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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으로 본 조세]

조세범에 대한 필요적 벌금병과조항의 위헌 가능성

  • 보도 : 2018.07.17 09:00
  • 수정 : 2018.07.17 09:00

우리나라 부가가치세법 체계는 전(前)단계 세액공제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전단계 세액공제방식에서 세금계산서는 당사자의 간의 거래를 노출시킴으로써 납세자 간 상호 검증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매입ㆍ매출처별 세금계산서합계표, 소득세법과 법인세법에 따른 계산서 및 매출ㆍ매입처별 계산서합계표 역시 이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한다. 따라서 위 서류들이 거래 없이 수수되거나 허위로 작성될 경우 세정질서에 미치는 악영향이 적지 않다.

조세범처벌법은 이와 같은 행위들을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다. 또한 이와 별도로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에 비례하여 벌금까지 병과하는 것이 가능하다(조세범처벌법 제10조 제3항).

특히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이 30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 외에 6억 원(30억 원×10%×2배) 이상의 벌금이 필요적으로 병과된다(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제1항 각 호 및 제2항).

이와 같은 입법의 주된 취지는 불법적으로 취득한 이익을 박탈하는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나라 자영업자들의 거래 실정을 감안하면, 이와 같이 일률적ㆍ획일적으로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만을 기준으로 고액의 벌금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는 것은 지나친 면이 없지 않다.

예컨대 대부분의 금융기관은 대출기간 연장을 위하여 일정규모 이상의 거래 실적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러한 실적을 채우지 못한 중소영세자영업자들은 당장 변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무거래 세금계산서 수수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어렵다. 그런데 이러한 경우 조세포탈은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고액의 벌금 병과가 위 입법취지에 반드시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포탈세액에 대한 부과ㆍ징수와 범죄수익에 대한 몰수ㆍ추징이 가능한 경우에도 이와 별도로 고액의 벌금형까지 필요적으로 병과하는 것은 과도한 경제적 고통이 될 수 있다.

특히 여러 단계의 유통 과정에서는 생기는 공범은 경제적 수익이 아예 없거나 매우 경미한 경우도 허다하다. 이와 같은 경우에도 구분없이 고액의 벌금을 필요적으로 병과한다면, 형벌과 책임 사이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어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여지가 매우 크다.

따라서 개별 사건의 특수성이나 다양한 양형요소들에 따라 법관이 벌금형의 병과 여부 및 적정한 벌금액을 정할 수 있도록 이를 임의적 병과조항으로 변경하는 것이 위헌 소지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또한 벌금 액수의 상한을 두는 것도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법무법인(유) 지평
구정모 변호사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서울시립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제3회 변호사시험 합격, 현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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