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조세 > 내국세

[국세'通']

'6급'이 사라졌다?! 대구국세청에 무슨 일이…

  • 보도 : 2018.04.10 15:45
  • 수정 : 2018.04.11 13:59
D

'6급'이 사라졌다.

대구지방국세청의 인적구성을 살펴 보면 조직 내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6급 직원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국세공무원의 계급은 차관급인 국세청장과 1급·2급 고위공무원, 3급 부이사관, 4급 서기관, 5급 사무관, 6급 이하 조사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6급의 경우 2급 지방국세청(대전·광주·대구청)에서 팀장(계장) 역할을 하고 있고, 팀장 바로 아래 '차석' 자리도 6급 직원으로 채워지는 것이 보통. 

'6급 차석'은 팀의 2인자로 팀장과 팀원들 사이의 가교역할을 한다.

팀장의 경우 과장과 국장, 청장 등 상급자에 대한 보고준비 등으로 할애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6급 차석들이 주도적으로 팀원들을 단속하고 업무를 이끌어가는 등 '살림꾼' 역할을 하고 있다.

보통 차장이라는 비공식 명칭으로 불리는 이들은 능력과 경륜을 두루 갖춘 베테랑들이다.

하지만 최근 일부 2급 지방국세청에서 6급 차석들이 사라지고 있다.

특히 대구지방국세청은 대전과 광주국세청에 비해 대단히 심각한 문제에 봉착해 있는 모습이다.

대구국세청 조사국만 떼어놓고 봐도 금방 문제가 눈에 들어온다.

대구국세청 조사1국은 3개 과(조사관리·조사1·조사2) 13개팀, 조사2국은 3개 과(조사관리·조사1·조사2) 9개팀 등 총 22개팀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이 중 6급 차석이 있는 팀은 고작 6개팀이다(2018년 4월1일 현재). 비율로 따지면 27%.

대전국세청의 경우 조사1국 14개팀, 조사2국 9개팀 등 총 23개팀 중 6급 차석이 있는 팀은 11개팀(47%)이었고 광주국세청의 경우 조사1국 12개팀, 조사2국 5개팀 등 총 17개팀 중 6급 차석이 있는 팀은 8팀(47%)이었다.

인력부족이 원인이라면 6급 차석 부족의 이유가 설명이 되지만 실상 대구와 대전, 광주국세청에 소속되어 있는 6급 직원 숫자는 결코 부족한 상황이 아니다.

오히려 정원 대비 넘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국세청 6급 인력 현황은 1급 지방국세청인 서울국세청이나 중부국세청의 경우 6급 직원이 정원에 비해 20% 정도 결원이 나는 등 부족한 상황이었고 대전과 광주는 15% 내외로 6급 직원이 정원보다 많았다. 대구국세청의 경우 무려 30% 가까이 인력이 넘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6급 직원 TO가 10명이라면 대구는 직원이 13명 있는 상황인 셈이다.

그런데도 왜 대구국세청은 6급 직원 '품귀현상'에 시달리고 있는 것일까.

"어차피 승진도 못하는데…일 많은 지방청 가기 싫어요"

이러한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승진 문제와 결부되어 있다는 것이 대구국세청 안팎의 여론. 사실 조사국 기피의 문제는 대구국세청 뿐 아니라 6개 지방국세청 전체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지만 대구국세청의 경우 여기에 연령 문제까지 겹쳐 문제의 깊이가 더 심화됐다는 것이다.

'어차피 승진도 못하는데 지긋한 나이에 일 많은 지방국세청에 무슨 영광을 보겠다고 들어가느냐', 이런 인식이 만연해 있다는 것이다.

이에 타 지방국세청 대비 고연령대를 이루고 있는 대구국세청 소속 6급 직원들이 상대적으로 '편한' 일선 세무서 근무에 몰리면서 6급 직원 공동화 현상이 고착화,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죽하면 대구국세청에서는 지방청에서 일할 직원을 구하기가 힘들어 일선 세무서에 "(실제 일을 하지 않아도 되니)이름만 올릴 수 있도록 직원 아무나 보내달라"고 호소를 할 지경이라는 전언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승진 인원을 늘리면 되지 않냐는 의견도 있지만 승진인원은 퇴직규모에 맞춰 짜여지기 때문에 대구국세청이 독단적으로 규모를 늘리거나 줄일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일각에서는 급한대로 기피부서 중 하나인 조사국만이라도 승진비율을 늘려야 한다고 하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최근 3년 동안 국세청 사무관 승진 비율을 보면 서울국세청 조사국의 승진비율은 전체 승진인원의 45% 내외, 중부국세청 조사국의 승진비율은 40% 내외였다.

하지만 대구국세청의 경우 20~40% 수준에 머물렀다. 2015년 대구국세청 사무관 승진자 16명 중 5명(31%)이 조사국 출신이었으며 2016년 승진자 14명 중 3명(21%)이 조사국 출신이었다. 지난해에는 승진자 10명 중 4명(40%)이 조사국 출신이었다.

얼핏보면 조사국 승진비율이 높은 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대구국세청 전체 49개팀 중 22개팀(44%)이 조사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승진비율이 높다고 볼 수가 없는 형편이다.

대구국세청 A직원은 "조사국을 기피하는 이유는 절차나 책임은 강화되면서 그에 대한 보상(승진)이 적기 때문인데다가 갈수록 승진이 어려워져 일선에서 나만의 시간을 가지며 편하게 있으려고 하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오죽하면 인사철마다 일선에 '일할 직원 좀 보내달라'고 통사정을 하고 있겠느냐"라고 토로했다.

B직원은 "대구국세청은 유독 6급 직원들이 50세를 넘긴 경우가 많아 지방청에 들어와 일하려고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짙다. 실질적으로 7급 직원들이 6급 차석 역할을 해야 하는데 버거운 상황이 많이 생긴다"며 "과거에는 팀장들이 결재만 하는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실질적으로 팀을 이끌어가는 실무역할을 하는 팀장으로서 역할이 많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들은 이 문제가 일선 세무서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지방국세청이 못한다면 본청이 나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C직원은 "대구는 다른 지역보다 보수적인 측면이 강한데 일선에 있는 고령의 6급 직원들이 그런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대구 시내 세무서장이 새로 부임해 무언가를 하려 했다가 고령의 6급 직원으로부터 '대구는 그런 곳이 아니니 조용히 있다 가시라'고 핀잔을 들었다는 일화가 있다"며 "젊은 직원들은 고령의 6급 직원들 때문에 업무 분위기가 저하된다고 토로하고 고령인 6급 직원들은 나름대로 전산업무에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D직원은 "인력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고령의 6급 직원들이 퇴직을 해야 이런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며 "하지만 젊은 직원들의 힘든 업무 기피 문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당근(승진)없이 조직을 위해 희생해야한다는 식의 논리를 들이대기에는 세대가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주요기사

  • 출생 :
  • 소속 :
  • 학력 :
  • DID :

상세프로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