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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대담]이창규 한국세무사회장

"세무사회, 갈등과 반목 넘어 소통·화합의 단체로 만들 것"

  • 보도 : 2018.01.29 09:27
  • 수정 : 2018.01.29 09:29
이창규 한국세무사회장이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창규 한국세무사회장이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 인터뷰하고 있다.

갈등과 반목이 눈곱만큼도 존재하지 않는 사회가 있을까.

아마도 그런 사회가 있다면, 그것은 '죽은 사회'일 것이다.

나라와 세대, 성별 등 모든 것을 통틀어 갈등과 반목은 존재한다. 다만 그 정도가 지나치지 않도록 조율이 된다면 아무런 문제도 생기지 않는다.

한국세무사회는 지난 수 년 동안에 걸쳐 갈등과 반목의 정점에 서 있었다.

조율도 잘 되지 않았다.

어쩌면 지금도 그 갈등과 반목의 불씨는 사라지지 않았을 수 있다. 이창규 한국세무사회장이 갈등과 반목 척결을 앞세우고 나선 것은 세무사회가 처해 있는 현실을 제대로 짚어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곪아 온 뿌리 깊은 갈등을 단번에 뽑아내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임기 동안 소통과 화합의 회무를 펼쳐 조금씩 뿌리 뽑아나가겠다. 이제는 과거의 묵은 감정이나 작은 사심은 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하나 되어야 할 시기다."

세무사회는 지난해 '변호사의 세무사 자동자격 부여 폐지'라는 오랜 숙원을 쟁취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여전히 위기는 호시탐탐 세무사회 주변을 어슬렁 거리며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 회장은 "한국세무사회장은 나의 마지막 자리이자 즐겁게 봉사할 수 있는 자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만3000명 회원 모두의 힘을 모아 지난해 56년 숙원 사업을 이루어낸 것처럼 앞으로 소통과 화합으로 하나 되는 세무사회로 만들고 싶다"고 무술년 포부를 밝혔다.

1월 어느날 서울 서초동 한국세무사회관 3층 세무사회장 집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대담 : 김진영 조세일보 경제부 부장
정리 및 사진 : 염정우, 김용진(사진) 기자

Q. 지난해 12월8일 '변호사의 세무사자동자격 폐지'라는 숙원을 이루어냈다. 소감이 어떠한가.

A. 지금 다시 생각해도 참 가슴 벅찬 일이다. 2003년 세무사회 부회장을 하면서 세무사자동자격폐지를 추진했었는데, 그 당시 변호사와 공인회계사에 대한 세무사 명칭사용금지에만 그쳤던 것이 못내 아쉬웠다. 

이번에 30대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자격 자동부여 폐지를 추진하게 됐고, 1만3000명 회원 모두의 힘으로 세무사회 56년 숙원을 해결할 수 있었다.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자격 자동부여가 폐지됨으로써 마침내 세무사 자동자격 논란의 종지부를 찍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 동안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면 세무사는 덤으로 주는 자격이라는 2종 자격사의 설움을 떨쳐버리고 세무사가 독립된 전문자격사로서 자존심을 세울 수 있게 된 아주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모든 일이 가능했던 것은 본회 회직자, 지방세무사회장, 116개 지역세무사회장, 또 세무사 자동자격폐지를 위해 노력했던 역대 집행부 임원들, 전국 여성세무사, 그리고 1인 시위로 세무사법 개정 여론 형성에 힘을 보태 준 세무사고시회원들에게도 고마운 마음과 함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Q. 한국과 달리 일본의 세리사는 변호사와 함께 조세소송에 참여할 수 있다고 들었다. 이렇듯 선진국과 비교해 보완해야 할 한국의 세무사제도는 무엇이 있나.

A. 세무사 자동자격 폐지가 어렵다고 했지만 우리는 결국 해냈다. 우린 또 다른 세무사의 먹거리를 위한 개선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세금문제, 조세문제에 있어서는 세무사가 최고이며, 심판·심사·불복청구 등 조세소송과 관련된 업무 역시 대부분은 세무사가 맡고있다.

하지만 소송이다 보니 결국에는 변호사가 이 문제를 담당한다. 납세자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세무사와 상담하고 준비한 조세 관련 문제를 세무사가 해결하는 것이 원스톱 서비스 차원에서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세무사가 직접 조세소송 대리를 할 수 없다면 조세소송에 참여해 해당 분야의 진술을 대리하는 '조세소송 진술대리권'을 확보하는 것부터라도 시작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이 역시 갈 길이 멀지만 한 걸음 한 걸음씩 움직이다 보면 앞으로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기대한다.

Q. 세무사회장으로 당선된 이후 전임 집행부에서 제기한 회장직무정지가처분 신청으로 갈등을 빚는 등 마음고생이 많았을 것 같다.

A. 지난해 55회 정기총회에서 회원들의 압도적인지지 속 30대 한국세무사회장으로 취임하게 됐다. 알겠지만 나는 세무사회장직에 2번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셨고, 더 이상 세무사회장에 도전하지 않기로 했었다.하지만 전임 회장간의 불협화음으로 세무사회의 위상이 크게 손상됐고, 세무사업계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 시기에 나라도 나서 수습을 해보고자 하는 마음에 다시금 세무사회장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나의 충정을 많은 회원여러분들이 알아주셨고, 지원해준 덕분에 회장으로 당선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임 집행부 임원들이 회장직무정지가처분 소송을 제기해 회무의 발목을 잡고, 대외업무도 못하도록 한 처사는 심히 유감스럽다.

전임 집행부측에서 1심 결과대로 피차 승복하고 재론하지 않기로 하고선 또 다시 항소해 지금까지 기재부는 한국세무사회장 명의변경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결국 이 모든 것은 고스란히 1만3000명 회원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자격 자동부여를 폐지'하는 세무사회의 56년 숙원 사업도 해결된 만큼 올 한해는 회원들을 섬기고 권익을 신장시키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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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세무사회의 당면한 현안문제와 향후 주요 추진과제는 무엇인가.

A. 당장 기획재정부가 지난 8일 세법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전자신고세액공제 한도액을 현행에서 25% 줄이는 등 단계적으로 축소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일자리창출 재원과 복지재원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비과세축소와 조세감면축소를 추진하면서 세무사에 대한 전자신고세액공제제도 폐지를 추진했지만 세무사회의 반대로 제도폐지를 막아낼 수 있었다.

지난해 세법개정안 발표 때 전자신고세액공제 한도액을 반으로 줄이겠다고 했고, 이 또한 세무사회의 건의로 25%로만 줄이고 , 단계적으로 축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전자신고세액공제는 세무사에 주는 혜택이 아닌 전자신고에 따른 인건비, 설비비용 등에 대한 제반 비용을 보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도액을 줄여서는 안 되는 것이다. 정부가 한도액을 반으로 줄이겠다는 확고한 방침이었으나, 세무사회의 반대건의로 한 걸음 물러선 입장인 상태며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서라도 현행대로 유지하도록 세무사회의 입장을 계속해서 타진할 것이다.

또한 올해 당장 회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추진사업은 서둘러서 진행할 계획이다. 일반회비 50% 인하 등은 올해 정기총회에서 예산에 대한 회원들의 승인을 받으면 바로 시행할 계획 하에 제반업무를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

Q. 공약사항으로 회원들의 회비 인하, 세무사회의 예산 절감 등을 약속했다. 구체적인 진행 상황을 말해달라.

A. 우선 일반회비를 50%로 인하하는 공약이행을 위해 준비중이다. 미리 계산을 해보니 대략 10억원의 일반 회비를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회비 인하에 따른 재원은 소모성 예산을 절감하고, 회관확충기금 조성규모를 일부 손 봐서 마련할 예정이다.

아울러 김형중 부회장이 실무진들과 함께 세무사회 살림 안팎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소모성 예산에 대한 절감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세무사회에 대한 조직진단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회무운영 대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또 투명한 세무사회를 만들기 위한 공약이행 준비도 차근차근 진행중이다.

공약사항에서 밝혔다시피 예산결산심의위원을 전국의 지역회장이 맡도록 하는 방안과 예산전용제도를 정비하고 합리적으로 회무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도 추진하고 있다.

Q. 신년사에서 세무사 업계 시장경쟁 완화책으로 현 630명의 세무사 합격자수를 줄이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A. 세무사가 매년 630명씩 배출되고 있다. 또한 공인회계사는 1년에 1000명을, 로스쿨 출신도 1500명씩 배출된다. 각자의 업무영역이 있지만 결과적으로 한정적인 세무대리서비스 시장에 여러 자격사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세무사법 개정으로 타 자격사가 세무사업무를 할 수 없도록 제도적으로 정비를 마쳤지만, 세무대리 서비스시장의 수급현황을 고려하지 않고 계속해서 세무사를 현재 수준으로 선발한다면 세무회계지식이 부족한 세무사가 다량으로 배출되어 세무서비스 의 질적인 저하 현상이 발생하고, 이는 자격사 시험제도 본래의 취지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부 통계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등을 고려할 때 이미 세무대리서비스 시장에서 세무대리서비스 자격자(세무사, 회계사 등)는 과포화 상태임에도 상대평가에 의해 정해진 선발인원수를 채우고 있다. 결국 세무사로서 전문지식과 소양을 갖추지 못한 자격사가 배출돼 세무사자격시험의 검증기능이 약화되고 있는 것이다.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납세자 입장에서는 양질의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피해를 보게 된다.

뿐만 아니라 과당경쟁에 따라 저가 수임료만을 찾는 납세자 사이에 덤핑을 초래하게 되고, 이는 결국 세무대리서비스 전체의 악순환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세무사 선발인원을 적정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Q. 법조계와 유사하게 세무사 업계에서도 국세청 출신들의 전관예우가 강하다는 비판이 있다.

A. 예전에는 그런 관례들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퇴직할 때 관할 지역에 사무실을 개업하면서 전관예우를 받을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관례들이 많이 없어졌다. 국세청, 세무서에서 퇴직한다고 하더라도 전관예우에 따라 수임업체가 옮겨가고 하는 것은 전혀 없다고 볼 순 없지만 이젠 매우 드문 일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납세자도 세무사를 찾기 전에 인터넷 등을 통해 사전지식을 습득할 수 있고, 분야별로 전문화 되어 있기 때문에 세무사 본인의 노력이 중요한 시대다.

시장논리는 공급과 수요에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 바람직한데 시장논리를 고려하지 않고 인위적으로 정책을 통해 조절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오히려 전관예우를 이유로 수임을 제한하는 것이 역차별이 될 수 있다.

Q. 4대 보험 업무는 세무사가 처리해야하는 업무가 아님에도 그 업무량이 넘치면서 부수업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세무사와 사무실 직원들의 고충이 많다고 들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의 청원글이 올라오기도 했는데 어떻게 보고있나.

A. 세무사사무소 업무 중에 4대 보험 사무는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있다. 물론 고용산재보험사무대행을 세무사의 업무로 수행하기 때문에 거기에 따른 지원금을 받을 수 있지만 업무량에 비한다면 큰 금액을 지원받는 것은 아니다.

또한 지역별 수임경쟁에 따라 4대 보험 사무에 따른 수임료를 청구하기가 어려운 세무사사무소도 있다. 이런 시스템적 문제를 개선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우리 회원 중 한 분이 국민청원게시판에 청원을 올렸고, 많은 세무사들로부터 공감을 얻고 있다.

세무사사무소에서는 4대 보험 사무업무가 말 그대로 부수적인 업무다. 이 부수적인 업무로 인해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는데 피해를 본다면 이는 분명 개선이 필요한 것이다. 제도적인 부분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고 세무사회도 관련기관에 세무사가 업무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급받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건의하고 있다.

Q. 세무사 업계 안팎에서 다음 선거에 전전임 회장이 재출마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들이 나돌고 있다. 이번 집행부 재임 시기에 선거와 관련한 회칙을 또 고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에 대한 입장은 어떠한가.

A. 짧게 답하겠다. 말도 안되는 소리다. 단언컨데 제 임기 동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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