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한 중소 수출입기업의 FTA(자유무역협정) 활용을 돕기 위해 운영되고 있는 '공익관세사' 제도가 정부의 부실한 지원으로 인해 갈수록 규모가 쪼그라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6일 관세청은 한국관세사회와 협업해 공익관세사 82명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공익관세사는 세관직원과 함께 주 1~2회 세관 수출입기업 지원부서에 상주근무하거나 기업 현장을 방문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무료 상담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제도 시행 첫해인 2015년 95명의 공익관세사가 352개 기업을 찾았으며, 2016년 105명의 공익관세사가 832개 기업을 찾아 FTA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했다.
지난해에는 101명의 공익관세사가 676개 기업을 찾아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는데, 올해는 82명으로 공익관세사 수가 대폭 줄어들어 지원을 받는 기업규모 역시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관세청은 한-중 FTA가 본격적으로 발효되던 2015년경부터 중소 수출기업의 FTA 활용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했다.
원산지 증명 시스템을 보다 쉽게 개선하고, 수십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전국적으로 YES FTA 전문 교육 사업을 추진했다. FTA 활용 지원 사례를 발굴해 공유하는 우수사례 발표대회도 주기적으로 개최했다. 이 외에도 FTA 활용율 제고를 위한 관세청의 노력은 현재 진행 중이다.
하지만 공익관세사 제도는 이 같은 관세청의 취지에 역행, 홀로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명감'으로 시작한 봉사직이라지만 공익관세사에게 교통비조차 지급되지 않는 상황에서 공익관세사를 통한 FTA 활용 제고 정책이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 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 관세사업계 관계자는 "관세사업계가 안 그래도 어려운 상황이라 밥벌이하기도 힘든데, 자기 시간을 내면서 무료로 봉사하는 관세사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처음 몇 해는 자신의 고객으로 이끌기 위해 공익관세사를 지원한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공익관세사를 해보니 찾아오는 기업체도 적고, 하루 종일 일거리도 없이 세관에 앉아 있다 온다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관세청은 공익관세사 제도의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예산안 확보 등에서 문제를 겪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관세청 관계자는 "순수하게 자원봉사 형식으로 제도가 운영되다 보니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차비 등 여비를 별로도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