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 혹시 남의 이야기?" = 이달 30일부터 내달 9일까지 장장 열흘 동안 이어지는 황금연휴가 탐탁지 않은 이들도 존재한다. 바로 각 기업 세무담당 직원들이다. 기나긴 황금연휴를 마치고 돌아오는 그들에게는 전자세금계산서 발급과 원천세 신고·납부 업무 등 '업무폭탄'이 도사리고 있다. 이에 전자세금계산서 발급기한 연장 등 국세청의 선제적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10월2일(월)을 임시공휴일로 지정, 9월30일~10월9일 10일에 걸친 황금연휴가 현실화되면서 많은 '직딩(직장인)'들이 환호하고 있지만 황금연휴가 결코 반갑지 않은 이들도 있다.
일정 규모 이상 매출을 올리는 개인사업자 등은 물론 법인사업체에 속해 있는 세무회계 담당부서 직원들이다. 마침 황금연휴가 끝나는 10월10일(화)이 전달 매출매입에 대한 전자세금계산서 발급기한이기 때문이다.
전자세금계산서는 부가가치세를 징수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전자문서로 공급자가 물품을 구입한 사업자에게 발급해준다. 발급기한은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일이 속한 달의 다음달 10일까지'로 모든 법인사업자와 공급가액 3억원 이상 개인사업자가 의무발급 대상이다.
매출매입이 이루어진 즉시 전자세금계산서를 발급한 후 다음날 국세청 홈택스에 전송할 수 있지만 세법이 정한 발급기한 수 일을 전후해 일괄적으로 발급 및 전송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이라는 전언이다.
하필이면 토요일인 9월30일부터 연휴가 시작되기 때문에 남들 다 노는 황금연휴 일부를 반납한 후 일을 하지 않는 이상 전자세금계산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시간은 달랑 10월10일 하루 밖에 없게 된다.
만약 기한 내에 전자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못한다면 공급가액의 1~2% 수준의 미발급 가산세 혹은 지연발급 가산세가 부과된다. 기한 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전자세금계산서 수취자에게도 가산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많은 업무량에 치여 자칫 실수라도 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10월10일은 물론 다음 날인 10월11일도 이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10일 발급한 전자세금계산서를 11일 국세청 홈택스에 전송할 때 전송량이 많아 국세청 시스템에 과부하라도 걸린다면 그 피해와 책임을 온통 뒤집어 쓸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거래규모가 큰 사업체의 경우 발급해야 할 전자세금계산서가 수 백, 수 천건 이상이어서 이를 하루만에 처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국세청이 일시적으로 발급기한 유예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A업체 세무담당 직원은 "10일 출근해서 수 백건이나 되는 전자세금계산서 발급을 다해야 하는데 이를 하루만에 다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10월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 정부의 취지를 감안해 국세청에서 발급기한 유예 등 조치를 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B업체 세무담당 직원도 "발급기한을 넘기면 가산세도 부담이지만 회사는 물론 거래처에도 얼굴을 들기 어렵다"며 "발급기한 연장 등 조치를 국세청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에 국세청도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발급기한 연장은 적법한 사유가 있어야 가능하다.
국세청은 이번 임시공휴일 지정이 국세기본법 제6조 '천재지변이나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이 법 또는 세법에서 규정하는 신고, 신청, 청구, 그 밖에 서류의 제출, 통지, 납부를 정해진 기한까지 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경우나 납세자가 기한 연장을 신청한 경우에는 관할 세무서장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고 명시된 사안에 해당된다고 판단, 기한연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국세청은 매달 10일 마감하는 원천세 신고·납부기한 연장 문제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원천세는 근로소득이나 이자나 배당소득 등을 지급할 때 사업자가 미리 징수해 국세청에 납부하는 세금으로 모든 사업체가 연관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세청 관계자는 "현재 기한 연장 문제를 검토 중에 있으며 (기한 연장이)확정되면 대내외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