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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보유세' 인상 현실화되나

조변석개하는 말…정부, 결국 보유세 인상 꺼내드나

  • 보도 : 2018.01.10 09:30
  • 수정 : 2018.01.1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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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 날뛰는 집값을 잡겠다며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8·2 부동산 대책'의 약발이 도무지 먹히지 않고 있다. 

정부를 비웃기라도 하듯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서울과 과천, 세종, 성남 분당, 대구 수성구 등은 집값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고 그 주변지역 역시 덩달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곳이 오히려 '정부가 인증한 곳'이라는 웃지 못할 우스갯소리까지 나오는 등 집값을 잡겠다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등 큰 칼을 꺼내들었다가 제대로 휘둘러보기도 전에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린 형편이 된 모습이다. 

자신만만했지만…'약발' 안 먹히는 부동산 대책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시장에서는 '참여정부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은 아닌가하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출범 전부터 집값을 잡겠다고 공언한 정부가 꺼내들 수 있는 카드는 부동산 거래세나 보유세를 손 보는 것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었던 것이 사실.

특히 참여정부에 몸 담았던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 청와대나 정부의 주요인사들의 성향을 봤을 때 최종적으로는 보유세 인상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과 청와대, 정부는 '보유세 인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선기간 중 대담집을 통해 "국내총생산 대비 0.7%~0.8% 수준인 부동산 보유세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수준인 1%까지 올리겠다"고 언급했던 문 대통령은 지난 8월17일 취임 100일을 맞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단계에서 부동산 가격 안정화 대책으로 보유세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믿는 구석'은 8·2 부동산 대책이었다.

투기과열지구에서 주택이나 분양권을 판 다주택자에 대해 최대 62%까지 양도세를 중과하고 주택담보대출을 까다롭게 하는 내용을 담은 8·2 부동산 대책에 대해 문 대통령은 "정부의 대책은 역대 가장 강력한 대책으로 부동산 가격을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언급했을 정도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기미가 보인다면 정부는 더 강력한 대책도 주머니 속에 많이 넣어두고 있다"며 다른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기는 했지만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보유세 인상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전망을 뭉개버렸다. 

문 대통령 뿐만 아니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한 대책으로 보유세를 사용하는데 신중해야 한다. 현재 보유세 인상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으면서 보유세 논란은 일단락된 것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으로 부동산 가격은 소폭의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실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곳은 매매가가 떨어졌지만 한 달이 지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시장에서 매물이 사라지는 등 집주인들이 '버티기 모드'에 돌입하자 부동산 가격은 다시 오름세를 타기 시작한 것이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서울지역 아파트 경우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후인 지난해 8월14일 평균 매매가(KB 시세 기준)는 1m²당 617만원이었다. 9월11일에는 1m²당 616만원으로 잠시 주춤하더니 10월16일에는 1m²당 621만원, 11월13일에는 1m²당 629만원, 12월11일에는 638만원으로 꾸준히 올랐다. 

지난 5일 기준으로는 1m²당 641만원을 기록해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오히려 1m²당 24만원이 더 올랐다.

투기과열지구인 세종과 대구 수성구도 마찬가지다. 세종시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8월14일 1m²당 303만원을 했지만 지난 5일 기준으로 314만원이 됐다. 수성구 아파트의 경우는 지난해 8월14일 기준으로 1m²당 328만원에서 지난 5일 기준으로 344만원으로 올랐다.

'톰과 제리' 된 정부와 시장…보유세 인상만이 답?

문 대통령 스스로가 '강력한 대책'이라고 자부하던 8·2 부동산 대책이 효과를 내기는 커녕 약발이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정부와 여당은 슬슬 보유세 인상 논의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애초 보유세 인상에 불을 지피우기 시작한 것은 정치권이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9월 "초(超)과다 부동산 보유자에 보유세 인상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일명 다주택자에 대한 '핀셋증세'를 주장했다.

이후 10월19일에 열린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김동연 부총리는 "종합부동산세나 재산세 등 보유세도 어떤 시나리오가 있는지 먼저 검토해놓고 정책 변수에 따라 판단하겠다"며 보유세 도입 가능성을 열었다.  

그동안 보유세 인상은 없다고 해왔던 김 부총리의 발언이었기에 파장은 컸다. 특히 그동안 경제정책을 하는데 있어서 청와대와 여당이 경제수장인 김 부총리를 소외시킨다는 이른바 '김동연 패싱' 논란을 겪은 당사자의 발언이었기에 보유세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이어 김 부총리는 지난달 27일 올해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보유세를 비롯한 세목은 국민 생활에 직접 관련이 있으므로 재정 당국이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선 지난달 13일 김현미 국토해양부 장관은 임대주택등록 활성화 브리핑에서 "내년 조세재정개혁특별위원회 논의를 통해 다주택자의 임대보증금에 대한 과세나 보유세 등 부동산 과세체계를 종합적으로 개편할 계획"이라며 "조세재정개혁특위에서 보유세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어볼 시점이 됐다"고 밝혔다.

정부가 본격적으로 보유세 인상 작업을 한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져준 것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오는 4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가 시행되기 전 주택을 처분하고 가장 비싼 주택 한 채, 일명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급기야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지난 8일 고가의 주택을 소유한 1주택자에 대해서도 보유세를 인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부가 보유세 문제에 대한 입장을 선회한 것을 두고 시장 안팎에서는 8·2 부동산 대책의 실패를 자인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애초부터 보유세 부분을 그대로 둔 채 만들어진 대책의 실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집값이 안정세를 찾을 경우 보유세 인상 논의가 다시 수면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만 놓고 볼 때 단기간에 집값 안정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부 고관대작들의 보유세 인상 발언은 결국 실제 정책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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