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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국산맥주 '역차별' 해소 대안은 종량세"

  • 보도 : 2018.07.10 17:10
  • 수정 : 2018.07.1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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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맥주가 유럽 등에서 들어오는 수입 맥주보다 비싼 세금을 물고 있어 국산 맥주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현행 맥주 과세체계를 합리적으로 변경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원장 : 김유찬)은 10일 오후 3시~5시까지 이 같은 논란에 대한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B에서 '맥주 과세체계 개선방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는 홍범교 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맡았으며, 윤영진 계명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토론회를 진행했다.

토론자로는 강성태 한국주류산업협회 회장, 김동호 중앙일보 논설위원, 성명재 홍익대 교수, 윤종건 국세청 소비세과장, 임성빈 수제맥주협회 회장, 정철 서울벤처대학원대학 교수가 참석했다.

조세연 "'종량세' 전환·'물가상승률' 연동해야"

발제를 통해 홍 위원은 ▲맥주만 종량세로 전환하는 방안 ▲국내맥주와 수입맥주의 과세표준을 통일시키는 방안 ▲납세의무자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 등을 소개했다.

우선 홍 위원은 맥주 과세체계를 종량세(알코올 도수에 따른 과세)로 바꾸면 현재의 종가세(가격에 따른 과세) 방식이 유발하는 세제상의 불형평성을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사회전반의 일관된 합의를 기반으로 주세 과세체계를 전반적으로 전환하는 것은 용이하지 않으므로 주류시장 내 소비비중과 주세수입 기여도가 가장 높은 맥주를 중심으로 종량세 과세체계로의 전환을 도모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 비용을 고려한 종량세율의 도출은 당장은 어려우므로 세수중립적인 수준에서 종량세율을 산출하고 매년 물가인상에 따른 주기적인 조정을 반영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OCED 회원국의 대부분이 주세에 있어서는 종량세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며 "따라서 우리나라도 중장기적으로 주세율 결정에 대한 사회적 합의에 따라 전주종에 걸친 종량세 제도로의 전환도 재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수입업자에게 적용되는 과세표준에 관세 포함 수입가격 이외에 수입업자의 일반판매관리비(광고비, 홍보비 포함)와 이윤을 포함시켜 과세표준을 통일시키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 등에서 들어오는 수입맥주의 과세표준은 일반판매관리비와 이윤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세금 격차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 위원은 "이미 1991년 7월 이전까지 이와 유사한 방식을 사용하다가, 통상마찰의 완화를 목적으로 변경한 바 있기 때문에 실제로 이러한 방식의 채택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비록 국내제조 주류에 대한 역차별이 해소된다고 하더라도 주세가 포함된 개별소비세의 수입제품에 대한 과세표준의 일반원칙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무역 분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또 이 같은 방식은 비용 항목의 조정을 통한 조세회피가 가능하다는 단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홍 위원은 현행 종가세 제도 하에서 납세의무자 간 과세표준 차이를 해소하기 위한 또 다른 방안으로 납세의무자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세시범을 현행 제조 및 생산의 단계에서 도소매유통단계로 확대하는 방안으로, 납세의무자의 범위를 현행 제조자와 수입업자 이 외의 판매자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그는 "이 같은 방안도 국산맥주와 수입맥주 간의 세제상 불형평성을 해소할 수 있지만, 세무행정비용과 납세협력비용이 증가하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각 단계별 출처의 투명성이 확보되고 세원관리가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에는 조세회피행위와 탈세행위가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종량세 전환 대부분 찬성…'세율 인하' 의견도

대부분의 토론자들은 맥주의 과세체계를 종량세로 전환하는 부분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정철 서울벤처대학원대학 교수는 "얼마 전 토론회에서는 발제를 맡아 종량세로 전환하는 부분이 바람직하고 했었는데, 맥주 세수보단 산업 발전 측면에서 이 같이 주장한 면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업계의 주장은 혜택을 달라는 것이 아니라 불합리한 현행 제도를 고쳐달라는 것"이라며 "업계의 어려움을 타계하기 위해선 종량세 밖에 방법이 없다. 다만 모든 주류를 종량세로 가기엔 리스크가 있고 시간도 필요하기 때문에 일단 맥주에 대한 과세만 종량세로 시행해 보고 부작용을 손질해 언젠가는 선진국처럼 종량세로 전면 전환해야 된다"고 말했다.

김동호 중앙일보 논설위원 역시 종량세로 전환하는 방안이 맞다는 입장을 취했다.

그는 "OECD 국가 대부분이 종량세를 채택하고 있다"면서 "맥주에 대해 차등화 된 종량세를 적용하고, 소주가 문제가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선진국처럼 종량세로 가는 방향이 맞다"고 말했다.

맥주업계를 대변한 강성태 주류산업협회 회장은 종량세 전환에 대해 찬성하면서 비가격적인 측면에서 이뤄지는 국산 맥주에 대한 불평등도 함께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종량세 전환이 맞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비가격적인 측면에서의 차별도 한꺼번에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출고가격신고제도는 국산 맥주에만 적용되고 있는데 폐지하든지 수입구류에도 적용하든지 해야 한다"며 "또 수입맥주 가격이 낮은 이유는 수입신고가격은 낮게 하고 판매가격은 높게 해 할인을 많이 하는 방법을 쓰기 때문이다. 국산맥주는 경품제공 밖에 없는데 규제를 받고 있다. 국산맥주 발전 측면에서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이 밖에도 "맥주원료에 들어가는 맥주보리는 3.5%를 국산으로, 나머지는 수입하고 있는데, 수입보리에 대해 30%의 높은 관세율이 적용된다. 수입맥주 완제품은 FTA협정으로 관세율 0%다. 맥주원료에 대한 관세율을 적정 수준으로 대폭 인하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종량세 전환보단 현행 맥주 세율(72%)을 낮추는 방안이 낫다는 주장도 나왔다.

성명재 홍익대 교수는 "맥주를 종량세로 전환해 개별소비세의 근간을 흔드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맥주에 대해 높은 세율을 유지하는 건 세수 때문이다. 주세는 소비억제를 위한 세금이 되어야지 세수가 목적이 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종가세를 종량세로 전환하느니 현행 종가세의 세율을 낮추는 것이 100배 낫다. 전체 개별소비세를 검토하든지, 맥주만 따로 본다면 세율을 낮추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 측 인사로 나온 윤종건 국세청 소비세과장은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만들자는 취지로 종량세 전환을 이미 기재부에 건의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종량세로의 전환은 국산맥주의 세제상 역차별 논란이 완전히 해소되고 현 정부의 국정기조인 일자리 창출과 시설투자에 따른 경제활성화 및 수출 증대에 기여하는 바가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모든 주종에 대한 종량세 전환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윤 과장은 "맥주 와인이 대중주인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증류주인 소주가 대중주이며 모든 주류에 대한 종량세 전환은 소주에 높은 주세가 부과되므로 서민층 부담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면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사회적인 합의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종량세로 전환할 경우 물가인상 시 실제세수입 감소가 초래될 수 있어 일정한 주기로 물가상승률에 연동해 세율을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발제자의 의견에 적극 동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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