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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증 쉽지 않은 조세회피…'사전신고제'가 해법 될까

  • 보도 : 2018.05.16 15:13
  • 수정 : 2018.05.16 15:13

국세청이 대기업, 대자산가 등의 지능적인 탈세에 대응하고자 '강제적 보고제도'를 도입하려는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로펌이나 회계법인이 조세회피 전략에 대해 도움을 줄 때 먼저 국세청에 사전 신고하게끔 만든다는 것이다.

최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자녀들의 역외탈세 의혹이 불거진데 따라, 문재인 대통령이 역외탈세를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제도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6일 국세청 관계자에 따르면 국세청은 한국국제조세협회에 '탈세 혐의거래 사전신고제도 도입방안'이라는 주제로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이는 지난 1월 국세청 국세행정개혁 TF(태스크포스)에서 내놓은 권고안에 따른 후속 조치다.

당시 국세행정개혁 TF는 조세회피 전략을 설계·자문한 법무법인·회계법인에 자문 내용을 과세당국에 보고하도록 하는 '조세회피 의심거래 사전 신고제도'도 도입을 추진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그간 특정 기준에 부합하는 조세회피 혐의 거래는 납세자(조력자)가 사전에 과세당국에 신고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조세회피 기술이 지능화·전문화되면서 범죄 혐의를 입증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서다. 국회 입법조사처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현재 조세범에 대한 기소율은 22.4%로, 전체 형사범에 대한 기소율(34.6%)에 비해 기소율 자체가 낮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차원에서 추진하는 벱스(BEPS·국가 간 소득이전을 통한 세원 잠식) 프로젝트의 권고사항이기에 주요국에선 이 제도를 도입·운영 중에 있다. 미국, 영국, 캐나다, 아일랜드, 포르투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6개 나라다.

대부분 국가에선 조력자만 보고의무를 부담하고 있으며, 주요목적이 조세혜택을 제공받는 거래에 대해서는 보고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세무컨설팅을 통해 조세회피 위험이 있는 거래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는 시점이라든지, 실제 해당 거래를 통해 이익이 발생한 시점 등으로 신고 시기를 정하고 있다.

새로운 유형의 거래를 사전에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수일실을 조기에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러한 거래 형태에 강제적으로 신고의무를 부여하려는데 있어 논란의 소지가 있다.

'탈세냐, 절세냐'라는 경계선이 모호해서다. 실제 프랑스는 2013년 이 제도의 입법을 추진했으나 헌법재판소에서 위헌판결을 받았다. "기업의 자유를 제한하고 중대한 벌과금을 야기할 수 있는데 반해, 조세전략의 정의가 불명확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게다가 법무법인·회계법인의 성과보수 방식의 영업에 대한 규제로 인식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번 연구용역에선 조세회피의 개념을 명확화하는 법적 정비를 비롯해 국제거래 유형, 관련 업계의 영업에 간섭하지 않는 부분 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국세청은 이를 토대로 도입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 관계자는 "다른 나라에서도 이 제도를 도입하려다가 법적 마찰을 빚어 결국은 위헌이 난 경우가 있었다"며 "외국의 도입사례를 연구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제도의 도입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단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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