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예상보다 세금을 더 거두는 '세수 호황' 기조를 유지하는 점에 대해 부실한 '세수 추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과거 세입을 과소 추계했을 땐 '세수 결손(실제 걷은 세금이 정부가 설정한 세입예산보다 적은 것을 의미)'으로 이어졌는데, 지난해부터는 보수적인 추계를 짜면서 계획보다 세금을 더 많이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17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2016회계연도 결산 위원회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수입 실적은 242조6000억원으로, 추가경정예산안에 비해 9조8000억원이 더 걷혔다.
예정처는 이에 대해 "추경을 통한 세입경정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규모의 초과세입이 발생했으므로, 국세전망의 객관성과 정확성을 제고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세목(稅目)별로 세수입의 추계치는 모두 어긋났다.
자산의 양도로 인한 자본이익에 대해 세금을 매기는 양도소득세는 추경 예산으로 11조1000억원을 설정했으나, 실제로 거둬진 세금은 13조7000억원이었다. 양도소득세 초과수납은 부동산시장 호조에 힘입은 결과로서 사전예측이 쉽지 않다는 것이 기획재정부의 입장이나, 최근 3년(2014~2016년) 간 초과수납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정교하지 못한 세수 추계치다.
부가가치세 수입은 추경 기준으로 59조8000억원을 잡았는데, 결산으론 61조8000억원이 걷혔다. 경제 기초변수에 대한 전망이 부족하다고 이어질 수 있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추경을 편성할 때 세입경정을 하지 않았던 근로소득세는 31조원이 걷혔는데, 당초 계획보다 1조8000억원이 늘었다. 기재부는 과거에 비해 명목임금이 상승했다는 점을 들고 있지만 세입경정을 할 때 이를 예측하지 못해 전혀 반영하지 못한 부분은 문제라는 것이 예정처의 지적.
증권거래세도 추경 시 세입경정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증권거래대금 증가로 인해 7000억원이 초과 수납되면서 예산 대비 수납률이 117.7%에 달했다.
정부의 세수 추계가 부실했을 땐 곧바로 세수 결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세입을 과소 추계하면서 2013년 14조5000억원, 2014년 10조9000억원, 2015년 3조2000억원의 결손이 발생한 바 있다. 결손을 메꾸려는 국채 발행이 어이지면서 국가의 재정건전성이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초과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데, 정부는 이 규모는 약 8조8000억원으로 내다보고 있는 상태다.
예정처는 "과거에는 세입 과소추계에 따른 세입결손이 발생한 반면, 2016년부터는 보수적인 세수추계에 따른 초과세입이 발생하고 있으므로 보다 객관적인 국세전망이 요청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