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계엄선포 동시 언론 사전 검열·보도통제 계획" 확인

청와대는 20일 국군기무사령부가 작성한 '계엄령 검토 문건'이 계엄선포와 동시에 언론을 사전에 검열해 보도통제까지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있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박근혜 정부 기무사가 작성한 전시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은 이미 언론에 공개됐는데, 그 문서에 딸린 대비계획 세부자료가 어제 국방부를 통해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민정수석실에 제출됐다"며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대비계획 세부자료는 단계별 대응계획, 위수령, 계엄선포, 계엄시행 등 4가지 큰 제목 아래 21개 항목 67페이지에 달한다고 김 대변인은 밝혔다.

김 대변인은 "세부자료의 구체적 내용을 보면 계엄을 성공시키기 위해 보안 유지 하에 신속하게 계엄선포, 계엄군 주요 '목'(길목) 장악 등 선제적 조치 여부가 계엄 성공 관건이라고 적시돼 있다"며 "자료에는 비상계엄 선포문과 계엄 포고문 등이 이미 작성돼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문건은 통상 매뉴얼과 달리 합참의장을 배제하고 육군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추천하는 요소와 검토 결과가 있다"며 "또 대통령이 국정원장에게 계엄사령관 지휘 통제에 따르도록 지시하고 있으며, 국정원 2차장이 계엄사령관을 보좌하는 등 국정원 통제계획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구체적인 '계엄사령부 설치 위치'도 보고돼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계엄선포와 동시에 발표될 '언론·출판·공연·전시물에 대한 사전검열 공보문'과 '각 언론사별 계엄사 요원 파견계획'도 작성돼 있었다"며 "계엄사 보도검열단 9개 반을 편성해 신문가판, 방송·통신 원고, 간행물 견, 영상제작품 원본을 제출받아 검열할 계획이었다"고 했다.

또 "KBS·CBS·YTN 등 22개 방송, 조선일보·매일경제 등 26개 언론, 연합뉴스·동아닷컴 등 8개 통신사와 인터넷신문사에 대해 통제요원을 편성하여 보도 통제하도록 했고, 인터넷, 포털 및 SNS 차단 등 유언비어 유포 통제 등 방안도 담겨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국회 대책도 마련돼 있는데 20대 여소야대 국회상황을 고려해 계엄해제 표결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당정협의를 통해 계엄해제 국회 의결에 여당(자유한국당) 의원을 참여하지 않게 하는 방안도 있다"며 "여소야대 대비 국회의원 대상 현행범 사법처리로 의결정족수 미달 유도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구체적으로는 먼저 계엄사령부가 '집회·시위금지 및 반정부 정치활동 금지 포고령을 선포하고 위반시 구속수사 등 엄정처리 방침 경고문'을 발표한 후, '불법시위 참석 및 반정부 정치활동 의원 집중검거 후 사법 처리하여 의결정족수 미달을 유도'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중요시설 494개소 및 집회예상지역 2개소(광화문, 여의도)에 대해서는 기계화사단, 기갑여단, 특전사 등으로 편성된 계엄임무 수행군을 야간에 전차·장갑차 등을 이용하여 신속하게 투입하는 계획도 수립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기무사가 작성한 계엄 「대비계획 세부자료」는 「합동참모본부 계엄과」에서 통상의 절차에 따라 2년마다 수립되는 '계엄실무편람'의 내용과 전혀 상이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현재 국방부 특별수사단도 이 문건을 확보하고 있다"며 "문건을 공개한 이유는 이 문건의 중대성과 국민 관심 높은 만큼 국민에 신속하게 공개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문건의 위법성과 실행계획 여부, 배포 단위에 대해 국방부 특별수사단이 법과 원칙 따라 수사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