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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지방선거]

선거 결과로 본 '차기입지'... 반석 VS 자갈밭

  • 보도 : 2018.06.14 10:57
  • 수정 : 2018.06.14 10:57

이번 6·13 지방선거 결과 여권인 더불어민주의 압도적 승리로 끝이 나면서 여야 잠룡들의 정치행보 이정표가 새로 짜여질 모양새다.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광역단체장들은 그 존재감이 더욱 크게 부각되면서 향후 대권가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현재로서는 광역단체장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는 것 외 그 누구도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상황이다.

역대 정치인 중 지방선거 승리를 발판으로 유력한 대권주자로 올라선 경우가 적지 않다. 대표적인 예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이 전 대통령의 경우 지난 2002년 7월 제32대 서울시장으로 당선된 후 2006년 6월까지 시장직을 수행했다.

이후 이듬해인 2007년 12월 대선에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물리치고 제17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여권에서는 이번 지방선거 압승으로 차기 대권주자군이 두터워졌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기존 대권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 외 신진세력으로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자와 이재명 경기지사 당선자가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는 사상 최초로 서울시장 3선 고지에 성공하면서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입지를 다질 수 있게 됐다.

그는 지난달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대선 도전 가능성에 대해 "촛불혁명으로 세워진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선 서울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만들겠다는 그 생각만 하고 있다"며 직접 언급을 하지도 부인하지도 않았다.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인도 이번 승리로 향후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으로 보인다.

이날 당선확정 후 더 큰 정치 도전에 대한 질문에 "경남의 경제 위기상황을 극복하지 못하면 대한민국 위기상황도 극복하기 어렵다는 걸 이번 선거를 통해 알았다"며 "지금은 경남 경제를 살리는 것 외에 생각하는 건 없다. 큰 정치는 제가 얘기할 것은 아니다"고 지사로서 소임을 다할 것을 다짐했지만 차기 또는 차차기를 생각한 행보가 이러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노무현 前 대통령 때부터 이어온 친노(親盧)계보의 대표주자로 평가받고 있으며, 특히 현재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고 있어 향후 대권 경쟁에 나선다면 주류 세력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으므로 여타 경쟁자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반면 김 당선자는 곧 진행될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특검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조사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이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느냐가 도백으로서 역할 수행이나 향후 행보에 걸림돌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모 여배우와의 스캔들과 집안 문제 등 개인사 논란 속에서 야권의 집중적 공세를 극복하고 의외의 손쉬운 승리를 쟁취한 이재명 경기지사 당선자의 경우는 다소 가능성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민주당 19대 대선 경선에 출마하여 경쟁함으로써 성남시장 때보다 전국적 인지도를 크게 높인 이 당선자은 이번 경기지사 선거에서 야권의 유력주자인 남경필 후보를 압도적으로 이김으로써 당내 기반도 공고히 다질 기회가 왔다.

하지만 대권주자로 나설 경우 이런 개인사 논란 이슈가 다시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크므로 재차 이에 대한 해명을 하고 잠재워야 한다는 것이 이 당선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므로 박 당선자나 김 당선자에 비해 불리한 상황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반면 야권에서 대권주자로 이름을 올렸던 인사들 중 상당수는 이번 지방선거 참패로 존재감이 많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인사는 정계 은퇴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다만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재선에 오른 '원조 소장파' 원희룡 제주지사 당선자 정도가 야권의 잠룡으로서 존재감을 보일 수 있게 됐다.

원 당선자의 경우 탈당 후 한국당 입당이 예견됐지만 본인 의지로 무소속으로 출마해 이번 선거에서 문 대통령과 여권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던 문대림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승리함으로써 역시 '제주의 원희룡'이란 평가를 받았다.

이번 선거로 보수 진영이 심각한 타격을 받은 만큼 원 당선자에 대한 야권의 시선은 더욱 강렬해 질 수 밖에 없다. 아울러 보수 진영의 전국구 주자로서의 지지층 형성에도 큰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선거에서 패배한 다른 야권 후보들의 행보는 매우 비관적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경우는 매우 참담한 상황이다. 지난 2011년 정치권에 혜성같이 나타나 미래 대선주자로 부각됐지만 당시 박원순 후보에게 경선 양보하며 불출마 선언한 이후, 지난해 대선에 이어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3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게 됐다.

또한 바른미래당도 이번 선거에서 참패를 당함으로써 당의 대표주자로서 안 후보의 정치적 입지도 매우 약해질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런 분위기에선 당분간 정치적으로 재기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안 후보 스스로 선거 결과에 대해 "이 시대에 제게 주어진 소임이 무엇인지 깊게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정치은퇴를 고려하여 언급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한국당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 역시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경기지사 선거는 '기울어진 운동장' 운운하며 민주당이 유리했지만, 선거 막판 터져 나온 이재명 당선자의 가족사와 여배우 스캔들 문제가 선거 양상을 뒤바꿔놓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지만 최종적으로 그 간격을 줄이지는 못했다.

같은 한국당 김태호 경남지사 후보의 경우 최대 격전지 중 하나인 경남에서 나름 고군분투를 했으나 개표 후반 역전된 후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김경수 당선자에게 패했다. 이를 두고 역시 김태호라는 평가가 나오긴 했으나 이번 지방선거를 발판으로 정치적 재도약을 꿈꾼 김 후보 역시 당분간 와신상담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는 이번 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직 사퇴는 물론 향후 정치적 행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홍 대표의 경우 선거 기간 중 같은 당 후보들로부터도 지원유세를 거부 당하는 등 어려움을 겼었다.

아울러 개표가 시작되기 전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후 홍 대표는 당사에서 10분 정도 지켜보다 자리를 뜰 정도로 참혹한 결과를 예상하기도 했다. 오후 8시경 한국당 당사엔 '자유한국당 재건 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이라는 단체원 일부가 몰려와 기자회견을 열고 "홍 대표와 당 지도부 전원은 즉각 완전 사퇴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홍 대표는 "내가 책임질 것"이란 말을 남겨 조만간 사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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