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17일 출범 100일을 맞이한 것과 관련해 여야는 엇갈린 평가를 내놓으며 정치 공방을 이어갔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정부임에도 불구하고 민생 안정, 적폐 청산, 개혁 등 산적한 국정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했다고 평가한 반면, 야당은 인사 참사에 이어 안보 문제 등에 대해 '무능·무책임' 정부로 규정하며 박한 점수를 줬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지난 100일 동안 문재인 정부는 국민주권이라는 기치 아래 국민주권주의, 적폐청산, 민생회복 등 3대 과제를 흔들림 없이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파격적인 인사, 문재인케어, 공정과세, 8·2부동산 정책 등 민생정책 시리즈로 국민들 개개인 삶을 변화시켰다"며 "또한 국민 위에 군림했던 검찰, 국가정보원 등의 권력기관을 제자리로 돌려놨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에 이어 세월호 유가족들을 대상으로 진상규명을 약속하고, 정부를 대표해 사과했다"면서 "이것이야말로 국민들의 생명을 하늘같이 여기는 나라다운 나라의 모습이다. 정부 출범 이후 여론조사에서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80% 안팎을 꾸준히 기록하는 것은 옳은 길을 가는 것이라는 국민들의 평가"라고 설명했다.
반면, 야당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은 것을 비롯해 인사, 안보 등 영역별로 조목조목 문제점을 지목하며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에 대해 저평가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은 것은 이명박·박근혜 보수정권에서 보지 못한 탈권위의 소탈한 행보, 또한 이명박·박근혜의 무능한 독선 오만과 보수정권의 국정운영 실패에 대한 뿌리깊은 반감이 작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정권초기 인기영합적인 정책을 마구 쏟아낸 것도 높은 지지율에 한 목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인사원칙은 일방통행이고 내용은 코드·보은 등 캠프인사 투성이었다"면서 "분권과 협치를 통한 국정운영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소통은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성과로서 입증돼야 한다"며 "높은 지지율은 정부 기대감이다. 기대감이 사라지면 순식간에 실망으로 바뀔 것"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이동섭 의원은 "취임 100일 이후 남는 것은 포퓰리즘 뿐"이라며 "문 대통령은 높은 지지율만 자랑하며 자화자찬하고 있다. 안보, 교육, 인사, 경제 어느 하나 빠짐없이 알맹이는 없고 국민들을 대상으로 포퓰리즘 정책만 남발하고 있다. 한 마디로 무능·독선의 정부"라고 꼬집었다.
보수야당인 바른정당은 안보를 고리로 삼아 문재인 정부를 공격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의원전체회의에서 "인사에 대해 평가하면 한 마디로 '편가르기 코드 인사', '지역편중 인사', '노무현 패스 인사'로 규정한다"고 비난했다. 정책에 대해 주 원내대표는 '쇼 윈도우식 포퓰리즘 정책', '다 파먹기 정책'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안보 문제와 관련, 주 원내대표는 "북핵 미사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대책에 대해서는 오로지 무능, 무책임을 드러내고 있다"며 "(정부는)북한의 의도가 무엇인지, 국제사회가 이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지는 지 제대로 모르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또한 그는 "인사는 한 마디로 대참사인데, 어떻게 높은 지지율 덕분에 묻혀서 넘어가는 것 같다"고 힐난했다.
이어 그는 "이번 정부의 청와대 수석 및 장관들 중에 5대 비리 원칙(위장전입·논문표절·세금탈루· 병역면탈·부동산투기)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손 꼽을 정도였다"면서 "인사 적폐를 청산한다며 하는 행태 자체가 인사적폐를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정부는)100일 여론조사 평가에 도취되지 말고, 진심으로 야당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길 부탁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