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예금금리는 상품중 낮은 금리 기준, 일반신용대출은 평균금리. 자료=은행연합회 제공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수신금리는 제자리 걸음을 걸으며 뭉그적거리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에 이어 신용대출 금리도 0.01~0.03%p 상당 인상하는 등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어 서민들의 부담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조세일보가 주요 대형 시중은행의 일반신용대출 금리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중 국민은행, 기업은행, 신한은행, 농협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6개 은행의 일반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4.19%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1월 6개 시중은행의 일반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4.13%인데 비해 0.06%p 상승한 결과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난해 11월 이후 연 1.5%로 묶어놓고 있지만 신용대출을 비롯해 각종 대출금리가 뛰는 건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은행들이 대출에 필요한 돈을 조달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수신 상품의 금리를 가중 평균한 값인 코픽스는 지난 5월 잔액기준으로 1.83%를 기록하며 올들어 0.13%p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픽스 금리가 오르면 연동된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금리가 오르고 자연 신용대출 금리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국민은행의 6월중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는 3.96%로 연초 3.88%에 비해 0.08% 높아졌다. 기업은행은 4.29%로 연초 4.26% 대비 0.03%p 늘어났다.
신한은행은 6월중 신용대출 금리가 4.40%로 연초 4.32%에 비해 0.08%p 늘었고 농협은행은 0.12%p 증가한 3.87%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6월중 신용대출 금리가 연초와 같은 4.77%를 나타냈고 우리은행은 0.06%p 증가한 3.84%를 보였다.
반면 주요 시중은행의 수신금리는 지난해 11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후 한차례 오른바 있으나 대부분의 수신금리가 동결됐거나 대출금리에 비해 소폭 인상되는 상황에 머물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인상하지 않는데는 이미 확보한 예금이 넘치는 데다 마땅하게 대출을 해줘야 할 거래처를 찾지 못한 것도 이유로 꼽힌다.
올해 1분기 국내 18개 은행의 총수신은 1736조8175억원으로 전년동기의 1612조6216억원 대비 7.7% 증가했지만 대출금은 1619조1314억원으로 전년동기의 1533조8808억원에 비해 5.6% 늘었다.
이는 은행들의 총수신 증가율이 대출금 증가율보다 2.1%p 높은 것으로 은행이 고객들에게 높은 금리를 제시하지 않아도 돈이 들어오는 속도가 더 빠른 현상이다.
올해 6월중 대형 시중은행의 1년 정기예금 수신금리는 하단을 기준으로 국민은행 1.40%, 기업은행 1.50%, 신한은행 1.35%, 농협은행 1.35%, 하나은행 1.30%, 우리은행 1.35%를 나타냈다.
이들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수신금리는 평균 1.38%를 보였고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 4.19%와의 격차인 예대금리차(NIS)가 2.81%에 달하고 있다.
예대금리차는 국민은행 2.56%, 기업은행 2.79%, 신한은행 3.05%, 농협은행 2.52%, 하나은행 3.47%, 우리은행 2.49%를 기록했다.
대출자 입장에서는 이자 부담이 늘고 있지만 은행으로서는 이자 장사로 손쉽게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높은 예대금리차는 은행들이 예금자에게 주는 이자보다 훨씬 많은 수익을 가져다준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예대율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금리인상 추세에 따라 예대금리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