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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순무 칼럼]

세금을 많이 내 기쁘다

  • 보도 : 2018.07.12 08:30
  • 수정 : 2018.07.12 08:30

“세금을 많이 내 기쁘다”

이는 얼마 전 모 일간지에 실린 노철학자 김형석 교수님의 컬럼 <100세 일기>의 제목이다. 본인도 작년에 상금과 저작물 인세 등의 수입으로 종합소득세 3000만원을 내셨다면서 세금의 가치를 보면 대한민국에서 몇 해 더 살고 싶어졌다고 쓰셨다.

조세문제를 오랫동안 접해 온 필자에게는 감동적인 글이었다. 그 글에서 김 교수님은 세금의 가치를 새삼 느끼게 한 사례로 베를린 마라톤 영웅 고 손기정씨의 상금에 대한 세금 자진납부 일과 캐나다에 이민한 친구가 캐나다에서 살고 보니 교회에 헌금하는 것보다 세금을 더 많이 내고 싶어진다는 이야기를 하였다는 것을 들고 있다.

두 사례 주인공들은 대한민국에서 받은 수많은 혜택을 받아 왔다는 생각, 캐나다에서의 받은 감동적인 무료 의료서비스 시스템에 대한 감사가 그 분들의 세금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한 계기가 아닐까?

우리나라의 세수는 몇 년 이래 줄곧 예상목표를 초과달성하고 있다. 세수는 경기가 호황이면 저절로 늘어난다. 그렇지도 않은데도 세수가 늘고 있는 것은 조세행정이 정교해진 데서 기인한다. 거래수단의 전산정보화는 거래를 투명하게 드러나게 하였고 이로 인해 세금을 숨기기 어려워졌다.

국세청의 방대한 전산자료 분석은 개별 납세자를 훤히 들여다보고 있다. 탈세 유인이 줄어 들고 납세자들에게는 자진납부가 낫다는 생각이 확산하고 있다. 확실히 종전보다 세금을 많이 낸다.

그렇지만 아직도 근로자의 47%가 한 푼도 소득세를 내지 않는 불평등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내는 사람과 쓰는 사람이 다른 것임은 물론 땀 흘려 낸 세금을 공돈으로 보고 돈 따먹기에 골몰하는 정치권, 단체, 개인이 늘어가고 있다. 그래서는 세금을 많이 내서 기쁘다는 납세자가 많아 질 수 없다.

성실납세자의 상실감만 더 커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 대책은 무엇인가? 우선 내가 낸 세금이 허투루 쓰지 않도록 하는 납세자의 재정감시를 확대하고, 성실납세자에 대한 국가의 제도적 혜택을 마련하는 것이 급하다. 그래야 국민의 세금에 대한 의식을 건전한 것으로 바꾸어 갈 수 있다. 

그렇지만 아직도 국정 과제에서 뒷전에 밀리고 있다. 세금을 많이 내서 기쁘다는 국민이 다수가 되는 세상은 멀기만 하다.  

소순무 변호사(법학박사)

[약력] 서울대 법과대학, 경희대 법학 박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대한변협 부협회장,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법무법인 율촌 대표 변호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공익법인 온율 이사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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