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자유한국당 초선의원 30여명이 국회 대회의실에서 모여 당 위기 수습 관련 회동을 갖고 있다. (사진=김용진 기자)
19일 자유한국당 초선 의원들이 당 위기 수습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다만 재선의원 모임에서 이미 한차례 나온 의원총회 소집 요구 외 뚜렷한 대안은 내지 못해 한계만 입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성원·추경호·전희경 등 한국당 초선의원 32명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모여 당 혁신 방안을 논의했다. 20대 국회 한국당 초선의원은 앞서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잃은 권석창 전 의원과 최근 지역 비하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여 탈당한 정태옥 의원을 제외하면 총41명이다.
초선의원 모임 간사격인 김성원 의원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이제는 초선이 앞장서서 행동에 나서야할 때"라며 "당 개혁이나 혁신부분에서 그동안 초선들이 침묵하고 뒤로 빠졌던 점에 다시 한번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비공개로 2시간 이상 진행된 회의에선 당의 상황을 개탄하는 발언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의원은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라면 수술도 필요하다"며 "현실적으로 출발해야 한다"고 회의장 밖까지 들릴 정도로 소리 높여 말했다.
◆…김성원 한국당 의원(좌측맨끝)이 19일 열린 초선의원 회동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김용진 기자)
김 의원은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전날 김성태 원내대표가 말한 중앙당 해체에 대해선 초선 의원 대부분이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키지 않은 것이라며 상당한 유감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또 "의총을 소집해 총의를 나눌 장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다"면서 "혁신비상대책위원회에 초재선을 많이 참석시켜 당 개혁과 혁신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도부에 요청"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몇몇의 초선 의원이 불출마 의사를 표명했다고 전했으나 실명은 거론하지 않았다.
한국당 초선 의원들이 지방선거 이후 집단적으로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 15일엔 김순례·성일종·정종섭·김성태(비례)·이은권 의원은 중진의원들을 향해 이번 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정계 은퇴와 당 일선에서 빠질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당 안팎에서는 이날 초선 의원 모임에 대해 "실망스럽다"거나 "예상했던 바"라는 말도 들렸다. 한국당 초선 의원 다수가 친박 프레임으로 당선돼 계파 문제를 청산하려는 의지가 약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이 당내 계파를 언급한 한 초선의원의 휴대전화 메모 내용을 비판하고 있다. (사진=김 의원 페이스북)
오히려 이날 모임은 계파 갈등을 촉발시키는 불씨마저 남겼다. 회동에 참석한 한 의원의 휴대전화 메모장에 '친박·비박 싸움 격화' '친박 핵심 모인다-서청원·이장우·김진태. 박명재·정종섭' 등 실명과 함께 원색적인 글귀가 적힌 사진이 공개된 것이다.
김진태 의원은 해당 기사를 접한 후 페이스북에 "겉으로는 반성하니 어쩌니 하면서 결국 내심은 이것이었나"라며 "잘못하면 당이 해체될 판인데 계파 싸움으로 당권 잡아서 뭐하겠다고 저러나"라고 불만을 표했다.
결국 김성원 의원은 이날 오후 "당 혁신 논의가 친박·비박 싸움으로 변질될 움직임이 있기에 긴급하게 초선모임을 갖고자 한다"며 재회동을 공지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