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초대형 투자은행(IB)의 첫 발을 가장 먼저 디뎠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오후 정례회의를 열고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5개 증권사를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핵심업무인 발행 어음 사업은 한국투자증권 한 곳만 인가를 받았다. 나머지 4개 증권사는 우선 외환 업무만 진행하게 된다. 이번 지정은 2011년 7월 금융당국이 초대형 IB 육성 계획을 발표한 지 6년 4개월만의 일이다.
금융감독원은 앞서 이들 증권사가 7월 초 '초대형 IB 지정과 단기금융업 인가' 신청서를 동시에 내자 그동안 현장실사와 대주주 적격성 등에 대한 심사를 진행해왔다.
현재 한국투자를 제외한 나머지 초대형IB 4곳은 대주주 적격성, 자본 건전성 등에 대한 심사가 진행 중이다.
삼성증권은 금감원이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있다며 심사를 보류했다. 대주주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특수관계인인 이재용 부회장이 재판을 받고 있어서다. 나머지 3곳은 금감원 제재 등의 이유로 심사가 보류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유로에셋투자자문사 옵션상품을 불완전판매한 혐의로 금감원 조사를 받은 것이 문제가 됐다. NH투자증권은 6월 말 현재 3조6000억원 수준의 채무보증과 주요주주로 참여한 인터넷 전문은행 K뱅크의 인허가 특혜 논란이 됐다. KB증권은 합병 전 현대증권이 불법 자전거래로 1개월 영업정지의 제재를 받은 것이 발목을 잡았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열린 회의에서 "지난해 8월 초대형IB 육성방안 발표 후 1년 3개월 만에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는 종합금융투자회사가 출현하게 됐다"며 "우리 경제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갖기 위해서는 수요자인 기업 입장에서 기업의 성장단계별로 필요한 자금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증권사에 대해서도 인가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증권사 임직원과 금융당국 모두 막중한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가지고 혁신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