 부문이 20% 가량 이익이 줄거나 10%대 상승에 그쳐 주택 부문의 기여도가 더욱 돋보였다.
반면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등 현대가 형제는 상반기 실적이 나란히 뒷걸음질쳤다. 현대건설의 상반기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액 7조 7783억원, 영업이익 4394억원, 당기순이익 34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6.8%, 13.9% 줄어들었다. 순이익만 31.8% 늘며 선방했다. 건축·주택 부문의 매출총이익이 16.4%, 플랜트·전력 부문이 2.5% 감소하는 등 각 부문별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 실적 축소를 감내해야 했다. 그나마 인프라·환경 부문이 75억원의 매출총이익을 올려 지난해 422억 손실을 만회한 것이 위안이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2조 9041억원, 영업이익 2143억원, 당기순이익 162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전년 동기보다 6.0%, 19.5%, 1.2%씩 떨어졌다. 화공·전력 부문이 2196억원의 매출총이익으로 1.5% 감소하면서 선방했지만 건축·주택 부문이 25.5% 줄어든 1505억원에 그쳤다.
포스코건설과 대우건설도 실적이 주춤했다. 포스코건설은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3조 2720억원, 영업이익 1544억원, 당기순이익 119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8%, 영업이익은 22.5% 줄었으며 순이익만 8.2% 늘어났다. 영업이익률은 4.7%로 대형사 중 가장 낮았다.
건축사업부문이 작년보다 4.3% 늘어난 161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플랜트사업부문이 61억원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하면서 발목이 잡혔다. 인프라사업부문도 같은 기간 85.3% 줄어든 13억원의 영업익에 그쳤다.
대우건설의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5조 6167억원, 영업이익은 3437억원, 당기순이익은 1981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4%, 26.4%, 38.6%씩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률은 6.1%로 전년도보다 2.0%p 낮아졌다. 주택건축 부문이 매출을 작년에 비해 4.8% 끌어올렸지만 영업이익이 3956억원으로 14.8% 감소했으며 토목 부문은 영업손실 2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플랜트 부문은 영업손실 774억원으로 지난해 7억원 손실보다 적자폭이 확대돼 타격을 입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