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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해외 신용카드 사용내역 통보, 개선방안은?

③'무기' 없는 관세청, 험난한 국회 문턱 어떻게 넘을까

  • 보도 : 2017.08.10 08:44
  • 수정 : 2017.08.1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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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달러 이상 해외신용카드 구매내역 실시간 전송, 국회 문턱 넘을까? = 면세한도 초과 물품에 대한 관세 탈세를 막기 위해 정부는 관세청이 해외신용카드 구매내역을 기존 분기별이 아닌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도록 하는 관세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관세청이 '개인정보 침해' 라는 걸림돌을 피해나가기 위해서는 해외여행 면세한도에 대한 국민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외여행 면세한도에 대해 인색한 관세청과 오랜 시간 동안 이 부분에 대한 불만이 쌓일 대로 쌓인 국민들이 접점을 찾지 못하는 큰 이유는 '인식의 차이'다.

우리나라 양대 세입기관 중 하나인 관세청 입장에서는 세금을 거둬들이는 일 못지 않게 탈세를 감시하고 조세형평성을 지키는 일도 중요하기 때문에 면세한도 인상에는 인색할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은 '현실에 맞는' 규정을 원하고 있다. 경제발전 등은 고려하지 않고 수십년도 더 된 면세한도를 고집하는 것도 모자라 인상한답시고 물가 인상률에는 한참 부족하게 느껴지는 금액을 인상한 것은 현실을 외면한 처사라는 것이다.  

특히 해외 물건을 들여와 국내에서 비싸게 파는 유통업계를 바로 잡지도 못하면서 국민들만 들들 볶는(?) 관세청 때문에 반감은 사그라들지 않는 실정이다.

모두가 잊고 있던 '면세품'의 진짜 의도

관세청과 국민들의 인식 차이는 '면세품'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여성 여행자들은 해외에 나가면 평소 갖고 싶었던 가방이나 시계, 화장품 외 기타 물건들을 쭉 정리한 일명 '위시 리스트'를 가지고 쇼핑에 나서는 사람들이 많다. 남성들은 면세로 저렴한 양주나 담배를 사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정확한 통계가 없기 때문에 국민 모두가 해외여행을 하면서 쇼핑을 한다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지난 2014년 면세한도 400달러가 너무 적다며 이를 인상해달라고 요구하는 여론이 거셌던 것은 사실이다. 이는 해외나 면세점에서 400달러 이상 물건을 구매하는 이들이 많다는 반증이다.  

실제 인터넷 커뮤니티나 카페에서는 면세한도가 400달러에서 600달러로 올랐지만 이 금액 가지고 대체 무엇을 살 수 있느냐며 투덜대는 글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해외보다 국내에서 비싸게 물건을 파는 명품업체들에 대한 언론 보도에는 '우리나라 국민이 호구로 보이냐'는 댓글이 수백개씩 달리는 것 또한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실제 지난 2014년 면세한도 인상 논란이 불겨졌을 당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일본의 면세한도는 20만엔(미화 1965달러), 중국은 5000위안(미화 803달러) 수준으로 우리나라의 국민소득 수준과 자유무역협정(FTA) 확대 등을 감안했을 때 적절한 면세한도는 600~1000달러라고 발표했었다.

하지만 관세청은 이 모든 논란을 '해외여행을 하지 않는 국민들과 차별대우를 할 수 없다'라는 말로 일축했다. 면세품이란 여행자들이 어차피 구입할 물건이라면 국내에서 구입해 출국하라는 뜻이라는 것이 관세청의 인식이다.

해외보다 국내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 내수활성화와 국내 경기 부양에 훨씬 도움이 된다는 뜻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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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무엇을 위해 존재하나? = 관세청이 해외신용카드 구매내역 실시간 전송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면세점' 제도를 국민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면세점의 면세 혜택은 해외 소비를 줄이고 국내 소비를 늘리기 위해 도입된 제도라는 것이 관세청의 입장이다.

관세청이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반대하는 것도 같은 논리다.

지난 2013년 입국장 면세점 도입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졌지만 관세청은 당시 해외여행을 하는 국민은 전체인구의 15%에 불과한 만큼 소수를 위해 면세혜택을 줄 수는 없다고 도입 불가 방침을 고수해왔다.

사실 관세청의 이런 인식에는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법'이 있다.

관광진흥법 시행령 제2조6항 카에 따르면 관광면세업의 사업주체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그 내용을 보면 "'외국인관광객 등에 대한 부가가치세 및 개별소비세 특례규정' 제5조에 따라 면세판매장의 지정을 받은 자"가 사업의 주체가 된다.

즉 면세점은 외국인이 이용하는 곳이라고 명시되어 있는 것이다.

관세청, 국민 설득할 무기는?

국민들과 관세청의 인식의 차이는 관세청의 해외 신용카드 사용내역 입수 주기 단축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낮은 면세한도가 불만인 국민들이 공항이나 항만에서 하는 엑스레이 검사, 가방을 열어 검사하는 개장검사 뿐만 아니라 개인이 사용한 신용카드 내역까지 들여다보는 것을 용납하기란 쉽지 않다.

입수 주기를 현행 분기별에서 실시간으로 단축하려면 관세청이 국민을 설득할만한 결정적인 '열쇠'를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뾰족한 무기가 부재한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관세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논의는 지난 2013년 개인정보 침해, 인권 침해 등을 이유로 해외 신용카드 사용내역 입수를 반대했던 논란의 '재탕'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부에서는 국민들이 왜 해외직구나 해외쇼핑을 선호하는지에 대한 부분에서부터 시작해 면세한도 문제도 풀어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해외직구는 국내에 있지 않은 물건을 산다는 매력도 있지만 국내보다 해외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것이 더 저렴하기 때문인 이유도 크다.

이런 불합리한 유통구조를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정부가 보여줘야 면세한도를 초과하는 여행자를 단속하겠다는 명분이 설 수 있다는 것이다.

관세청이 시장 유통구조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주무부처가 아니지만 최소한 타 부처에 강력하게 건의를 하는 성의(?)라도 보여야만 국민들이 그나마 수긍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해외 신용카드 사용내역 입수 주기를 단축하는 것이 어떤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관세청이 확실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바른정당 정병국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외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통보 받기 전인 2013년 여행자 휴대품 위반으로 단속에 걸린 건수는 18만2352건, 세액은 527억4000만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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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통보받은 후인 2014년에는 16만1929건(세액 516억2900만원), 2015년 16만7832건(세액 445억4800만원), 2016년 17만6043건(세액 448억600만원)이었다. 오히려 제도가 도입된 뒤 실적이 더욱 떨어지고 있었다.

제도 도입 효과를 단순히 숫자로만 증명하기는 무리가 있지만 관세청이 이 숫자를 뛰어넘을만한 입수 주기 단축 필요 근거를 제시해야만 국회와 국민을 설득할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국민 인식 개선은 가장 중요한 과제다.

면세라는 혜택은 특별한 정책 목적에 의해서만 주어져야 하고 면세점을 이용하는 주체는 '외국인'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를 알고 있는 국민들은 많지 않다. 관세청이 국민 인식 개선을 위해 캠페인 등 홍보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는 "면세품에 대한 의도나 면세한도에 대한 홍보를 병행해야 한다"며 "다만 국민인식을 단번에 바꾸기는 관세청이 정보상 우위에 있으면 그만큼 풀어줘야 한다"며 "교통단속을 하게 되면 미리 경고를 하는데 이런 의미에서 홍보를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창남 서울시립대 교수는 "외국에 갔다온 사람이 나가는 길에 사서 외국에서 다닐 때 가지고 다니다가 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면세점은 외국에 출국할 때 나가서 쓰란 얘기다. 하지만 현재는 우리나라 면세점에서 여행자들에게 (구매하고 국내에서 소비하라는 식으로) 눈가리고 아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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