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융자 이자수익 톱5…미래에셋·키움·한국투자·삼성·KB 순
키움 이자수익 1년 동안 100억 넘게 증가
한국투자증권, 대출금 줄었지만 이자수익은 되레 늘어
하나금융투자 개미투자 부추겨…1년새 융자금 812억 증액
국내 10대 증권사 가운데 투자자들에 돈을 빌려 줘 가장 많은 이자수익을 올린 곳은 미래에셋대우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융자 규모에 비해서는 한국투자증권이 가장 많은 이자수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각 증권사의 사업보고서(별도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10대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은 3624억8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3448억9200만원) 대비로는 175억9500만원(5.1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용거래융자금은 6조1661억6200만원에서 6조7015억2200만원으로 5353억6000만원이 늘었다. 지난해 증사가 호황을 맞자 빚을 내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신용거래융자는 개인투자자가 주식 매수때 종목별 증거금율에 따라 증거금을 납입하면 결제일에 부족한 결제자금을 증권사가 빌려주는 서비스이다.
증권사별로는 803억6100만원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을 올린 미래에셋대우가 1위에 올랐다. 다음으로 키움증권(653억6500만원), 한국투자증권(432억8300만원), 삼성증권(414억1500만원), KB증권(389억9800만원), NH투자증권(346억3500만원), 대신증권(175억7000만원), 하나금융투자(160억2000만원), 신한금융투자(155억7800만원), 메리츠종금증권(92억6200만원) 등의 순이다.
미래에셋대우는 3분기까지 803억6100만원의 신용거래 이자수익을 기록해 증권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보였다. 이 회사의 신용거래 융자금 규모 역시 1조7217억6800만원으로 다음으로 융자금 규모가 큰 키움증권에 비해 7174억4700만원이 많았다. 다만 이 회사의 경우 융자금 대비 이자수익 비중은 조사대상 증권사 중 가장 낮은 4.67%를 보였다.
키움증권은 신용거래융자로 미래에셋대우보다 더 많은 실속을 챙겼다. 두 회사 간 신용융자금 차이는 7200억원에 달했지만 실제 번 이자수익 차이는 149억9600만원에 불과했다. 이 같은 차이는 이자율에서 비롯됐다. 이 회사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15일, 16~30일. 31일 이상 신용거래 융자금의 이자율이 각각 11.75%, 9.75%, 8.75%로 업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경우 6841억원의 매출액 대비 신용융자거래 이자수익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편해 속했다.
또 키움증권은 1년 새 신용이자 수익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나 가장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신용거래 융자금이 1592억7200만원 늘어나는 동안 이자수익은 115억300만원이 증가했다. 이 회사는 개인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이 높은 회사인 만큼 최근 정부가 발표한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에 따른 리테일 부문 수익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3분기까지 432억8300만원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을 기록해 3위에 올랐다. 특이한 부분은 전년에 비해 신용융자금이 200억원 가까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자수익은 되레 32억원이 불어난 점이다.
삼성증권은 같은 기간 융자금과 이자수익이 각각 1063억7100만원, 34억1100만원 증가했다. 이 회사는 전년에 비해 34억원의 이자수익이 증가해 턱걸이로 400억원대의 이자수익을 벌었다.
KB증권은 작년 3분기까지 389억9800만원의 이자수익을 올려 융자금 대비 4.7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의 작년 3분기(누적) 신용거래 이자수익은 346억3500만원으로 전년 동기 337억3700만원에 비해 8억9800만원이 늘어났다.
대신증권은 1년 동안 융자금이 118억7700만원 감소함에 따라 이자수익 역시 18억9700만원이 감소했다.
반면 하나금융투자는 같은 기간 812억2400만원의 자금을 고객에 더 빌려주고 22억700만원의 이자를 더 가져갔다. 특히 그간 융자금 운용규모에 비해 1년새 융자금이 812억원이나 증액된 점이 눈길을 끈다. 개인투자들에 있어 너무 공격적인 영업을 하는 것이 아닌지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3분기까지 155억7800원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173억5700만원에 비해서는 17억7900만원이 줄어든 수치다.
증권사 가운데 빌려준 돈은 늘어났지만 이자수익은 오히려 감소한 착한(?) 회사도 있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융자규모가 1년 새 67억7900만원 늘었지만 이자수익은 12억3600만원이 줄었다. 이자율 하락에 따른 이자수익 감소 여파가 융자금 감소에 비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 회사는 작년 1~3분기 92억6200만원의 이자수익을 올리면서 10대 증권사 중 유일하게 100억대 아래의 규모를 기록했다. 융자금 규모 대비로는 5.81%의 수익성을 나타냈다.
올해 상반기 코스닥시장의 랠리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증권사 신용융자 이자수익 증가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러나 신용거래는 기본적으로 외상거래이며 증시변동에 따른 리스크는 고스란히 투자자들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도 많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문제"라며 "신용과 미수거래는 단기 고이율의 대출과 같으므로 되도록이면 이 같은 레버리지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권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