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로이트안진, 업무 정지로 이탈한 고객사 중 올해 30%선 회복
회계법인들의 2018 회계연도 감사계약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 4위 EY한영의 선전이 돋보이고 있다.
30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EY한영은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한전선, 한국쉘석유, 대웅제약, JB금융, 광주은행 등과 신규 감사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까지 셀트리온헬스케어과 대웅제약은 삼정회계법인, 대한전선은 삼덕회계법인, 한국쉘석유는 삼일회계법인, JB금융과 광주은행은 안진회계법인이 감사를 수행하고 있었는데 최근 EY한영이 신규 계약에 성공한 것이다.
또 지난해 딜로이트안진의 업무정지로 EY한영과 1년 계약을 맺었던 기아차와 현대위아가 EY한영과 3년 감사 재계약을 체결했다.
EY한영 관계자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경우 모회사인 셀트리온이 올해 EY한영과 재계약을 하면서 추가로 수주하게 된 것”이라며 “신규계약이 활발히 이뤄졌고 지난해 1년 계약을 맺었던 기아차, 현대위아 등과 3년 재계약 하는 등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면 업계 ３위인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은 지난해 업무정지로 타 회계법인으로 이탈한 고객사를 되찾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안진은 자체적으로 올해 감사계약 결과 어려운 여건 속에서 선방했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딜로이트안진 관계자는 “지난해 타 회계법인에게 내줬던 고객사 중 30% 정도와 다시 계약했다”며 “올해 감사계약 실적이 지난해보다는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올해에도 지난해 신규 감사분야 영업정지에 따른 여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딜로이트안진이 70% 가량의 기존 고객을 아직 회복하지 못해 2020년 금융당국에서 감사인을 지정하는 주기적 감사인지정제 시행까지 2년간은 예년 감사 매출을 극복하기에는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딜로이트안진이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꼬리표를 떨쳐낼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내달 초 딜로이트안진의 신규 감사 업무정지는 끝이 나지만 일부 기업들 사이에서 대우조선해양 사건에 연루된 회계법인에게 외부감사를 맡기는데 신중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JB금융과 광주은행 등이 이러한 이유로 감사인을 딜로이트안진에서 EY한영으로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정지 전까지 안진 고객사였던 업계 대어 기아차, 현대위아가 올해도 돌아오지 않고 EY한영과 3년 재계약 한 부분도 안진으로선 타격이다.
업계 관계자는 “안진이 기아차와 다시 계약을 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한 것으로 안다”며 “안진 입장에서는 아픈 부분일 것”이라고 전했다.
◆…2017년 3월말 기준
통상 외부감사는 기업들과 3년 계약을 체결하는데, 딜로이트안진이 이 중 1년간 신규 계약이 중단됨에 따라 2016 회계연도 기준 외감법 대상 감사기업 매출 904억 중 3분의 1인 300억원 가량의 매출 하락이 예상된다는 것.
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 공시될 회계법인 사업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관심을 모으고 있는 부분은 업계 3위와 4위인 딜로이트안진과 EY한영의 매출 실적이다.
2017년 3월 결산 결과 딜로이트안진 3090억원, EY한영 2164억원으로 각각 업계 3위, 4위 순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두 법인간 매출 격차는 926억으로 크기 때문에 올해 사업보고서에서 순위가 바뀔 가능성은 적지만 감사분야 매출만 한정하면 상황이 달라진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딜로이트안진의 감사분야 매출(외감법이외 법정감사, 임의감사 포함)은 2016회계연도 기준 1118억원으로 EY한영의 762억원보다 356억원 앞섰다.
안진의 업무 정지로 지난해 외감법 대상 감사 매출이 300억 가량 줄어든다고 가정하고 감소액 상당수를 EY한영이 가져갔다면 감사분야 매출 만큼은 EY한영이 딜로이트안진을 추월할 수도 있어 주목된다.
딜로이트안진 관계자는 “회계감사부문에서 품질 우선을 기조로 새로운 시장 기회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비감사부문에서도 과감한 성장지향적 마인드 셋으로 무장해 1~2년 내에 시장 내 원래의 위치와 명성을 회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