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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공무원이 대신 작성한 '세무조사 진술서', 유효할까?

  • 보도 : 2018.07.23 10:01
  • 수정 : 2018.07.23 10:01
서울행정법원 전경.

◆…서울행정법원 전경.

세무공무원이 대신 작성한 세무조사 진술서를 토대로 과세했더라도 증여에 대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다면 이에 대한 과세는 무효가 아니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이성용 부장판사)는 동양피앤에프(P&F) 전 이사인 A씨가 제기한 증여세 부과처분 무효확인 청구소송에서 "A씨가 회사 주식을 대표인 동생 B씨로부터 실제로 증여받았다고 오인한 것을 전제로 과세가 이뤄졌더라도, 그 하자는 외관상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볼 수 없다"며 A씨의 청구를 기각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컨베이어장치 제조업체인 동양피앤에프는 2008년부터 2년간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주당 액면가액을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한 후 2009년 12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국세청은 동양피앤에프에 대한 세무조사 결과 B씨가 회사의 코스닥 등록을 추진하면서 지분분산 요건을 갖추기 위해 A씨에게 회사 주식 7200주를 명의신탁하고, 액면분할된 A씨 명의의 주식 7만2000주를 증여했다고 보고 A씨에게 8억7000여만 원의 증여세를 부과했다.

하지만 B씨의 주식 증여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세무조사 절차의 위법성 논란이 불거졌다.

앞서 이뤄진 세무조사 과정에서 국세청은 B씨에게 사실관계 조사를 위해 출석을 요청했다. 그러나 B씨의 세무대리인이 "B씨가 췌장암(또는 위암) 4기로 항암치료 중이라서 절대 안정을 요한다"며 서명·날인한 문답서를 제출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세무공무원이 직접 B씨가 입원한 병원에 출장해 조사한 것처럼 문답서 초안을 작성해 세무대리인에게 전달했다.

이에 세무대리인은 'B씨가 A씨에게 회사 주식을 명의신탁했다가 가족인 관계로 주식 7만2000주를 상장 당일자로 증여했다는 증여계약서를 제출하겠다'라고 적힌 문답서에 B씨의 서명을 날인해 제출했고, 국세청은 문답서의 서명이 다른 문서에 기재된 B씨의 서명과 동일하다고 판단했다.

국세청은 또 이 무렵 세무대리인으로부터 증여자와 수증자의 도장이 날인된 주식 무상 양도·양수계약서를 제출받았다.

그러나 A씨는 B씨로부터 주식을 증여받지 않았고, 세무조사 과정에서 A씨에게 주식을 증여했다고 진술한 B씨의 문답서는 가상으로 작성됐으므로 이를 기초로 한 세금 부과는 부당하다며 국세청의 과세에 반발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과세 처분 당시 A씨가 B씨로부터 주식을 실제로 증여받은 것으로 인식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존재한다"며 "이러한 사정이 있는 이상 실제로 주식을 증여받았는지는 사실관계를 정확히 조사해야만 밝혀질 수 있으므로 설령 A씨에 대한 과세가 과세요건사실을 오인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하자는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조사 당시 'B씨가 A씨에게 주식을 실제로 증여했다'는 내용의 세무공무원이 작성한 문답서 초안에 기재된 B씨의 서명은 진정한 것으로 보이고, B씨는 이를 세무대리인을 통해 제출했다"면서 "조사청 입장에서는 B씨가 제출한 문답서와 계약서를 조사청이 확보한 다른 자료보다 더 우월한 증명력을 가진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조사 과정에 세무대리인이 참여했으므로 계약서와 문답서가 제출됨으로써 주식의 증여에 대해 증여세과 과세될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A씨 역시 당초 과세에 불복해 심판청구를 하면서도 증여분에 대해 실제 증여가 없었다는 주장을 하지 않았고, 세액을 모두 납부하고 수년간 아무런 문제도 제기하지 않았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참고판례 : 2017구합82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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