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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으로 본 조세]

2년내 처분재산에 대한 상속추정 규정의 위헌성

  • 보도 : 2018.07.31 16:20
  • 수정 : 2018.07.31 16:20

상속개시로 인해 상속인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 중 하나가 피상속인의 사망 전 2년 이내에 사용한 재산에 대한 소명문제이다.

부모님 생전에 돈을 사용할 때마다 일일이 사용처를 물어볼 수도 없고, 돌아가신 후에는 더더욱 확인이 불가능하다.

그런데 우리 세법에서는 피상속인이 처분한 재산 중에서 상속개시일 전 1년 이내에 재산종류별로 2억원 이상, 2년 이내에 5억원 이상의 사용처가 불분명할 경우 상속세 과세가액에 산입하도록 하고 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5조 제1항).

2년 내 쓴 돈의 사용처를 밝히지 못하면 상속인들이 받은 것으로 보아 상속세를 과세하겠다는 뜻이다.

상속인들이 실제로 받지 않은 돈에 대해 사용처를 입증하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상속인들이 받은 것으로 보는 것은 문제가 없을까?

위헌소송이 제기됐지만 납세자가 패소했다((헌재 2003.12.18. 2002헌바9916, 헌재 2012.03.29. 2010헌바342).

헌법재판소는 "상속세는 다른 세목에 비해 세원 포착이 어렵고, 조세면탈이 극심하여, 과세자료의 포착이 쉽지 않은 현금 등으로 상속인에게 증여 또는 상속함으로써 상속세를 부당하게 경감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는 이유로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과세관청에게는 과세를 위한 기본적인 과세요건사실의 입증책임마저 면하게 하면서 일률적으로 납세의무자에게 입증책임을 전가한 것은 문제가 있다.

특히, 해당 규정은 과거 금융실명제가 실시되지 않았거나 그 시행 초기에 피상속인이 상속개시 전 재산처분 대금을 어떠한 용도에 사용하였는지, 사망 시점에 현금이나 예금 등의 형태로 상속인에게 은밀히 상속시켰는지 등에 대해 과세관청이 확인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여 그 필요성이 인정되었던 규정이다(헌재 2003. 12. 18. 2002헌바99, 판례집 15-2하, 547, 557 참조).

그런데 오늘날 금융실명제가 정착되어 차명거래가 거의 불가능하고 예전과는 달리 과세관청에서 방대한 소득자료 및 거래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전히 해당 규정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더구나 오늘날 핵가족화로 인해 가족의 경제활동이 개별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피상속인이 생전에 상속인에게 자신의 재산처분 사실 또는 자금의 사용내역 등을 상세하게 알려준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헌재 2003. 12. 18. 2002헌바99, 판례집 15-2하, 547, 559 참조).

그런데 포괄적인 입증책임을 납세자에게 전가한 결과 과세관청과 납세의무자 모두 사용처를 입증하지 못하는 경우 상속인이 상속받지도 않은 재산에 대해 상속세를 부담해야 하는 결과가 생긴다. 상속받지도 않은 재산에 대하여 상속세를 부담하도록 할 경우 상속인의 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게 된다.

우리 세법에서 과세관청이 해야 할 과세입증책임을 납세자에게 완전하게 전가한 규정은 극히 드물다. 특히 납세자의 행위와 무관하게 납세자에게 포괄적인 입증책임을 지우는 규정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편으로는 과거와 달리 금융재산의 이동에 대한 파악이 용이해진 것도 고려해야 한다.

과세처분의 전제가 되는 사실관계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피상속인과 상속인이 잠재적 조세포탈상태에 있다고 추정하는 이 규정의 위헌성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헌법의 정신에 부합되는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법무법인(유) 지평
구상수 회계사·세무사

[약력] 서울대학교 농경제학과 졸업,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법학박사(조세법), 한국공인회계사(제35회) 및 세무사, 미국공인회계사(NH주)·금융자산관리사·공인중개사시험 합격, 삼일회계법인·다산회계법인·한영회계법인 세무본부 근무, 前 중부지방국세청 국선세무대리인 [주요저서]상속전쟁(공저), 길벗 ; PEF(경영참여형 사모펀드)의 이해(공저), 박영사 [이메일]ssku@jipy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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