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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人']정완기 국세청 감사담당관실 조사관

'공무원=철밥통' 옛말…"아무도 몰랐던 세금누수 막았다"

  • 보도 : 2017.12.21 15:52
  • 수정 : 2017.12.2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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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업자수입금액합산표 생성과정에 대해 설명하는 정완기 조사관. 정 조사관은 자동으로 생성되는 의료업자수입금액합산표를 살펴보던 중 의료업자들이 신용카드 매출액을 과소신고해도 시스템이 이를 잡아내지 못하는 것을 발견해 201억원의 세금을 확보했다.

국민들이 공무원들을 비판할 때 흔히 쓰는 말이 '철밥통'이다.

'철밥통'이라는 말은 민간기업과 달리 정년을 보장받기 때문에 변화를 싫어하고 현실에 안주하는 습성을 가진 공무원을 통칭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모든 공무원들이 현실에 안주해 복지부동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해다. 

기획재정부가 주관한 하반기 예산성과금심사위원회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된 의료업자 신용카드 매출 누락을 발견하고 201억원의 재정누수를 적발한 국세청 감사담당관실의 정완기 조사관의 경우 다들 일상적으로 해오던 업무에서 문제점을 발견해 시정하는 등 공무원으로서의 사명감을 다해 일한 인물이다. 

정 조사관은 21일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의 인터뷰에서 "2001년 국세청에 들어와 일하면서 이번에 우수사례로 선정된 일이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본청 감사담당관실에 소속되어 감사업무를 하고 있는 정 조사관은 국세청에서 병·의원사업자(의료업자)에게 안내하는 '의료업자수입금액합산표'를 관련 업무를 보던 중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의료업자수입금액합산표는 의료업자가 신고한 보험수입금액과 과세자료제출법에 의해 수집된 보험자료금액을 단순 비교해 생성하고 있었다. 이는 의료업자가 환자부담금을 적게 신고해도 시스템상 잡아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료비의 경우 건강보험공단 부담금과 환자 본인이 부담하는 환자부담금으로 나뉘는데 환자부담금의 경우 환자가 신용카드나 현금으로 결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세청에서는 환자들이 신용카드로 결제한 의료비 내역이 자동으로 수집되지만 의료업자수입금액합산표 생성과정에서 시스템상 이것이 반영되지 않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의료업자가 신용카드나 현금영수증 결제액보다 환자부담금을 과소신고해도 시스템상 이를 걸러낼 수 없어 세원 사각지대로 있었던 것이다.

이를 발견한 정 조사관은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 결제액과 환자본인부담금을 비교하고 분석해 수입금액 신고누락 혐의자에게 과소신고 내용을 안내했다. 이에 따라 359명이 수정신고를 해 허공으로 날릴뻔한 201억원의 세금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이 사례가 더욱 의미있었던 것은 시스템상 문제를 발견해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재정누수까지도 원천차단했다는 것이다. 앞으로 이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의료업자수입금액합산표의 서식을 변경하고 산식을 추가했으며 이에 대한 검토 매뉴얼을 마련해 일선 세무서에 시달해 시행 중이다.

정 조사관은 "관련 서식이 개정되어 실무에 반영되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뿌듯했다"며 "남들은 잘 모르겠지만 이 서식을 보면 내가 개정한 서식이란 것을 알 수 있다. 국세공무원을 하면서 뿌듯했던 일을 꼽으라면 바로 이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다만 감사업무가 동료들이 하는 일이나 조직에 대한 업무시스템을 지적하는 일이다보니 일을 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 불편한 감정이 있다는 것도 솔직하게 고백했다.

정 조사관은 "감사업무를 하면서 힘든 점은 업무 목표와 마음이 충돌한다는 점"이라며 "당연히 지적해야 하는 일이지만 내가 만약에 그 자리에서 피감을 받는다면 지적할 수 있었을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이 머릿 속을 떠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실수에 대해선 지적해야 하지만 일상적인 면을 살펴보면 국세청 직원들은 굉장히 바쁘다"며 "바쁜 과정에서 실수하는 부분을 지적해야 하고 그에 따른 처벌을 내려야 하는 부분이 항상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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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조사관은 국세청의 '스페셜 리스트'가 되는 것이 국세공무원으로서의 목표라고 전했다. '세법하면 저 사람에게 물어야 한다'라는 말을 듣기 위해 앞으로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아빠가 자랑스러워요...' 아들! 이 말 한 번 해주면 안될까?"

정 조사관은 이번에 우수사례로 선정되어 언론보도도 많이 되고 여기저기 칭찬도 많이 받았지만 가장 듣고싶은 칭찬은 아들들이 "아버지가 자랑스럽다"는 말이라고 한다.

가족들이 살고 있는 광주를 떠나 세종시에서 근무하고 있는 정 조사관은 주말밖에 집에 가지 못하는데다 가더라도 한창 사춘기인 중고등학생 아들 둘과는 대화가 거의 없는 것이 안타깝다고. 부자(父子) 모두가 무뚝뚝하다보니 정 조사관이 예산성과금을 받은 것에 대해 대화가 없었다는 것이다.

답답했던 정 조사관이 아들들에게 "기사 뜬 것 봤어?"라고 묻자 그제야 아들들이 "네"라고 답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 조사관은 그런 두 아들에게 오히려 고맙다고 말한다.

정 조사관은 "아버지로서 대화도 자주 못해주고 일 때문에 바빠서 함께 해주지 못하지만 아이들이 아버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기사를 찾아보고 한다는 것에 고마웠다"며 "아들들이나 저나 다 쑥스러워서 말을 못할 뿐, 서로를 사랑한다는 것은 다 알고 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2001년 임용되어 올해 17년차 국세공무원인 정 조사관은 국세청에 대한 애정도 표출했다.

정 조사관은 "본청 직원들을 보면 정말 유능하고 일 잘하고 똑똑한 직원들이 많다. 배울 점도 많고 너무 훌륭하신 분들이 많다"며 "앞으로 국세청의 '스페셜 리스트'가 되고 싶다. 세법에 관해선 '저 사람이 최고야'라는 말을 듣고 싶고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본청 직원들은 야근을 많이 하지만 당연히 그래야 한다. 총괄하고 기획하는 부서이기 때문에 일선보다 더 일을 해야하는 것이 맞다"며 "저는 후배들도 국세청(본청)에 들어와서 전문적인 일을 해봤으면 한다. 금전적인 부분이나 승진도 아는 것이 많고 유능해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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