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대안 야당'을 표방하며 통합을 공식 선언했지만, 눈 앞에 닥친 과제는 산더미다. '개혁신당(가칭)'의 뚜렷한 정체성 확보와 통합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 부정적 여론 등이 주요 해결과제로 꼽힌다.
두 대표가 당초 예상과 달리 통합 선언을 한 발 빠르게 공식화하면서 전면에 나선 이유에는 국민의당 내 통합 반대파의 반발이 거세지고 바른정당에서는 탈당 러쉬가 계속되면서다. 일각에서 통합에 대한 시너지 효과와 의미 등이 위축되고 있다는 기류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두 대표는 수 차례 비공개 만남을 갖고, 선언문 내용을 조율했다. 하지만 통합 발표 당일까지 두 대표는 정체성 문제로 거론됐던 '햇볕정책' 등의 내용은 담지 못했다. 강력한 한미동맹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만을 강조할 뿐 사실상 점접을 찾지 못한 것이다.
두 대표는 경제 부분에서도 약간의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서도 안 대표가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 반면 유 대표는 '정치 보복'이라고 규정하며 온도차를 보였다.
유 대표는 19일 CBS 라디오에서 "안보에 대한 입장이 바른정당과 같은 분들이 국민의당 안에 많다"면서도 "찬성하지 않는 분들은 그분들이 결단을 하실 것"이라고 했다. 보수정당 특유의 안보 선명성만큼은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두 당의 통합을 놓고 지선에서의 생존을 위한 이합집산이라는 일부 비난 여론도 두 대표가 수습해야 할 과제다. 두 대표는 지선만 보고 통합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당안팎에서부터 빚고 있는 내홍과 탈당 등은 수습하지 못하면서 통합을 강행하는 것에 대해 정치권은 "시기상 지선을 위한 통합"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두 대표의 통합은 정치권의 이합집산으로 '보수야합'일 뿐"이라고 비판했고, 자유한국당은 "상처뿐인 결합은 생존을 위한 그들만의 피난처일 뿐이고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같다"고 지적했다.
전당대회도 넘어야 할 산이다. 국민의당은 23일 전대 개최를 위해 대표당원을 선거인 명부에서 뺄 수 있도록 당규를 개정했지만, 통합 반대파가 "정당법 위반"이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출한 상태다. 전대는 예정대로 열릴 것으로 전망되지만 물리적 충돌 등의 가능성 등이 커지면서 전반적인 통합 과정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는 크게 받기 어려워 보인다.
결과적으로 두 당의 통합은 지선에서 몇 점짜리 성적표를 받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유 대표는 "지선 때까지는 통합신당으로 총력을 다하고, 일단 국민의 중간평가를 받겠다"면서도 "그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질 사람은 당연히 책임질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