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지난해 9월말 영업익 2482억원 vs 하이투자증권 영업익 –8억원
NICE신용평가 “하이투자증권, DGB로 편입돼도 경쟁지위 견고하지 않아”
◆…자료=금융감독원, KB증권, 하이투자증권
DGB금융지주(회장 박인규)가 인수하려는 하이투자증권이 KB금융지주가 2016년 사들인 KB증권(옛 현대증권)의 실적과 대조를 이루며 '고가 매입' 논란을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지난 2016년 3월 현대그룹으로부터 현대증권 지분 26.92%를 1조2500억원에 사들였다.
당시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대상선이 현대증권을 2015년 10월 일본계 사모펀드인 오릭스에 매각할 때 가격이 6500억원 이었다”면서 “몇개월 후 KB금융지주가 이를 1조2500억원에 사들인 것은 최순실씨 등 비선실세가 개입한 것이 아니냐”며 추궁하기도 했다.
KB금융지주는 우여곡절 끝에 2016년 10월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얻어 현대증권을 인수했고 사명을 KB증권으로 바꾼데 이어 100% 자회사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KB증권은 지난해 9월 말 현재 연결기준 영업수익(매출액) 3조3384억원, 영업이익 2482억원, 당기순이익 1320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지주는 현대증권을 인수하면서 자회사인 현대저축은행도 함께 가져왔는데 지난해 10월 현대저축은행을 유진그룹에 2038억원 상당에 매각해 제법 '짭짤한' 장사를 한 셈이다.
KB증권의 지난해 9월 말 실적이 크게 돋보인 가운데 하이투자증권은 증시 활황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영업실적이 되레 뒷걸음질쳤다.
하이투자증권의 지난해 9월 말 연결기준 영업수익은 5843억원, 영업이익 –8억원, 당기순이익 –42억원을 기록했다.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고가 매입 논란은 증시 호황기에 KB증권의 경우 지난해 9월 말까지 248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반해 하이투자증권은 오히려 8억원의 적자를 냈다는 점에서도 문제시되고 있다.
DGB금융지주는 지난해 11월 8일 이사회를 열고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하이투자증권 주식 3억4243만7628주를 4500억원에 사들이기로 의결한 바 있다.
◆…자료=NICE신용평가
일부 신용평가회사에서도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 후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등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NICE신용평가는 DGB금융지주가 하이투자증권 인수로 재무안정성이 다소 저하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NICE신용평가는 DGB금융지주의 2017년 6월 말 이중레버리지비율과 부채비율이 113.9%와 24.7%이며, 인수대금 4500억원을 전액 차입으로 조달한다고 가정할 경우 각각의 비율이 130.4%와 40.6%로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7개 은행지주회사의 이중레버리지비율과 부채비율 평균이 124.1%와 30.0%임을 감안할 때 다소 높은 수준이다.
NICE신용평가는 “다만 DGB금융지주가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동 비율을 좀 더 개선시킬 수 있다”면서 “이 경우 종합적으로 하이투자증권 인수에 따른 재무안정성 저하는 우려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하이투자증권이 DGB금융지주로 편입되더라도 전체적인 경쟁지위가 견고하지 않으며 여전히 영남권 지역에 편중된 사업기반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하이투자증권은 중소형 증권사로 본사가 소재한 부산과 인근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제한된 고객기반을 확보하고 있으며 2016년 이후 우호적인 외부 거시환경에도 불구하고 선박펀드관련 투자 및 대우조선해양 채권에서의 대규모 손실인식, 명예퇴직 비용 발생 등으로 저조한 수익성을 기록했다.
하이투자증권이 DGB금융그룹에 편입될 경우 자체 구조조정 효과를 기반으로 경남 지역에 편중되어 있는 사업기반이 대구와 경북지역으로 일부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하이투자증권은 전체적인 경쟁지위가 견고하지 않아 영남권 지역에 편중된 사업기반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이다.
NICE신용평가는 “최근 증권업 전반의 경쟁심화에 따른 수수료율 저하 추세 지속, 금융시장의 높은 불확실성, 중소형 증권사에 불리한 정부정책 등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DGB계열에 편입이 되더라도 가시적인 실적개선 효과 발생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