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헌법 만들기와 대헌장

◆…러니미드 초원에 세워진 마그나카르타 기념물

국회의원들과 정치권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새로 헌법을 개정하면 뭔가 달라질 것이라고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정부가 세법을 실질적으로 제정하고 예산을 편성하는 구조로 되어있어서 국가의 핵심권력이 정부에 집중되어 삼권분립이 될 수 없게 되어 있는 현재의 법체계에서 지금 하고 있는 정치도 제대로 못하면서 헌법하나 바꾼다고 뭐가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국민들은 별로 없다.

의회민주주의는 영국에서 왕의 무차별한 과세에서 벗어나서 세법을 국회에서 정하여 법에 의한 세금과세를 하려는 시도에서 시작되었고 그 결과 인권의 역사가 시작된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인데 그 출발이 인권의 역사에 길이길이 남아있는 마그나카르타라고 하는 대헌장이 작성되어 존왕(1199-1216 재위)이 서명하면서 부터이다.

존왕의 아버지는 헨리 2세(1154-1189재임)인데 영국에 사법제도를 완성하여 전국에 왕권이 미치는 국가로 만든 사람이다. 그는 각 지역 영주들을 자신의 통치아래 두기 위하여 판사들이 전국을 순회하면서 재판을 하는 순회재판제도를 만들어서 법에 의한 통치를 하여 왕권을 강화하고 절대주의 국가를 만들어 갔다.

그는 젊은 나이에 왕이 되어 19살 때 프랑스 쪽 영토를 보유한 프랑스 영주의 자격으로 프랑스 왕 루이7세에게 인사차 갔다가 10살 많은 프랑스 왕비 엘레노아와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였는데 그녀가 프랑스 왕과 이혼하면서 가져온 프랑스 쪽 영토인 리무쟁, 가스꼬뉴, 뻬리고드, 아뀌텐, 오베르뉴, 뚜르주 지역을 차지하여 프랑스 왕보다도 대륙의 영토가 더 넓게 되었다.

헨리2세의 말년에 왕위 계승자인 아들 리차드가 반란을 일으키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헨리2세가 비옥한 아뀌텐 지역을 동생 존에게 주라고 하였기 때문이었다.

이 반란의 와중에 동생 존도 리차드 편을 들어 역시 반역의 길에 섰다.

이 반란 전쟁 중에 헨리2세가 죽었고 왕이 된 형 리차드가 프랑스와 전쟁 중 죽자 존은 영국왕이 되었다. 존은 왕이 된 후에 왕위계승권을 다툴 수 있는 조카를 살해하였다는 혐의가 있었으며 신하의 약혼녀를 가로채자 이 신하가 프랑스 왕에게 호소하였고 프랑스 왕은 프랑스 영토내의 영주(존왕은 프랑스 영토내의 영주이면서 영국왕이었다)이기도 한 존왕을 법정에 세우려 하였다.

프랑스왕은 이 문제로 존왕에 압박을 가하였지만 실상은 오늘날 프랑스 쪽에 있는 존왕의 영지를 프랑스 영토로 편입시키기 위한 것이 주된 목적이었기 때문에 전쟁으로 이어졌다.

이 전쟁에서 존왕이 노르만디를 1203년에 포기하고 영국으로 돌아가 버리자 프랑스왕은 공작령의 중심지인 르왕을 점령하고 아뀌텐을 병합하였고 프랑스 서편 대부분의 존왕의 영지를 프랑스에 편입시켜 버렸다.

영국으로 돌아 온 존왕은 영국 본국에서 1206년부터 7년 동안 전쟁자금조달을 위하여 병역면제세와 보조금을 과도하게 과세하고 상속재산을 많이 빼앗아 가자 귀족들은 자신들의 이익과 아무 관계없는 대륙에서의 전쟁에 그 비용을 부담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으므로 불만이 쌓여 갔다.

존왕이 프랑스 존엄왕 필립2세에게 프랑스 북부 부빈에서 독일, 플란다스의 연합군과 함께 프랑스와 싸웠으나 결정적으로 패배하여 프랑스 쪽 대부분의 영지를 빼앗기고 귀국한 후 세금과세를 늘리자 25인의 귀족대표가 1215년에 "국민을 부당하게 억압하기 위한 모든 악법을 폐지하고 신민의 권리와 관습을 존중한다"라는 헨리 1세가 정했던 헌장을 존왕이 지키지 않았으므로 "왕에 대한 충성을 포기한다"라는 선언을 한 후 반란을 시작했다.

반란군이 런던을 점령하자 존왕은 스테인즈와 윈저 중간의 러니미드 초원에서 왕의 통치권에 제한을 가하고 세금과세권을 귀족회의의 결정에 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부수적으로 자유민은 법에 의하지 않으면 체포 구속등 처벌되지 않는다는 인권에 대한 조항을 넣어서 흔히들 마그나카르타라고 부르는 인권에 관한 최초의 가장 귀중한 문서인 대헌장이 탄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