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9일 오전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25%로 동결했다.
한은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0.25%p 내린 이후 16개월째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25%로 동결됐다. 이번 동결로 2010년 이후 최장인 17개월간 최저 금리가 유지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임시본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금통위에서는 이일형 금통위원의 금리 0.25%p 인상 소수의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지난해 4월 하성근 전 금통위원이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낸 이후 14회 연속 만장일치 결정을 이어왔었다. 이번 인상 소수의견은 2011년 9월이후 약 6년 만이다.
금통위에 앞서 업계에서는 기준금리를 기존 1.25%로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올지, 올해 성장률 전망을 현행 2.8%에서 얼마나 조정할 것인지가 관심사였다.
금융투자협회가 최근 채권시장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응답자 전원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을 전망했다.
그러나 12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한미간 정책금리가 10년 만에 역전돼 국내에서 외국자금이탈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한국은행이 선제적인 대응을 하거나 동결 되더라도 금리인상 소수의견이 나올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
이날 한은 금통위의 결정은 미국의 12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는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국내경기와 물가상승세가 뚜렷하지 않은 데다 가계부채 증가세, 북한 리스크 등을 고려한 영향이 컸다.
이 총재는 "국내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 과정에서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변화,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인해 성장경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이 총리는 금리차이로 인한 자본유출 우려에 대해서는 "외국자본유입은 금리차 뿐만 아니라 국제 금융시장 자금상황, 각국의 물가와 경기상황, 통화정책 변화 등으로 복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된다"며 급격한 자본유출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경제주체들이 금리 인상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점도 금리 동결에 주요 고려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히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특히 부채가 많은 취약계층에 큰 타격을 준다면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 얹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는 증가규모가 축소됐으나 예년보다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달 말께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발표되기로 했기 때문에 그 효과를 좀 더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드보복 영향에 대해서는 "사드로 인한 향방은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다만 금년중에 사드갈등에 대한 경제적 영향이 예상보다 상당히 컸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부정적 영향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소수의견이 나온만큼 기준금리는 연내 인상 가능성이 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남은 통화정책방향 결정 금통위는 11월 1회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수의견이 나온 것은 금통위가 연내 인상 '시그널'을 보낸 것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다는 평가다.
또한 한은은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도 발표했다. 앞서 지난 4월과 7월 한은은 2회 연속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이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지난 7월 발표했던 2.8%보다 0.2%p 올린 3.0%로 상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