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발언하는 모습. (사진=김용진 기자)
자유한국당 혁신 작업을 이끌게 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적쇄신보다는 가치수립에 방점을 둘 뜻을 밝혔다.
김 비대위장은 18일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과거지향이란 측면에서 인적청산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친박·비박간 내홍이 격화된 한국당에선 비대위의 인적청산 작업이 당 화합 여부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컸다.
그러나 김 비대위장은 이날 "될 수 있으면 가려지는 분들이 한분도 안 계시면 좋겠다"며 "새로운 가치에 다 함께 가면 좋겠다"는 말로 인적청산 가능성을 낮췄다.
전날 비대위장 수락 연설에선 '잘못된 계파·진영 논리'와의 싸움을 각오한 강경한 목소리를 낸 것과 비교해도 '톤다운' 된 발언으로 볼 수 있다.
대신 그는 "그동안 보수정치권이나 중도는 가치를 점유하는 데 부실했다"며 "새로운 가치를 놓고 미래를 향한 논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국민들에겐 사람을 바꾸는 게 더 와닿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OECD 국가 중에 대한민국이 현역의원 교체 비율이 가장 높다"며 "사람만 바뀌어선 안 된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김성태 원내대표가 비대위장에게 총선에 영향을 줄만큼의 강한 권력을 줄 수 있다고 언급했던 만큼 공천권을 약속받은 것 아니냐는 질문도 나왔다.
김 비대위장은 "어떤 형태로 공천권을 보장해준다고 해도 저 자신부터 믿을 수 없다"며 "선거가 2020년인데 비대위가 그렇게 길게 갈 수도 없다"며 선을 그었다.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 출마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답하겠다"며 "비대위가 끝나고 전당대회에 나가는 것은 말이 안된다. 제 역할은 비대위에서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당 싱크탱크인 여의도 연구원이 김 비대위장 체제에서 비중이 커질 전망이다. 김 비대위장은 이날 "여의도 연구원장을 교체할 생각"이라며 "여의도 연구원은 새로운 가치와 정책을 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구"라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 이날 김대식 여의도 연구원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보수 재건을 위해 미력하게나마 힘을 보태겠다"며 사임의사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