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家 불똥…해외쇼핑 자주하면 '특별관리' 대상된다

관세청이 해외쇼핑 빈도가 높은 이들을 '특별관리' 대상으로 지정해 입국 시 휴대품 검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물컵 갑질' 사건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는 한진그룹 총수일가가 장기간 조직적인 밀수입을 벌여 왔다는 의혹에 따른 관세청의 특별조치다.

30일 오후 2시 관세행정 혁신TF 내 현장점검 특별분과(이하 TF)는 서울 논현동 서울본부세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그동안의 언론보도와 관련한 2차례 현장점검과 3차례의 토론을 토대로 한 현장점검 결과에 따른 권고사항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날 TF는 정확한 밀수경로 등 법 위반사항은 수사 결과가 발표되어야 밝혀지겠지만, 특별분과는 언론에서 보도한 밀수 가능경로를 중심으로 사실관계 확인과 제도 개선사항 발굴에 중점을 두고 점검했다고 전했다.

우선 TF는 사회지도층에 대한 휴대품 검사를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TF는 빈번하게 출국하고 해외에서 고액 쇼핑을 하는 계층은 특별관리 대상으로 지정해 밀수 등 위법사항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과잉 의전'을 제한할 것을 권고했다.

공항공사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의전대상을 축소하고 항공사 의전팀의 목적 외 활동시 공항 내 세관구역에서 퇴출시키도록 권고했다. 항공사 의전팀이 대리운반하는 휴대품은 더욱 철저하게 검사하라는 권고안도 제시했다.

아울러 TF는 밀반입에 취약한 부분에 대한 관리강화와 기관 간 공조를 통해 불법행위를 차단할 것을 권고했다.

TF가 밝힌 밀반입에 취약한 부분은 그동안 언론에서 밀수 창구로 지적된 상주직원 통로, 초대형 화물통로, 항공사 파우치 및 플라이트 백, 대한항공이 운영하는 보세창고 등이다.

TF는 특히 상주직원 통로에 있는 공항공사 관리 CCTV 영상정보 등을 세관과 공동으로 활용하고 불시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초대형 화물통로의 일부 사각지대에 CCTV를 추가설치하고 영상 보존기간도 연장해야 된다고 지적했으며, 항공사 파우치, 플라이트 백에 대한 반입물품 내역을 제출하게 하고 검사결과를 등록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화물 반출입을 자율적으로 관리하는 대한항공의 보세창고 등에 대한 세관점검을 강화하고 공항의 업무특수성을 고려해 유관기관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는 휴대품 통관검사 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공항 세관의 휴대품 통관 검사율이 상당히 낮은 현행 체제가 유지된다면 제도를 악용하는 불법행위는 언제든지 발생 가능하다는 것이 TF 측의 설명이다.

이 밖에 TF는 국민의 불편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에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관세법을 준수토록 유도하는 체제로 개편할 것을 주문했다.

또 승무원이나 항공사의 과거 또는 향후 발생 위법사례 등을 감안해 위험도가 큰 항공사에 대한 집중 관리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이와 관련해 법규준수도가 낮은 항공사에 대한 승무원 휴대품 검사강화, 항공사 기용품 및 면세품 관리강화, 항공사가 운영하는 보세구역의 재고조사 강화 등 차별적 세관조치를 강화해야 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TF 관계자는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밀수의혹과 관련해 관세청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떨어졌음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신뢰받는 관세청이 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항공사와의 유착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휴대품 담당인력 등에 대한 고강도 인적쇄신과 인사시스템 혁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엄정한 내부감찰을 통해 필요한 경우 검찰 고발 등을 실시, 확실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