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유보적인 입장으로 지난 24일 국회 본회의 상정이 불발됐던 세무사법 개정안에 대해 여야가 정기국회 내 처리하자는데 뜻을 함께 했다. 8부 능선을 넘어 9부 능선까지 점령, 현실화 단계에 완전히 접어든 모양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7일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3당 원내대표 정례회동에서 변호사가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취득하는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세무사법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하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상임위를 통과한 세무사법 개정안이 1년 가까이 법사위에 계류되어 있자 정 의장에게 본회의에 부의해달라고 요청했고 여야도 법안 처리에 긍정적인 입장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 24일 본회의에 상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변호사 업계가 크게 반발하며 한국당이 법안 처리를 보류하는 것으로 선회하자 정 의장은 세무사법 개정안을 상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합의로 여야가 세무사법 개정안을 법사위에서 처리하기로 함에 따라 국회는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법안을 처리키로 했다.
세무사법 개정안을 둘러싼 변호사 업계와 세무사 업계 간의 다툼은 지난 2003년부터 이어진 아주 오래된 줄다리기였다.
세무사 업계는 전문영역인 세무 업무를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는 이유만으로 자동으로 취득하게 하는 것 자체가 위법이라고 맞섰으며 변호사 업계에서는 국민이 세무 분야에 대해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반발했다.
특히 변호사 업계는 세무사 자격 자동취득 조항이 삭제되면 법무사나 변리사 등 다른 직역에 대한 자동취득 조항 삭제 요구가 이어질 것을 우려해 이를 필사적으로 막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면서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위를 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변호사 출신이 많은 법사위에서 법안 처리에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변호사가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취득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여론이 거세지며 법사위는 결국 한 발 물러선 입장이 되어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