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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으로 본 조세]

세무조사와 헌법가치

  • 보도 : 2018.06.27 09:00
  • 수정 : 2018.06.27 17:35

세무공무원은 적정하고 공평한 과세를 실현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세무조사를 해야 한다. 다른 목적을 위하여 조사권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국세기본법 제81조의4 제1항). 

또한 세무공무원은 세무조사를 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장부 등의 제출을 요구해야 한다. 조사대상 세목 및 과세기간의 과세표준과 세액의 계산과 관련 없는 장부 등의 제출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국세기본법 제81조의4 제3항). 

국세기본법은, 세무공무원이 재량으로 직무를 수행할 때에는 과세의 형평과 해당 세법의 목적에 비춰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계를 엄수하여야 한다고 정하면서(국세기본법 제19조), 세무조사권 남용금지를 다시 강조하고 있다(국세기본법 제81조의4). 

세무조사의 적법 요건으로 객관적 필요성, 최소성, 권한 남용의 금지를 규정한 것은, 법치국가원리를 조세절차법의 영역에서도 관철하여 적법절차원칙을 실현하려는 헌법적 요청인 셈이다.

헌법과 국세기본법에 근거한 세무조사권 남용금지의 법리에 따라 대법원은, 세무조사가 과세자료 수집 또는 신고내용 정확성 검증이라는 본연의 목적이 아니라 부정한 목적을 위하여 행하여진 경우, 세무조사에 의하여 수집된 과세자료를 기초로 한 과세처분까지 위법하다고 판시한 적이 있다(대법원 2016. 12. 15. 선고, 2016두47659 판결).

대법원은 "문제가 된 세무조사는 세무공무원인 A가 B와 토지 관련 분쟁관계에 있던 C의 부탁을 받고 세무조사라는 이름으로 B를 압박하여 분쟁 토지의 소유권을 반환하게 하기 위한 방편으로 행하여졌다"며 "세무조사의 객관적 필요성이 결여됐다"고 설시했다. 

아울러 대법원은 "세무조사를 담당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3국 조사관리과로서는 조사 개시 직후 B에게 부동산 저가 양수로 인한 증여세 포탈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음에도 합리적인 이유 없이 포괄적인 법인세 통합조사로 조사 범위를 확대하였다"는 점을 지적하며 "최소성의 원칙에도 위반된다"고 판시했다. 

끝으로 외관상으로는 세무조사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실질은 세무공무원이 개인적 이익을 위하여 권한을 남용한 전형적 사례에 해당하고 위법의 정도가 매우 중대하다고 보았다. 

결국 대법원은, 세무조사가 위법하므로 그에 근거하여 수집된 과세자료를 기초로 이루어진 과세처분 역시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결했다. 조사의 위법으로 인해 처분까지 위법하게 된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된다.

대개 행정청은 조사권과 처분권을 겸유하고 있다. 앞으로 처분을 받게 될 수범자인 국민들은 행정조사의 위법성을 제대로 지적하기 어렵다. 향후 인허가가 관련되어 있으면 문제제기의 폭은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절차에 대한 견제와 통제는 종국 처분에 대한 심사보다 느슨하기 쉽다. 그러나 과정이 정당하지 않은데 결과만 공정하기는 어렵다. 행정조사의 적법성, 적법절차는 포기할 수 없는 헌법적 가치다.

법무법인(유) 지평
박성철 변호사

[약력] 법무법인(유) 지평 파트너변호사
[이메일] scpark@jipy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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