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
여소야대 정국 속 출범한 새 정부가 협치에 발목이 잡히면서 국정동력에 차질을 빚고 있다. 역대 정부 가운데 최장기 내각 미구성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것이 대표적이다.
정부·여당에선 정부 초기 '여야정상설협의체' 구성과 '국회의장·4당 원내대표 정례회동' 등의 채널을 가동하며 협치 물꼬를 틔우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 하지만 야당은 청와대 주도의 협의체에는 "들러리가 되지 않겠다"는 반응으로 일관했다. 특히 국회 청문회 보고서 없이 정부에서 임명을 강행한 장관급 인사가 4명이나 있는 것에 대해 야당은 "의회 민주주의를 훼손했다"면서 정부·여당에게 협치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여당은 "야당은 문재인 정부가 하는 일이라면 덮어놓고 비난부터 한다"면서 공격 모드로 선회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고 정부가 추진하는 추가경정예산안·인사 등 핵심 쟁점에 존재감을 드러내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야당은 16일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의 마지막 퍼즐인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 인사청문보고서를 보내달라고 재요청하자 협치를 거론하며 정부·여당을 맹비난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청와대가 홍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경우 모든 정치적 책임은 정부·여당에게 있음을 분명히 한다며 향후 정국이 급랭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정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여야 협치를 하겠다는 일말의 의지를 갖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면서 "정말 야당을 진정한 국정동반자로 생각하고 계신지 답답하고, 거짓이 아니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아직까지 초대 내각을 구성하지 못한 정치적 초조감에서 야당과 언론이 반대하는 후보자 임명을 밀어 붙이겠다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면서 "보고서 채택 없이 강행을 하겠다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지적한다"고 거듭 비판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당 원내정책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적폐청산과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한 국민의당과 개혁연대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언급한 것을 거론하면서 "국민의당은 적폐청산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문재인 정부도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청와대와 여당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 인사·정책·예산 등 국정 전 분야에서 어떠한 사전협의도 없이 모두 일방적으로 정해왔고 국민의당에 무조건적 협조만 요구했다"며 "필요할 때만 슬그머니 협치와 연대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당장 홍 후보자만 놓고 보더라도 국민의 눈높이와는 전혀 딴판인 부적격 인사를 일방적으로 정해 놓고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되지 않자 국민의당만 탓했다"고 거듭 질타했다.
그러면서 "협치와 연대를 말하기 전에 신뢰와 존중의 자세부터 갖출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