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고용쇼크(취업자 증가폭 금융위기 이후 최소)'의 주요 원인을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지목한 야당은 경제정책 방향을 전면적으로 손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자리 문제에 대한 비판은 여당도 궤를 같이 했다.
다만 해결책에 대해선 재정확대를 통한 일자리 늘리기를 주장해 대조를 이루었다.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선 여야 간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성패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졌다.
자유한국당 권선동 의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 급격하게 고용지표가 악화됐다. 이름만 바꿨을 뿐 정책 내용은 거의 비슷한데, 달라진 것은 최저임금 밖에 없다"며 "과거에는 물가상승률에 연동해서 단계적으로 상승시켰는데 지금은 급격하게 인상하다 보니 도소매업, 음식업, 숙박업이 직격탄을 맞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윤영석 의원도 "최저임금만은 아닐 수 있지만 최저임금 때문에 일자리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는 내용 인정하느냐"며 정부를 상대로 따져 물으면서 "정부가 일자리 예산으로 사용한 것이 54조원이다. 이런 금액을 지원했음에도 결과가 참담하다는 것은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김성식 의원은 "소득정책이라든지, 내수활성화 정책적 고민은 발전할 필요가 있는데, 소득주도성장을 성장담론으로 하면 정책들이 꼬이게 된다"며 "과감한 논쟁 이런 것을 해가면서 방향도 수정하고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는 다르게 고용 침체의 가장 큰 원인이 긴축재정에 있다고 목소리도 나왔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인내할 수 있는 과감한 투자나 세수를 넘어서는 확대정책을 통해 이것이 한 세트가 되어야 정책이 의미 있게 추진되는데, 정부가 내놓은 것은 소극적인 재정정책"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내년 예산안 편성 과정이 문재인 정부 소득주도성장에 갈림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당은 오히려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확대 시행해야 한다고 맞섰다.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1년 밖에 안된 소득주도성장을 실패했다는 것도 이른 판단이라는 생각이다"며 "결국 기재부가 다양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해 국민들에게 와 닿을 수 있는 정책 홍보를 해야 한다. 조금 더 넓게 정책을 펼치며, 국민들이 효과를 알 수 있도록 적극적인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여러 가지 정책적인 지원과 인센티브를 부여해왔으나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형권 기재부 1차관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고용이 악화됐다는 지적에 대해 "일부 영향은 있으나 최저임금만의 영향으로는 보고 있지 않다. 구조적인 문제와 경제적인 문제, 일부 정책적인 문제가 결합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사령탑인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부총리의 갈등설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경제정책 기조에 혼선을 가져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은 "부총리와 장하성 정책실장이 현상, 진단 처방에 대해서 견해를 달리한다고 한다. 평소에 시장에 이런 얘기가 회자되고 있는데 둘 사이에 원인과 진단, 경제를 보는 시각을 같이하느냐"고 물었다.
김 부총리는 "일률적으로 같다 틀리다 말하기는 어렵다"며 "다소간의 차이가 있고, 하지만 대화를 통해서 서로 간에 갖고 있는 생각이 100% 같은 것도 건설적이라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세무조사 유예 조치를 두고 중립성, 공정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자유한국당 박명재 의원은 "국세청장은 세무조사 유예를 두고 '대통령 지시에 따라서 했다' 라고 말했다"며 "그런데 청장 취임 당시 세무조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해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거꾸로 얘기하면 대통령이 얘기하면 세무조사 안하겠다는 것 아닌가. 이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은항 국세청 차장은 이에 대해 "금융위기 때도 유사한 조치를 취한 바 있다"며 "그런 것들을 감안해서 한 조치다. 대통령에 지시에 의해서만 조치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