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에서 가장 높다고 소개한 곳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홍콩 자본으로 지어진 120층이 넘는 빌딩의 100층에 자리한 일본인이 경영하는 식당이었다. 오 사장이 식사를 대접하면서 은연중에 그런 내색을 했다. 비싼 값은 높이와 비례했지만 음식 맛이나 식재료의 신선도는 형편 없었다.
공 선생과 함께 화장실을 다녀오다가 빌딩의 특이점을 발견했다.
<이 빌딩 참 요상하게 지었군.>
"그렇습니까? 저는 잘 못느끼겠습니다."
공 선생에게 질문을 한 게 아니었으나 둘 밖에 없었으므로 혼잣말이라고 뱉은 말이 질문처럼 느껴졌을까?
설명을 해줘야 할까?
<안을 한번 잘 보시지요.>
"흠... 글쎄요..."
<그럼 옆 건물을 떠올려 보시지요.>
"음... 어디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이 건물은 한가운데가 텅 빈 채로 꼭대기로 향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느낌이 없습니까?>
"글쎄요..."
<이건, 남자의 거시기를 상징하는 빌딩입니다. 들어오기 전 바깥에서 보니 원통형으로 돼 있더군요, 나가서 식사자리에 가서 보십시다.>
자리에 돌아와 앉은 공 선생이 신음소리 비슷한 것을 토해낸 것은 맞은편의 비슷한 높이의 빌딩 꼭대기 층이 4각형인지 원형인지 모를 커다란 구멍을 뚫어 놓은 것을 보고서였다.
홍콩은 풍수지리나 사주관련업이 세계 최고로 유명하게 판을 치는 곳이었다.
그런 홍콩의 영향을 받아 지어 올린 건물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 사장의 회사는 부사장이 1명, 전무 2명, 본부장(상무) 1명 이 핵심 간부였고 본부장은 서로 다른 회사를 맡아 운영하고 있었다.
전무 1명은 오 사장의 인척이었고 재경 분야를 총괄했으며 성은이와 미녀가 속해있는 곳이기도 했다.
회사의 핵심인물을 두루 만나보면서 느낀 점을 솔직하게 오 사장에게 말해야 할지를 고민하면서 입안은 소태맛으로 변해갔다.
우선 방여사와 의논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방 여사를 찾았다.
방 여사는 접견실에서 어떤 여성과 다정하게 얘기하고 있었다. 나를 보더니 그 여성의 손을 잡고 내게 다가와
"선배님, 박 선생님 입니다." 하고 인사를 시켰다.
박 선생은 오 사장 회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일을 맡고 있었다. 대외 업무를 총괄하면서도 회사 소속은 아닌, 묘한 위치에 있었다. 박 선생의 남편은 연변, 흑룡강, 길림 등에서 거물로 공직을 마친 뒤 상해에서 골프나 치면서 노년을 즐기고 있다고 했다.
남편은 상해의 현직 거물들과도 엮여져 있는 흔히 말하는 『꽌시』였던 것이다. 방 여사는 박 선생과의 친분이 오 사장 회사의 성장에 절대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두 여인은 꽤 친해 보였다.
방 여사가 "선배님, 죄송하지만 수고 좀 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하고 청을 해왔다.
<방 여사 청을 내가 언제 거절 한 적 있습니까? 말씀해 보십시오.>
"여기 박 선생님 아드님과 결혼할 후보자가 3명 있습니다. 좀 풀어주십시오."
<어디 봅시다.>
박 선생 아들은 병인년, 임진월, 경인일, 갑신시 대운 7 이었고 세 여자의 명은 각각 정묘년, 병오월, 기해일, 경오시 . 무진년 무오월 병진일 갑오시. 무진년 갑인월 무술일 신유시 였다.
갑자기 갈증을 느꼈다.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아들은 중국에서 일단은 큰 성공을 예약하고 있다고 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가정은 불리하니 문제였다. 일시의 천극지충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 57편에 계속
한정희 명리학칼럼니스트
한정희 명리학 칼럼니스트
[약력]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정치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명리학 연구. 무료신문 메트로와 포커스에서 <오늘의 운세> 연재. 한경닷컴 올해의 칼럼니스트 대상 수상 [저서]미리 보는 우리아이 좋은 사주 [전화]010-8758-589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